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아버지께선 예전부터 우리 집안을 상당히 중시하셨어요.. 뭐 대단한 집안은 아니지만 그래도 같은 집안 사람이라는 유대감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하셨죠.. 그래서 집안 모임에도 자주 나가시고 간부직도 맡으셨어요.. 단순히 집안을 강조하는게 끝이 아니라, 그게 이 분의 보수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장 유림회에 들어가셔도 좋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극보수 성향이세요.. 정치적으로나 생활적으로나..
문제는 저는 다른 젊은이들과 마찬가지로 그런데 관심이 없고, 심지어 또레에 비해서도 진보적인 포지션을 취하려고 노력한다는 거죠..
오늘도 집안 모임에 나오라는 말씀에(가면 정말 누가 누군지 거의 몰라요. 몇번 가봤지만 젊은 이들끼리 친해지지도 않더군요. 피차에 끌려나온 느낌도 들고) 그냥 어르신들끼리 하시라고 했다가 임마 너 무슨 소리야 넌 우리 집안 사람 아니야? *씨랑 안어울리고 자꾸 어디로 빠지려는거야.. 하고 잔소리를 하시고.. 애 데리고 자주 안온다고도 한소리 하셨네요.. 추석때 이틀 연속으로 데려갔는데.. 매주 아들 며느리가 애 데리고 오는게 당연한 도리라고 여기시는것 같아요.. 그러니 이런 자식은 그냥 천하의 불효자..
아마 조만간 너같은 놈 필요없어 오지도 마 라고 폭발하실 것 같은데 저고 온가족 이끌고 그 보수성에 맞춰 살 자신은 없으니... 가족간에 연이 끊어질 수 있다는 공포가 밀려오네요.. 그래도 가족이면 한때 정말 서운해서 그렇게 나오셨다가도 언젠가 잘 풀어질 수 있을지...
그냥.. 그야말로 바낭 푸념이네요.. 평소에 별로 안좋아하는데 오늘은 술이 땅기네요..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