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한국영화라면 질색을 하는 - 때리고 부수고 뭐 그런 것들을 좋아하는 - 친구를 꼬셔서 최종병기 활을 보고 왔습니다. 다행히 상대편(?)이 혹성탈출이었기에 친구도 활 보는 것에 동의를.

 

그래서인지 보는 동안 친구 눈치를 좀 살폈죠... 초 , 중반에는 조금 지루해 하더니 후반되서는 아주 몰입해서 보더군요. 끝나고 나선 올해 최고의 영화였다고 극찬을 하더군요. 막 국궁 배우고 싶다고 한참을 떠들거렸습니다. ㅋㅋㅋ

 

암튼 저 역시도 올해 본 영화 중 최고의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긴장감과 속도감을 잘 잡아 챘고, 무엇보다 소리가 최고더군요. 활을 비틀어 쏠때의 그 줄 쥐어짜는(?) 소리란!

 

고증도 전반적으로 괜찮았습니다.  조선 활의 모습. 애기살의 고증도 잘 해놓았더군요. 극 중 청나라 군사들이 사용하는 육량궁 같은 경우는 조선에서도 사용했다는 것 빼고는요 ㅎㅎ 극 초반에 자인과 서군이 혼례를 치르다가 청나라 군대에 의해 포로로 끌려 가는데. 사실 이것도 그리 틀린 설정은 아닙니다. 당시 청 군대는 압록강 도강에서 한양 도성 접근까지 딱 4일이 걸렸죠. 다른 사소한 방해나 보급은 무시하고 오로지 인조만 노려서 진입한 케이스입니다. 음..  주인공 집안이 개성에 있었다는 설정때문에 당시 청나라 군대가 개성을 지나친건 고려해 볼만한 문제지만요 ㅋㅋ

 

다만 영화를 다 보신 분들을 위해 한 마디만 첨언하자면.  영화 마지막에 조선왕조가 끌려간 포로들을 완전히 무시한 것처럼 나옵니다. 조선왕조가 그렇게까지 막장은 아닙니다. 당시 끌려간 포로 중 많은 사람들이 당시 조정의 노력으로 귀국을 합니다. 물론 양반 우선이라는 원칙은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손놓고 나 몰라라 한건 아닙니다. 당시 파견된 조선 사신들의 주요 임무 중 하나가 심양에 개설되어 있던 조선인 노예 시장에서 고국으로 송환할 수 있는 조선인을 최대한 데리고 오는 것이었으니까요.  당시 심양에 끌려와 있던 소현세자도 장사라던지, 농업 기반등을 통해 돈을 벌어서 포로로 끌려간 조선인을들 최대한 사들입니다. 학자에 따라선 당시 조선왕조가 데리고 온 사람들을 전체 포로의 1/3 정도로 추측하는 것으로 압니다.

 

오히려 고려왕조 때 있었던 고려-거란전쟁 당시 끌려간 고려인들에 대해 고려 왕조는 끝까지 무시하죠. 이후 몽고 침략때도 마찬가지인데. 참 서글픈 생각이지만.  포로 송환노력(?)은 고려보다 조선이 조금 은 나았습니다..

 

또한 극 중에서 자인(문채원)과 서군(김무열)의 대화 중 압록강을 다시 건너 조선에 들어가면 청나라로 내쫓는다. 라는 구절이 있었는데. 이 건 사실입니다. 실록에 기록이 있는 내용으로 실제로 청나라 심양에서 노예 생활을 하다 고국으로 도망쳐온 사람이 다시 청나라로 끌려간 적이 있습니다. 다만 이 때는 왕조에서 최대한 이 사람을 숨길려고 하다가 들켜서 어쩔수 없이 송환한 케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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