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6 00:13
비가 와서 그런지...술을 먹어서 그런건지..몇년 동안 생각도 안해봤던 아주 어렸을 적 여친이 떠오르네요.
사실 여친이라는 말도 좀 웃긴 그냥 이성친구 사이였지만
저에겐 어쨌든 공식적 첫사랑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굉장히 어렸을 때죠 ㅋ 나름 이런 쪽으론 눈을 일찍 떠가지고;;
지금 가장 기억나는 건 가까이 있을 때 저를 압도하곤 했던 그 애의 어떤 향기 같은 건데요.
아마도 지금 그게 그리운 거 같아요.
그게 향기였을까요. 뭘까요.
사실 어떤 후각적인 건 아니었고 그냥 어떤 느낌이었는데 말로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네요.
둘이 가까이 있으면 공기가 달라지고 숨이 탁 막히는 그런 느낌이라고 하면 혹 아시는 분 계신가요.
그게 딱히 그 애가 특별했다기 보다는 그냥 그때만 있었던 어떤 감수성에서 온 것 같아요.
이젠 그런 느낌을 다시 가져보고 싶어도 이미 썩고 메말라 버렸는지 그럴 수가 없네요.
사실 스무살 넘으면서부터 그런 느낌을 가져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써놓고 보니 그애가 그리운건지 그때가 그리운건지 모르겠네요.
답답하군요.
그때 방구석에서 주구장창 듣던 노래나 올려봅니다.
Tell Me What You Want Me To Do -Tevin Campbell
한여름에 비가 막 개인 저녁 6시쯤에, 풀이랑 흙냄새 막 올라오는 길을 걸을때 그 공기의 느낌같은거요.
막 설레이는데 가슴 한귀퉁이가 불쑥불쑥 거리고 이상하게 불안한데 눈이 맑게 개이는 느낌?
십대때는 줄창느꼈는데, 나이먹으니까...잘...
전 이게 첫사랑의 느낌이예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