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25 23:47
오늘 저녁 6시쯤에 건물의 계단을 내려가면서 이런 상황이 연출되었어요.
커다란 창을 통해서는 노을빛이 쏟아지고 있었고, 전 그 노을빛을 향해 걸어들어가고 있었죠.
그 때 matchbox 20의 bent를 듣고 있었어요.
근데 세상에.
누르스름한 햇살 속에서 bent를 듣는 행동이 저에게 이상한 기분을 불러일으켰어요.
꼭 저 자신이 전사가 된 것만 같았어요.
그 전사가 된 듯한 붕 뜬 기분을 어찌하지 못하고 전사답게 걸음걸이에 가속도를 붙여가며 계단을 다 내려갔어요.
계단을 다 내려오고 나니 기분이 다시 가라앉았고,
저는 저 자신이 전사로 느껴졌었던 저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곤 마음에 구멍같은 게 조금 생겼답니다.
저 스스로가 왜 하필 '전사'로 느껴졌는지의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그렇게 순간적인 상황에 맞추어 스스로의 존재감을 규정해버리는 그 가벼움이 싫었달까요.
전사가 뭡니까.
하지만 그 붕 뜬 기분은 못 잊을 것 같고, 앞으로도 종종 느끼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요.
2012.08.2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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