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여행가시는 분들의 일반적인 코스가 있죠. 아무래도 처음에 한두 번 갈 때는 '가장 유명하고 좋은' 곳들로 가시니까요.

거길 제외하고, 부산에 자주 가시는 분들께 한번쯤 추천해볼까 싶은 아이템들입니다.

원래 20년을 부산에서 살았던 저는 부산영화제가 아니라 사직구장 직관(....) 때문에 여러 번 갑니다.

그러므로 뭐, 해운대태종대자갈치 는 제외.

 

 1. 이기대

여긴 뭐.. 요즘은 해운대태종대자갈치 다음으로 많이들 가시지요. 걍 사진이 있어서 올려봅니다.

제가 부산에 살 때는 여기가 출입 제한 구역이었어요. 할매팥빙수의 동네이기도 한데, 전 뭐 무난한 맛이라고 생각합니다.

2년전 여름에 갔을 때 여길 들렀었어요. 좋았지요, 흐흐. 해안가를 따라 구비구비 돌아갈 수 있습니다.

좀 걷긴 합니다만 풍경이 괜찮아요. 위치로는 부산의 남동쪽인 광안리 부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금정산성

분명히 사진을 찍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여기 사진은 없네요. 온천장 역에 내려서 버스 타고 쉬익 올라가시면 됩니다.

(여기도 그렇고 감천동도 그렇고.. 마을버스 기사님의 드리프트 실력(....)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금정산성은 코스가 좀 길기도 합니다. 크크.)

산성에 올라가시면 (요즘은 여기저기서 팔지만) 맛있는 산성막걸리도 있고, 흑염소불고기 오리불고기 이런 걸 드실 수 있어요.

아니, 근데.. 정말 맛있어요. -_-;;; 굉장히 시골스러운 분위기로, 작은 방에다 상을 차려주시는데요..

저흰 흑염소불고기먹고 막걸리마시고 어이좋다~ 이러다가 방안에 늘어져서 한숨 자다 나오기도 했어요.

위치는 부산의 북단입니다. 부산대학 부근. 온천장역이니 동래온천 부근이기도 하지요. 허심청도 있구요.

온천장이라면 역시 꼼장어..! ;ㅁ;

 

3. 감천동 태극마을

....이야 뭐, 요즘 많이들 가시지요. 그런데 전 부산 20년 살아도 감천동은 처음 가봤어요. -_-;;; 그때까지만 해도 개발이 덜 된 지역이기도 했고

뭐 학생들이 '놀러'갈만한 곳은 전혀 아니었으니까요. 지금도 사실 지도를 보시면 정신병원과 공동묘지를 끼고 있습니다.

감천동 태극마을 골목골목을 헤집고 돌아다니거나 사진을 찍는 것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있는데,

여튼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는 곳이니, 무엇보다 예의를 지키고 조심스럽게 다녀야 한다는 게 최우선인듯 합니다.

그런데 사하구쪽에서도 거길 많이 개발하려고 하더라구요. 이번에 갔더니 지도에 스탬프를 찍으며 돌아다닐 수 있게도 해놨고

사람이 살지 않는 집들을 사다가 문화 포인트로 계속 바꾸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안내자분들도 많으시더군요.

거기 주민들께서 운영하시는 까페도 새로 생겼어요. 커피와 쿠키를 취급하시더군요.

 

물고기를 이용한 화살표 디자인들과 이런 장식도 마음에 들었구요.

 

오래된 목욕탕 하나를 사다가 아예 문화공간으로 바꾸기도 했구요.

저 탕안에 계신 분은 사람이 아닙니다!! 흐흐흐.. 목욕탕을 이런 전시 공간으로 꾸며놨구요.

위쪽에는 주민들의 문화시설과 새로 지은 숙박시설이 있습니다.

 

목욕탕은 동네 골짜기 아래쯤에 있고, 동네 제일 꼭대기에 보면 하늘마루전망대인지 뭐 그런 비슷한 이름의 공간이 있는데

여기 꼭 가보세요. 오른쪽으로는 감천항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부산항이 보입니다. (아니 이런볼거리라니!하고놀라는부산출신;;;)

1)감천항

 

2)부산항

 

왜 태극마을인가 했더니, 종교적인 공간이기도 하더군요. 옥황상제묘소가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_=;;

옷을 차려입으신 수십 명이 나란히 줄을 서서 절을 올리는 것도 봤습니다. 음.

 

하늘마루 부근에선 우아한 고양이님도 한 마리. 사람을 전혀 겁내지 않고 사뿐사뿐.

서울서왔나?온다고욕봤네 잘놀다가소

 

위치는 남포동에서 살짝 서쪽인 토성동. 부산대병원에서 마을버스가 올라갑니다. 토성동 부근엔 맑은돼지국밥인 신창국밥도 있습니다.

