저 같은 경우 영화를 두번째 볼 때 처음 볼 때랑 다르게 명확하게 들어오더군요.


특히 미국영화의 경우 오프닝의 상당한 내용을 함축적으로 전달하고 있는게 두 번째 볼 때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인썸니아의 오프닝 타이틀에 뿌옇고 흐리면서 붉은색이 섞여 배경이 나오는데 알고보니 총기를 닦은 헝겊을 형상화 한거더군요.

소셜 네트워크 앞부분에서 마크 주커버그가 지껄이는 대화에서 그가 엘리트그룹에 대한 집착과 질투, 성적인 욕망 등이 강하게 투영되있고

이게 영화의 주제와 연결이 됩니다. 여기서 성격을 파악하면 그 다음부터 마크 주커버그의 동기가 짐작이 되지만, 모르면 조금 헤매게 되는거죠.

그리고 숀 패닝이 엉뚱하게 주커버그 보고 투자자에게 가서 숀 패닝이 왔다고 욕을 하라고 보내는 씬이 있는데, 숀패닝이 예전에 투자자한테 당한 사적복수이고

또 이런 일을 시킬 만큼 숀 패닝과 상당히 가까워졌음을 보여주는 씬이죠. 

그런데 내레이션과 스쳐 지나가듯이 촬영한 것 같아서 별 생각없이 보게 되죠.

이걸 풀어서 숀패닝이 자기 예전 투자자한테 복수 할려고 하는데 부탁하는 하나만 넣었어도 그 씬이 왜 나왔는지 금밤 알아차려겠죠.

놀란이나 핀쳐 같은 거장들은 한 장면도 허투루 찍는게 없더군요. 아주 꼼꼼하게 꼭 필요한 씬을 꽉 채워서 압축적으로 보여줄려고 하더군요.

보통 이게 서구권 영화감독들의 특징 같더군요. 드라마도 마찬가지인데 한국드라마처럼 질질 늘어지는것을 죄악으로 여기는듯 하더군요.

그런데 이게 너무 심해지다보니 가끔은 출발 비디오여행을 보는 듯한 기분도 듭니다.


물론 연출자체가 잘못된 경우도 있습니다.

조니뎁이 실존인물로 나오는 네버랜드를 찾아서에서 보면 실존인물인 아서코난도일을 만나는 장면이 맨 처음에 나옵니다.

중요한건 그 사람 초상화도 모르고, 풀네임, 프로필 등 아무것도 언급을 안하고 몇마디 대사만 하고 지나간다는거죠. 하다 못해 탐정소설은 잘되가냐던가

셜록이라도 언급하면 될텐데 전혀 그런게 없습니다. 나중에 크레딧 등을 보다가 코난도일 나온 걸 보고 다시 돌려봤을때 정말 황당했죠.

실존유명인사가 나옴으로써 영화의 디테일 분위기 등을 심어주게 되는데 이걸 전혀 알 수 없게 찍어 놓으면 도대체 뭐를 하라는건지 이해를 못하겠더라구요.

일제시대 영화를 찍는데 백범김구나 안중근 의사가 나오는데 아무런 힌트도 없이 대사만 하고 지나간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 이후로 마크 포스터 감독을 신뢰할 수 가 없더군요. 관객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전혀 생각을 못하는것 같아요.

그럭저럭 어떤 영화던지 찍어주는 고용감독정도의 역할 같더군요.


실화를 다룬 127시간의 경우는 영화에서는 왜 팔을 뿌러뜨렸는지 전혀 몰랐다가 나중에 책을 읽고서야 이해를 한 경우입니다.

책을 보니 팔을 절단 할 때 칼로 뼈를 가를 수 없으니 일단 뼈를 뿌러뜨리고 나서 그 부분을 칼로 절개 한거더군요.


이러 저러한 이유로 저는 영화라는게 한 번 보고 제대로 비평한다는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지 않느냐는 생각을 종종 합니다.

물론 저도 몰입이 잘되서 영화 장면 하나 하나가 명확하게 이해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단점이 보여도 감상의 방해가 안되더군요. 흔히 옥의 티를 찾는 경우 저렇게 단점을 찾는 사람들은 영화가 재미없을꺼야 라고 단순짐작을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어느 때보다 영화를 꿰뚫어 볼 때도 그런 티를 보지만 감상이나 이해에 전혀 해가 안됩니다. 오히려 가장 명료하면서 재미있게 보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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