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9.26 10:27
<네 번>, 이 영화가 개봉되다니, 아래 '10월 개봉작' 글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영화제에서나 볼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했는데 와...
이 영화 추천합니다. 많은 분들이 좋아하실만한 그런 영화는 아닐 수 있어요.
하지만 작년 부산영화제에서 본 영화들 중 베스트에 꼽는 영화입니다.
이 이태리 영화에는 대사가 전혀 없습니다. 있긴 해도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병에 걸린 늙은 목동과 그가 키우던 염소, 그 염소 중 아기 염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염소와 친해진 나무, 그 나무가 숯이 되는 이야기까지 카메라는 말없이 차분하게 응시하고 있는데요, 그 세상 속 모든 것에는 생명이 부여된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염소와 나무는 말할 것도 없고 연기까지도 그렇게 됩니다. 어찌보면 모든 것이 의인화 된 동화같기도 하지만 그렇게만 말하기엔 묵직하고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도 엿보이죠. 처음에는 고정된 카메라와 부재하는 대사와 음악 때문에 괴로울 수 있지만 그 세계에 조금만 익숙해지면 금방 빠져드실 겁니다. 첫번째 에피소드에서 은근 코믹한 롱테이크가 있는데 거기서부터 잠을 깨셔도 좋을듯. :-) 무사히 다 보시고 나면, 와 정말 '영화' 잘 봤다, 라는 생각 하실 수 있을 겁니다. 전 그랬거든요.
어디서 개봉할 지는 모르겠으나 강력 추천하는 영화. 놓치지 마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