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자격 재밌네요.

2012.04.28 17:19

레사 조회 수:2599

게시판에서 종종 거론되었던 것 같은데, 저는 사실 하는 줄도 몰랐거든요.

어제 일찍 퇴근해서 iptv로 대충 다 봤어요. 16부작이라 짧기도 하고, 심심했기도 하고.

하나하나 다 인상 깊었습니다.
주조연 가릴 것 없이 다들 연기를 잘하셔서 정말 좋았어요. 특히 김희애 남편 역할 하신 분(이름은 모르지만...)이랑 혁권더그레이트가 참 좋았어요.

김희애 남편 역 배우분은 얼굴은 눈에 익은데 한번도 이렇게 인상적인 역할을 하신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요. 이런 대단한 내공을 가지고 있는데, 늘 고만고만 비슷비슷한 역할을 했으니 그 동안 얼마나 답답했을까 싶습니다. 꼰대(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군요)의 집합체, 정수 같은 느낌이었어요. 주변에 보이는 꼰대들을 한 곳에 모아놓은 듯한 느낌. 당분간 그 분 얼굴보면 본능적인 분노가 남아있을 듯 합니다. 특히 마지막 회에서 도우미 껴안고 김희애에게 전화걸어 임재범을 고해를 불러재끼던 장면은 잊지 못할 거 같아요. ㅋㅋ

혁권더그레이트는 마지막 회에서 두집살림하는 약간 소심한 남편에서 어느순간 수퍼갑으로 변신하는데 이야~했습니다. 갑자기 어두운 오오라가 뭉게뭉게 ㅋㅋㅋ

또 인상적이었던게 강남 학원가에 대한 묘사 부분이었어요. 잠깐 저런 학원에서 일을 해 본 적이 있는데 엄마들 대화나 학원 분위기, 시스템까지 굉장히 리얼해서 감탄하면서 봤어요.

대본도 연출도 다 좋았어요. 아무리 미니라고 해도 이토록 처음부터 끝까지 안정적이고 균질하게 좋은 퀄리티를 보여준 드라마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그나마 꼽자면 김수현의 인생은 아름다워 정도? 종편에 기본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입니다만 최근 케이블 드라마들도 그렇고 기존 공중파 중심의 (여러문제를 안고 있는) 드라마 시장을 생각해보면 이런 경쟁업체들이 늘어나는 게 나쁜 일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좋은 드라마인데 종편에서 방영해 잘 안알려지고 묻히는 게 좀 안타깝네요. 이걸 종편에서 방영하게 되어 좋은 드라마에 더 가까워졌다는 건 또 아이러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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