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에서도 17대 대선까지의 투표율 분석 자료밖에 없어서 아무래도 이 계열에 대해 신중하게 글을 쓰려면 좋은 정보처나 도서관을 발품 팔아야 되겠어요. 선거 자료 1차 자료가 이렇게 인터넷 상에서 부족할 줄이야. 투표 관련 글을 써봤자 어떠한 부귀영화도 없으리란걸 알긴 하지만 통계적으로 (라고 해도 완전한 비전문가지만) 명쾌한 해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밑의 굽시니스트가 그린 대선에서의 50대 여성에 대한 조형을 보며 왜 제 자신이 울컥했는지를 알고 싶기 때문에 이런 글을 씁니다. 사실 제가 함께 봐온 50대 여성은 저희 어머니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가족 중에서 보수에 표를 주시는 분은 딱 한 분 할아버지 밖에 안 계시죠. 6.25 참전해서 낙동강 전투까지 경험하신 분에게 전쟁 트라우마를 뚫고 진보 지지를 설득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여러 방식으로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어쨌거나, 제가 알고 있는 통계적 계수는 전국으로 따졌을 때 정말 작죠. 그런데 왜 제가 울컥했을까요.


저는 선동 당했다는 대상으로 불리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세뇌되었다는 지적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꽤 알고 있습니다. 저는 거기서 이상함을 느끼죠. 자기 자신이 판단에 대한 자유가 훼손되었다는 지적은 매우 꼼꼼하게 생각하면서도, 남의 판단에 대한 자유가 훼손되었다는 지적을 쉽게 하니까요. 전 누구에게도 그걸 들을 권리도, 그렇게 말할 권리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자신 때문에 이불에서 발을 빵빵 찬다하더라도, 그 과거 당시에는 옳은 선택을 했던 것이었고, 그것은 정말로 '옳은' 선택인 겁니다. 그런 시점에서 선택의 변화를 줄 수 있는 내적 논리를 만들어 놓지 않는 한 언제나 그런 실수를 반복하게 될터인데다가, 그것이 외적 요소 때문에 침해당했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이상합니다. (이런 것을 고려해야 할 때, 타의적이며 물리적인 문제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굽시니스트는 예술적으로 '평균적 50대 여성'이라는 환상을 만들어 내었고, 그 요소들을 하나 하나 집어 넣습니다. 가족과 집과 교회와 방송. 그것이 그 평균적 50대 여성의 인식지평이고 거기서 얻어낸 정보들을 조합하여 감정적으로 선택을 한 것이 박근혜라는 매끄로운 서사구조를 만들어냅니다. 게다가 과거도 집어 넣는데, 왠지 모르게 그 당시에 20대였거나 30대였다면 경험했을 민주화 운동 부분도 슬쩍 빠져버리고 교련과 국기에 대한 경례, 통금시간 등의 기묘한 한국 사회에 대한 인식도 사라져버립니다. 거기에 덩그러니 남아있는 것은 흑백 티비에 나오는 박근혜를 롤모델로 삼는 '평균적 20대 여성'입니다. 제가 가장 끔찍하게 여기는 문장은 '그녀들이 거둔 최초의 대선 승리'입니다. 제가 여기서 묻는 투표율은 바로, 그 전까지 누군가를 투표했던 투표들이 어디론가 증발해버린다는 거죠. 그 전의 투표는 남편을 따르든, 자식을 따르든 그랬다고 하네요. 하하하. (게다가 신기한건, 지아비를 따른다는 것에는 지적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자식을 따른다는 부분에는 지적하는 분이 안계시더군요.)


제가 궁금한 것은 그 분들이 40대일 때 투표자 수와 30대일 때의 투표자 수입니다. 10년 전에는 40대셨고, 거기서 또 10년 전에는 30대셨죠. 저는 20대로서 90% 투표율의 빛나는 참여율의 50대 분들이 너무 부렵습니다. 혹시 (날로 먹으려고 질문을 던졌지만) 그런 자료를 얻을 수 있는 곳을 알고 계신다면 가르쳐주십사합니다. (없으면 뭐, 도서관에서 책 뒤져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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