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08 19:20
새로 생긴 작은 도서관이라 열람실에도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오늘은 가니 후덕하게 생기신 아저씨분이 계셨습니다.
자리잡고 책을 읽는데 말을 거시더군요.
-혼자 오셨어요?
-어디 사세요?
-무슨 책 읽으세요?
나름 친절히 이야기 나누는데 명함을 주시네요.
-명심보감 공부하는 모임이에요. 같이 좋은 말도 나누고
-시간되시면 같이 공부도 하고 그래요.
네네~ 언제 시간 나면~
이렇게 말하니깐 또
-점심은 언제먹어요? 아 집에가서 먹어요?
-같이 먹으면서 이야기도 하고 그러면 좋을거 같은데
정중히 사양하니
-차선생님이라고 저도 배우는 좋은 선생님 계신데 그분께 말씀듣고 하면 참 좋은데
-재미있고 말씀도 잘하시는 분이세요. 허허
-차선생님 연락처 알려드릴께요. 혹시 모르니 저장해두세요.
다시 한번 정중히 사양하며 아직은 혼자 책읽는걸 더 좋아한다 했더니
-차선생님이 공부가 깊으세요. 옥황상제님 공부를 하시는 분이세요.
아...
네...
그들도 나름 머리를 쓴답시고 "저기 혹시 XXX로 가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라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서서히 말걸어오는 수법을 쓰는데, 웃긴건 이제 그 길 물어보는 질문에서 조차도 이 사람이 진짜로 길 물어보는게 아니구나 하는 게 느껴져요. 정말 단숨에 알아채죠. 진짜 길찾는 사람들하고 어찌나 분위기가 확 다른지..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