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여전히 사랑하는 상태로 헤어졌습니다.

이유는 제 잘못입니다.

사귀던 당시 저는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 못 했지만,

아마 그것도 잘못의 일부겠지요...

 

헤어지자는 애인을 잡고 잡았습니다. 그녀는

일 년 후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자기는 일 년 정도 지나면 나빴던 것은 잊어버리고

좋은 것만 생각난다고.

저는 그것으로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니 일 년 후에 돌아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 년 후가 아닌 어제, 오늘, 내일의 하루하루가 어렵군요.

 

 

본디 연락은 안하고 서로 메일만 주고 받기로 했지만

제 메일도 혼란을 주는 거 같아서 메일 연락도 끊기로 했습니다.

 

지난 주에 한번 술마시고 '일년 후에 돌아오지? 사람들이 그럴리 없대. 나쁘지?" 등의

민망하고 부끄러운 문자를 한 번 보냈는데

바로 답이 오긴 했습니다 - 약속했잖아요. 누가 그래요, 라고.

 

술자리 파할 때, 걱정할 거 같아서

이제 귀가한다, 내일부터 연락 자제할께, 라고 문자했고

잘자♥ 라고 짧게 문자가 왔어요.

 

그것이 마지막 문자였는데

 

 

연락하면 안 되겠지요?

구월에 있을 제 동생 결혼식에는 온다 했습니다. 두 달만 있으면 얼굴 보는데

잘 참고 기다려야지, 자꾸 연락하면 안되겠지요?

그런데, 모르겠습니다,

아예 안 하는 것보다 차라리 하는 편이 서로에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믿고 있지만, 힘들고 불안합니다.

어서 일 년이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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