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6.03 10:34
요즘도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갓 사회 생활을 시작했을 무렵 가끔 들리던 얘기가 자가용 가격은 세전 본인 연봉의 1/3이 적당하다는 것이었죠. 그땐 아무 생각없이, 내 연봉의 1/3로 자동차를 사면 뭘 살 수 있나 찾아보다 좌절하곤 했었죠. 지금은 그냥 연봉의 1/3이라는 소리가 어떤 *이 어떤 근거로 그딴 소리를 했는가 궁금하기만 합니다.
꽤 많은 수의 남자들이 좋은 차에 대해 로망이 있고 외제차를 선호한다는 데, 전 별로 그런거 모르겠거든요. 잠시 미국에서 살 때만 외제차를 타봤습니다. 중고차 시장에 가봤더니 깨끗하고 옵션도 좋은 것 같은 현대 차를 더 싸게 팔더라구요. 쏘나타가 미국에선 외제차 아니겠습니까?
중국으로 이사오면서, 미국서 타던 쏘나타를 들고 오려했더니 차값의 두 배 이상을 세금으로 내야한다고 해서 그냥 팔고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뚜벅이로 살고 있죠. 미국처럼 동네 수퍼 갈 떄도 차를 타고 가야하는 곳이 아니라서 뚜벅이가 속 편하고 좋더군요. 금요일 저녁과 비가 와서 택시를 잡을 수 없는 날을 제외하면요.
일요일 아침마다 노트북과 아이패드를 들고 스타벅스로 아메리카노를 벤티로 뽑아놓고, 노닥거리다 밀린 일도 조금씩 하곤 합니다. 오늘 아침 스타벅스로 앞길로 접어 드는데, 누군가 BMW Z4를 몰고 들어오더군요. 콩알만한 2인승 컨버티블 말이에요. 스쳐 지나가는 Z4의 내부 콘솔과 뒤꽁무니를 바로보는데 오늘따라 갑자기 저런 차가 가지고 싶다는 욕구가 갑자기......
견물생심이라는게 이런거구나 했습니다. 수입차 사려면 미국에서 사는 것의 세배는 더 줘야하고, 중국에선 뚜껑 열고 달릴 도로도 없고 공해 때문에 달릴 수도 없다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달랬어요. 지금 차를 사기 위해 지불할 용의가 있는 돈은 세전 월급 한달치란 말이죠. 네, 뚜벅이로 살겠단 얘깁니다.
하지만 현실은 지금 있는 차도 없애야할 지경. 지난 달 좀 돌아다녔다고 기름값이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