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03 15:14
제라드 뒤빠르디유의 미국 영화 진출작이자 앤디 맥도웰이 로맨틱코미디 영화의 여주로써의 가능성을
증명해준 피터 위어 감독의 작품입니다. 이후 앤디 맥도웰은 96년 멀티 플리시티까지 6년 동안 주연급 조연으로 꽤 괜찮은 헐리웃 영화들에서
그저 그런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작품을 잘 선택해서 인지도가 꽤 높았었죠. 르네 루소와 비슷한 급이었던것 같아요.
앤디 맥도웰의 편안한 외모는 화사해서 좋았지만 늘 똑같은 헤어스타일 만큼이나 변함없는 연기를 보면서 도대체 저 배우는 왜 저렇게 잘 나가는걸까
의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앤디 맥도웰이 연기 변신이라고 할만했던 작품은 나쁜 여자들에서 좀 헤픈 여자 역이랑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이었는데
나쁜 여자들은 그냥 묻혀버린 영화였고 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에선 그 역에 딱 어울리는 외모와 연기는 아니었던것같아요.
처음에 섭외된 배우는 줄리아 로버츠였다고 하죠. 초반에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휴 그랜트에게 너한테 어울리는 여자가 아냐, 미국인이고 헤퍼! 라고 해줄 때
의 앤디 맥도웰을 비추는데 대체 어딜 봐서? 거기다 휴 그랜트가 한눈에 뿅갈만한 후광도 없고.
앤디 맥도웰이 역할과 잘 맞았던 작품은 사랑의 블랙홀이랑 그린카드였다고 봅니다. 그린카드는 앤디 맥도웰이 유일하게 공동주연한 작품이죠.
다른 작품들에선 앙상블 식이거나 남자주인공 보조 격으로 나왔지만 그린카드에선 비중이 커요.
이 영화는 90년도에 워낙 메머드급 멜로드라마와 홈드라마가 많이 나와서 개봉 당시엔 조금 묻힌 감이 있으나 입소문이 좋게 나서
흥행도 나쁘지 않았고 상복도 있었고 자주 회자됐습니다.
사실 영주권을 얻기 위해 위장결혼한 남녀가 겪는 우여곡절 로맨틱코미디이기 때문에 내용은 뻔한데 음악과 연출, 촬영이 근사합니다.
전에 씨네21에서 이 영화 만큼 뉴욕을 뉴욕같지 않게 담아낸 영화가 없다라고 소개한적이 있는데 그 말이 맞아요. 뉴욕에도 저런 숲이 있었나 싶은 공원 장면들도
아름답게 찍혔고 바람이나 저녁놀 등의 자연풍경을 담아낸것도 인상적입니다.
음악은 어떻고요. 한스 짐머가 맡은 음악은 이 둘이 처음 만나는 아프리카라는 까페를 의식해 아프리카 풍의 사운드트랙을 만들었는데
로맨틱코미디 답지 않게 잔잔하지 않고 되게 독특합니다. 마지막 둘이 다시 만나는 장면에서도 음악의 쓰임이 좋아서 긴장감을 증폭시켰죠.
이 사운드트랙을 전 영화를 보기 전에 구매했었는데 음악이 좋아서 자주 들었어요. 노래는 한곡 들어있고 전부 음악인데 추천하는 사운드트랙이에요.
근데 이 영화는 왜 국내 개봉했을 때 녹색카드란 제목으로 개봉했는지.
웃긴건 네이버에서 녹색카드라고 치면 영화명이 뜨는데 뜨는 영화명은 그린카드입니다. 그린카드로 치면 검색어에 안 걸리고요.
저한텐 10위안에 드는 로맨틱한 영화였는데 잊고 있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