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모쏠이다보니 주변 사람들에게서 연애조언을 많이 듣게 되는데, 이게 사람을 보통 짜증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조언자들은 또 제가 자기들 말 안듣는다고 답답해하죠.
제가 들은 연애조언 중에서 뭐 하나 도움된게 없는게 신기해서 한 번 생각해보니, 연애 조언들이 높은 확률로 엇나가는 데에는 이유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연애는 개인의 취향 폭이 굉장히 넓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연애의 방법, 목적이 전부 다르죠. 누군가는 육체적 관계가 정신적 관계를 만든다고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정신적 관계가 일정 이상 되어야 육체적 관계로 넘어갑니다. 일단 사귀고 좋아하게 된다는 사람도 있고, 좋아해야 사귄다는 사람도있죠.
문제는 대부분의 연애조언은 개인의 경험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겁니다. 많은 연애조언들이 "나도 안생겼는데 이러저러하니 생기더라"의 형태를 하고 있죠.
사람마다 원하는 연애도, 연애에서 원하는 것도 다른 마당에 개인적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확률은 매우 낮을 겁니다. 조언을 하는 자와 받는 자의 연애 취향이 어느정도 일치하는 경우에만 조언의 효과가 있지, 그 외의 경우에는 서로 짜증만 나게 되는 겁니다. 예를 들면 미대 입시생에게 수험에 대한 조언을 한다고 한 것이 국영수 위주로 공부하라고 하는 것과 똑같은 거죠. 받는 쪽은 "아니 그건 나랑 안맞는데?" 하고 하는 쪽은 "난 그렇게 해서 됐다니까?"하면서 서로 계속 엇나가는 겁니다.
그렇다면 연애조언이 엇나갈 확률을 낮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 생각에는 두리뭉실한 연애투정에는 두리뭉실하게 위로를 건네다가, 개인의 취향과 세밀한 상황을 드러낸 연애투정의 경우에만 거기에 맞춤형으로 연애조언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차별 조언난사끝에 자신과 상대방 모두 마음 상하는 것보다야 이런 방식이 훨씬 낫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 분석조차 개인적 경험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게 함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