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혈의 누 방영할 때였어요. 커피숍이었는데 제 뒤에 앉은 학생 둘이서 신나게 혈의 누 이야기 중이더군요. 목소리가 크기도 컸고, 혈의 누 영화 자체가 누가 범인인지가 꽤 중요한 영화이기도 하고, 슬금슬금 손님이 나가더라고요. 두 사람만 모르고 신나게 떠들어댔죠.

한참 포털에 '차승원이 범인이다' 라고 댓글이 도배됐던 걸 기억들 하실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영화 안 보고 시놉시스만 봐도 차승원이 범인일 수는 없었습니다. 저는 그놈의 거열형 때문에  영화를 볼 생각은 없었지만 제가 생각한 게 맞는지 궁금해서 남의 수다에 귀를 기울였지요.

분명히 어디서 주워들은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고 자기가 봤다면서 하는 이야기인데, 차승원이 범인이라는 거예요. 앞에 앉은 다른 학생은 넋이 빠져서 듣고 있고.
너무도 확신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 바람에 전 제가 잘못 생각한 건지 확인하기 위해서 결국 영화를 보고 말았죠.

그 후 두 학생의 인간관계가 어떤 식으로 흘러갔을지, 가끔 스포일러 이야기 나오거나 차승원을 보면 그 학생들 생각이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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