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교실의 추억

2011.12.23 18:26

메피스토 조회 수:859

* 다행스럽게도 듀게엔 그런식의 이야길하는 분이 없지만, 연예인 인터뷰에 가끔 나오기도 하는데, 폭력교사 얘기가 나오면 꼭 패키지로 따라붙는 얘기가 있습니다.

 

철권을 휘두르는 교사의 폭력에 감화된 양아치들 말입니다. 아이들을 괴롭히거나 말썽을 피우지만, 교사에게 줘터지고 난 뒤 크게 깨닫는 바가 있어 '정신차린' 얘기 말이죠.

그리고 이 친구들은 교사의 폭력에 대해 매우 호의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수렁에 빠진 내인생을 구해준 선생쯤으로 말입니다.

 

"선생님, 그때 절 포기하지 않고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류의 이야길들으면 갸우뚱했죠. 폭력이나 강력한 체벌의 효과에 대한 이야기? 뭐 가능한 이야기거리가 있지만 아닙니다. 양아치를 구제해준 교사의 교육자마인드를 얘기하고 싶은것도 아니고요.

 

그 선생의 '배려'로 학교에 붙잡힌 애들이 나중에 성공하거나 자기 인생을 스스로 구제하면, 그 아이에게 괴롭힌 당한 아이의 삶들은 보상되는건가?...입니다.

 

무슨 훈훈한 미담이나 구원된 인생류의 에피소드들이 신문이나 인터뷰에 자주 등장하는데, 제가 학교다닐 당시의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았습니다.

학교는 헬같은 지옥...뭐 그런 얘긴 아니지만요.

 

저런 류의 이야기들이 신문에 등장한다?

신문에 등장하는 얘기들의 대부분은 직접적인 실시간 현실도 있지만,  말그대로 "사람들을 자극할만한" 예외적이고 판타지스러운 얘기들인 경우도 많죠.

 

제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 보통 양아치애들은 어떻게든 '낙오자'를 만들지않으려는 선생님들에 의해 학교에 남습니다.

양아치든 아니든, 정말 본인뜻이 학교에 없는 애들은 가출을 하거나 해서 학교에 안나오는 방향을 선택하고요.

대형사고를 치면 이슈거리가 되지만, 보통 소소하게 애들을 괴롭히는 양아치들은 학교에 남아서 졸업할때까지 애들에게 민폐를 끼칩니다.

사고를 치면 그나마 선생에 의해 통제를 받긴 하지만, 만일 이런 양아치들이 공부까지 잘하면? 그야말로 학교에 의해 보호받는 권력자가 되는겁니다.

 

그 친구들이 감화...아니, 감화라는 말도 그렇죠. 그냥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이나 사회로 진출한 뒤 자신을 보호해주는 보호막이 없어지고 나서야 '개과천선'하죠.

개과천선은 그냥 사고안친다라는 말의 다른말일 뿐입니다. 고작 몇달지나면 성인이 될 뿐인데 그 몇달사이에 인식이나 가치관이 크게 성장해서?

글쎄요. 사고를 쳐봐야 자기가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그런짓을 안하게되는 것 뿐 아닐까요.

그나마도 안되는 애들은 진짜 건달이나 범죄자가 되는거고요.  

 

그럼 그 양아치들에게 의도치않게 피해를 본 평범한 다수의 삶은 어찌되는걸까요?

 

그냥 고스란히 그 민폐를 다 수용해야 합니다. 마음이 여리거나 민폐의 정도를 심하게 당한 애들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그 자신도 엇나가는 길을 걷게되고요.

대부분의  평범한 학생들은 그 민폐를 속으로만 욕할뿐, 그냥 견디다가 졸업합니다. 민폐를 견딘 보상같은건 없어요.

남들에게 민폐를 끼친 애들은 어쩌다 인생이 잘 풀리면 자신의 어두운 과거를 무슨 추억쯤 되는 걸로 포장하고 안주거리로 삼을 뿐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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