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회에서 국회의원이 욕을 먹으면, 기분 나쁘신가요? 대개 국회의원들은 이런 저런 질문을 하다가, 답변을 하러 나온 장관이나 기관장들이 대답을 확실히 못하거나 답변할 수 없다고 나오면 매뉴얼이라도 있는 것처럼 똑같이 말합니다. "국회 모독이다.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에게 답을 못하겠다는 건 국민을 무시하는거 아니냐!"

 

국민으로서,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말빨이 잘 안먹히면 모욕감을 느끼십니까? 뭐 물론 의원이 날카로운 질의를 하는데 답변을 이리저리 피해다니면 그런 생각은 들지만, 무작정 고성을 지르며 호통만 치다가 조금이라도 이빨이 안들어간다 싶으면 바로 "국민을 무시한다"고 공격하면 별로 공감은 안되던데 말이죠.

 

2.

 

국정감사 기간을 통해 언론에서 떠야하는 건 잘 알겠지만, 왜 저러나 싶을 때도 있습니다. 특히 욕설에 가까운 막말이나 무식한 발언을 꿋꿋하게 하는 걸 보면 안쓰러울 지경입니다.

 

한 의원은 영등위에서 한 영화가 제한등급을 받은 것에 대해, 정치적인 심의라고 주장하며 문화부가 나서서 이걸 감독해야지 뭐하냐고 핏대를 세우더군요. 문화부 장관은 "심의 내용은 독립적인 것이라서 감독할 수 없다"고 답했는데, 이 의원은 끝까지 "재심 청구하면 된다고 하는데, 재심 청구씩이나 하라는 건 잔인하다. 명백하게 정치적 검열이니까 장관이 나서서 영등위가 재심하도록 시켜라. 관리감독권이 있는 주무관청이라면서? 영상물등급위원회인데 등급부여에 대해 관리를 못하면 뭘 관리한다는 거냐?" 라고 주장을... 장관은 벙쪄서 "아니 그럼 진짜 독재한다고 할텐데..." 라고 쭈뼛거렸지만 개의치않고... 이러다간 대법원장 불러놓고 마음에 안드는 하급심 판결 취소하고 다시 하라고 시키라고 우기겠어요.

 

막말 파문으로 뉴스를 타기도 한 한 의원은 듣기 싫을 정도로 비아냥이 심하더군요. 네이버의 검색어 조작 논란을 두고 NHN 사람을 불러놓고는, NHN측이 해명을 하자 "난 머리가 나빠서 못알아듣겠다"고 해버렸다는 뉴스가.. 그럼 왜 물어본건지.. 아마 NHN이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결론은 이미 내렸고, 자백이나 받았으면 좋겠는데.. 변명을 하니 듣기 싫었겠죠. 혹시라도 듣고서 이해가 됐는데 말 물릴 수 없어서 땡깡부린 거면 이것도 영...

 

아마도 정당별로 "파이터" 역할을 맡는 의원이 따로 있나봅니다. 논리적 정합성 따위는 따지지 않고 그냥 피감기관에 폭격을 퍼붓는 역할을 맡기도 한듯해요. 그게 아니라면 그냥 개인 성격이 그런건데... 이건 좀 암울.. ㅡㅡ

 

3.

 

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후보측이 국회의원 수를 줄이겠다고 한 건 찬성하긴 어렵네요. 저도 이것들이 삽질하고 있는 걸 보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렇다고 머릿수를 줄여버리면 부작용만 더 커질 것 같아서 말이죠. 그나마 300명쯤 되니까 구색으로라도 소수자 대표도 넣어주고 그러지 200명이면 아주 힘있는 것들끼리 싸우기도 바쁠 것이고.. 국회에 대해 손을 댄다면 국회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를 좀 개발할 필요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은 듭니다. 무엇보다 합리적이지만 국회의원 본인에게 불리한 법안을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양심적으로 통과시켜주기를 바라기만 해야된다는 건 분명히 손댈 필요가 있는 부분 같습니다. 국회의 폭주는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견제할 수 있다지만, 국회의 직무유기는 4년마다 있는 투표 외에는 별로 손댈 방법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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