토성동역에서 경남중학교 쪽으로 나와서 꽤 걸어갑니다. 큰 도로와 만나는 부근에 있구요.

뽀얀 돼지국밥과 맑은 돼지국밥 중에서 후자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 취향은 아무래도 전자인듯.

범일동 할매국밥도 후자 계열이라던데, 흠.. 했습니다. 하지만 한번쯤 드셔보세요.

 

4. 을숙도 - 낙동강 하구 에코센터

할머니께서 나중에 사시던 곳이 하단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을숙도는 안가봤죠. 하구언 공사 뒤로는 뭔가 내키지 않는 곳,이기도 했구요.

국민학생때 을숙도의 갈대밭에 놀러갔던 기억이 있는데, 그땐 참 좋았지.....만, 다니긴 힘들었습니다.

이번에 부산역 부근의 토요코인중앙동점에 숙소를 정했기 때문에 가까와서 가봤는데, 괜찮았어요.

지하철 1호선 하단역에 내려서 마을버스를 타고 한 정거장 입니다. 육교를 건너 조금 걸어들어가긴 하는데, 무료이고 산책하기 좋았습니다.

철새는 많진 않았지만 가을겨울이 되면 더 많아지겠지요.

 

철새와 습지에 대한 소개도 잘 되어 있고 수리부엉이 특집편 이런 것도 있어서 남녀노소 상관없이 잘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체험활동도 가끔 할 수 있는 것 같던데, 저희가 가는 날짜에는 활동이 없었어요.

철새 관찰 시설 자체는 순천만보다 나았어요, 저는. 순천만은 산책과 조망면에서 훨씬 압도적이지요.

 

5. 다대포, 아미산 전망대

낙동강 하구 전망입니다. 다대포 해수욕장 부근인데 썩 전망이 좋았습니다.

 

읽어보니, 1990년대가 와서 부쩍부쩍 커진 섬들도 많더라구요! 우와 신기해-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적고, 풍광도 좋고, 새로지은 건물도 뭐 괜찮고, 커피집도 있고, 팥빙수도 먹고 해서 이래저래 기분좋았습니다.

무료고, 버스 2개쯤이 아랫동네 아파트까지 옵니다. 마을버스를 타면 사실 코앞까지 올라가긴 합니다.

하지만 부산의 남서쪽 끝이라 하단역에서도 시간이 좀 걸리긴 했습니다.

 

6. 만두만두

1) 부산역 앞 일품향

찐만두. 좋은 돼지고기가 잔뜩 들어서 맛있더군요. 6천원이나 하니 부산 물가로는 비싼 편인건 맞습니다. 하지만 고기가 정말 가득!

좋은 등급의 국산 돼지고기를 사서 손질하고 계시던데, 맘에 들었습니다.

탕수육도 엄청 맛있어 보였습니다. 후후후.. 담엔 그걸 먹어보려구요.

 

2) 중앙동 석기시대.

부산음식관련 블로그에서 자주 봤던 만두집입니다. 군만두가 좋다더니 과연.. 찐만두도 나쁘진 않았습니다만 군만두가 훨씬 좋았어요.

군만두피가 아주 쫄깃쫄깃하니, 가격대비로도 정말 훌륭했습니다. 찐만두는 일품향과 달리 고기 함량이 줄고 부추가 들어갔지요.

오향장육도 좋다던데 그건 먹을 시간이 안되더군요. 위치는 토요코인 중앙동지점 뒤쪽입니다. 군만두매니아인 제 입엔 딱! 뙇!!

 

저는 갈 때마다  토요코인에서 자주 묵는 편인데 (목적은 사직구장 직관인지라.. 깨끗하고 교통 좋은 데서 잠만 자면 됩니다)

해운대점은 위치가 썩 괜찮고(파라다이스 뒷쪽쯤 됩니다.. 앞에는 음식점들 잔뜩 들어왔더군요), 서면점은 1,2호선이 만나서 이래저래 교통은 편합니다(만, 지하철역에선 은근 걷습니다).

중앙동점은 처음 가봤는데, 음, 가격은 제일 저렴하고 위치는 좀 묘해 보이지만 사실은 꽤 편하더군요. 여기저기 가는 버스가 많고

지하철역 가깝기로는 부산역점과 맞먹는듯. 사실 동광동(40계단) 부근이라 볼만한 것도 좀 있고, 의외로 한적해서 좋았습니다.

부근에 화국반점도 있어요.. 간짜장! 일요일은 쉽니다. 토요코인에서 중앙동 지하철역 가는데 있는 '백구당'빵집은 꽤 오래되고 유명한 집이라고 하더군요.

소보루같은 오래된 빵도 맛있었고, 뭔가 새로운 빵도 많이 만드시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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