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와 도덕적 판단

2011.05.22 00:06

종상 조회 수:2606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합리주의적이고 현실주의적이면서 경험주의적인 "레토릭"이 자기들의 전매특허라고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자기네들은 도덕적 판단이 아닌 현실적 판단을 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하죠.  그건 볼 때마다 웃깁니다. 왜냐면 모든 도덕적 판단은 현실적인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인류학에서는 많은 경우 타부는 공동체가 처해있는 상황에 기반하여 생긴 것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자면 인도에서 소를 신성시하는 것은 한밭과 장마가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에 급하다고 소를 잡아먹으면 결국 농사를 짓지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성매매를 금기시하는 것도 마찬가지죠.

 

어떤 경우에는 향락산업이 자유로운 나라에서는 사람들이 쉽게 돈 벌 수 있는 그러한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가 형성되는 경향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마치 강원랜드나 타이처럼요. 또 성매매는 저 숙련 기술을 요하는 직업이기에 사람들로 하여금 교육의 동기를 앗아갑니다. 게다가 여러가지 부산물들, 예를 들자면 아이, 계획되지 않는 아이 한 명이 일으키는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처럼 성매매는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킵니다. 하지만 성욕이란 무척 강한 욕구이기 때문에 단순히 법적으로 "하지 말라"해봤자 해도 법은 안들키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경우 소용이 없습니다. 그보다 더 쎄게 도덕률로 제한하지 않는다면 곤란하겠죠.

 

 실제로  이처럼 도덕적 명제들은 많은 경우 현실에서 기인한게 많습니다. 아니 오히려 도덕적 명제는 경제학적 명제들보다도 더 현실적 명제입니다. 그것은 분석된 현실위에 기반한다는 점과 현실에서 기능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입니다. 반면에 경제학자들은 자기네들이 도덕적 명제를 해체하는 것 만으로도 현실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자체를 도외시합니다.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합리적 인간은 사실은 이기적 인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윤리학에서는 이기적이지 말라는 말을 통해서 인간의 이기적 본성을 경계시켰습니다. 하지만 경제학자들이 인간은 이기적 이기만 한 존재라고 선언함으로써 인간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이기적인 행동을 하게 만들고, 서로를 의심하게 만들며, 쾌락주의적이고,  물질주의적인 인간관을 형성하게 만듭니다. 경제적으로 나쁘다고 하는 "저신뢰 사회"를 만듭니다. 그러면서도 자기들은 도덕적 판단을 넘어선다고 합니다. 웃기는 소리를 하고 있죠.

 

더군다나 경제학의 이러한 말도 안되는 영향력은, 경제 영역에서의 예측되지 않는 주기적 대공황들이나 LTCM의 일화가  말해주듯이, 그 학문이 진리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경제학을 구성하는 토픽들이 금융등과 같이 "돈"에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채만식의 "치숙"에서 이러한 점이 이미 나왔습니다.

 

"경제 못 하는 경제학 공부를 오년이나 했으니, 그거 무어란 말이오? 아저씨가 대학교까지 다니면서 경제 공부를 하구두 왜 돈을 못 모으나 했더니, 인제 보니깐 공부를 잘못해서 그랬군요!"

 

"치숙"의 유명한 사환 캐릭터의 대사에서 나왔듯이 사람들에게 흔히 경제학이란 바로 돈을 모으는 학문입니다. 실제로 예전의 과거 시험에서 유교 경전을 줄줄 외서 썼듯이 요새 과거 시험에서는 경제학 책들을 줄줄 외서 써야하기도 하죠. 이처럼 경제학은 권력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경제학의 특징 때문에 경제학은 학문적 위세를 형성하고 있고, 그래서 대한민국에서도 경제학자들이 가장 방귀를 크게 뀝니다. 아 아니다. 이건희가 정운찬에게 "듣보잡 개념" 쓰지 마라고 그랬지.. 경제학자들은 방귀를 두번째로 크게 뀝니다.  이렇듯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자신들의 지적 기반의 허술함을 가리기 위해 언제나 자기네들이 합리적이고 현실적이고 경험적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데올로기적이죠. 또한 특유의 젠체하는 "맨큐의 경제학"스타일이나 아니면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수식으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현실을 제대로 예측을 못하니 레토릭이나 잘해야겠죠. 온 국민이 3개 국어를 하는 네덜란드가, 영어도 못하는 국민도 많은 미국보다 더 건강한 사회를 가지고 있는 이유가, 꼭 네덜란드에서는 성매매가 합법화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는 이상한 아이디어을 맨큐 스타일로 쓰인 글을 통해 본다는 것은 고역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들은 경제학이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과학이라고 우깁니다. 사회과학이니까 실증을 안해도 된다고 우기죠.  

 

경제학자들은 자기네들이 하는 말이 전부 도덕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인정해야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서 이야기를 해야합니다. 기든스가 이야기했듯이 사회는 언제나 구조화됩니다. 그러니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명제를 과학이라면서 내뱉는 사기행각은 그만둬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522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78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2282
126067 Shohei Ohtani 'Grateful' for Dodgers for Showing Support Amid Ippei Mizuhara Probe new daviddain 2024.04.25 1
126066 오아시스 Be Here Now를 듣다가 new catgotmy 2024.04.25 34
126065 하이에나같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생각해본다 [1] new 상수 2024.04.25 117
126064 민희진 사태, 창조성의 자본주의적 환산 [3] new Sonny 2024.04.25 219
126063 3일째 먹고 있는 늦은 아침 new daviddain 2024.04.25 59
126062 치어리더 이주은 new catgotmy 2024.04.25 113
126061 범죄도시4...망쳐버린 김치찌개(스포일러) 여은성 2024.04.25 246
126060 다코타 패닝 더 위처스, 난 엄청 창의적인 휴머니스트 뱀파이어가 될 거야(...), 악마와의 토크쇼 예고편 [3] update 상수 2024.04.25 136
126059 요즘 듣는 걸그룹 노래 둘 상수 2024.04.24 123
126058 범도4 불호 후기 유스포 라인하르트012 2024.04.24 176
126057 오펜하이머 (2023) catgotmy 2024.04.24 77
126056 프레임드 #775 [2] Lunagazer 2024.04.24 28
126055 커피를 열흘 정도 먹어본 결과 [1] update catgotmy 2024.04.24 159
126054 [넷플릭스바낭] 몸이 배배 꼬이는 3시간 30분. '베이비 레인디어'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4.04.24 297
126053 프렝키 더 용 오퍼를 받을 바르셀로나 daviddain 2024.04.24 38
126052 넷플릭스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감상 [6] 영화처럼 2024.04.24 204
126051 "韓, 성인 문화에 보수적"…외신도 주목한 성인페스티벌 사태 [3] update ND 2024.04.24 332
126050 오펜하이머를 보다가 catgotmy 2024.04.24 122
126049 프레임드 #774 [4] Lunagazer 2024.04.23 76
126048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5] 조성용 2024.04.23 41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