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심야노선 8개 대표간선 관련 박원순 시장의 24시간 전환 정책발표가 있었고,

비슷한 주제로 글 올렸습니다만..


사실 지금도 수도권 버스 시스템은 광역/간선노선에 한하여

거의 24시간 버스처럼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고, 이 분들과 함께 부대끼면서

(저도 한때는 왕복 5시간 출퇴근을 했으니) 인생 참 치열한 삶들

이렇게나 많고나 하고 느낀 적도 있었더랬습니다. 약간의 지리학적 이해를 더하면

도시 팽창 이론과 입지에 대한 안목이 입체적으로 넓어지기도 하구요.

특히나 동북 권역의 광역->간선화로 형간전환(이라기보다는 사실상 격하) 되는 걸 보면,

야간 버스비 하나에 목숨 걸어야 하는 삶을 사는 분들이 아직도 많단 걸 알 수 있죠.

처음엔 광역버스를 굴렸었는데, 운영하다 보니 도봉산-삼선교(한성대입구)

그 긴 구간 동안 도무지 광역이 스킵할 수 있는 정거장 자체가 없더란 겁니다.(....)

즉 모든 정류장이 타고 내리는 승객들로 전-부 다 미어터져 나간단 얘기죠.(......)

(삼양동 경전철이 뚫리고 나면 좀 해소되려나 모르겠습니다. 강북구 쪽은 사실

미아리고개 루트 빼면 교통간선축이 시망이다시피해서....)



여튼. 제가 살아오면서 정리해 놓은 야간 버스에 대한 팁 몇 가지 써 보고자 합니다.

아마 제가 모르는 다른 팁들도 알고 계시는 분들 있을텐데 같이 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


[동북 권역]


서울 버스 108 :

무려 양주 덕정에서 출발하는 노선입니다. 덕정 - 양주 - 가능 - 의정부 - 수유리 - 대학로 - 동대문 회차.

노선 길이 자체도 어마무시한 놈입니다만 사실 이 버스가 서울시내 버스에서 노선 1위는 아닙니다.(....)

길이 자체는 광탄에서 불광동 거쳐 광화문 오는 704가 더 길지만 막차는 다른 데랑 고만고만하죠.


즉 이 108번이란 놈은 백팔번뇌... 가 아니라 동북권 간선형 버스의 막차 끝판 대장을 자처하는 놈입니다.

막차가 덕정차고지에서 0시 땡 하면 튀어나오기 때문에 대략 1시 30~40분경에 동대문에서 회차를 합니다.

그러니까 대학로에서 두 시에 탈 수 있는 유일한 버스가 이 놈 되겠습니다. 의정부에는 세 시쯤 닿습니다.

(여담. 사실 106번이랑 노선이 98% 겹치는데, 두 노선 다 살아있는 이유는, 108번이 이미 의정부 전에서부터

만석이 되어서 오기 때문에 의정부와 수유 쪽 수요들을 위해 106이 살아있는 겁니다.


경기도 간선 111 :

원래 1001이던 놈인데 이 역시 형간전환되며 일반간선으로 격하된 놈입니다. 경기도니까 녹청색 버스죠.

얘는 108보단 일찍 끊기는데... 1시 30분 막차가 무려 종로1가에서 회차합니다.

다시말해 종로 전체를 그 시간에 통으로 훑어주는 사실상 유일한 놈이란 얘기죠.

물론 서울 버스 201도 있긴 합니다만 얘는 종로 2가부터 갑니다. (대신에 서울역을 가지요.(...))

반면 108은 종로통만 치면 종로5가-동대문만 깔작 걸치는 정도.

108의 대체수요재란 점에선 106과 같지만, 106과는 다르게 종암동-장위동-노원구 지역을 커버해줍니다.


일단 새벽 2시 넘어서 다니는 놈들이 저런 게 있고.. 전철 끊기며 다니는 놈으로는 좀 더 있는데

150, 160이 그것입니다. 옛날에는 140도 그 때까지 다녔는데, 140이 송파공영차고지에서 공동배차하다가

내곡동에서 회차하는 식으로 바뀌고 나서는 그보다 좀 더 일찍 끊기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 지 알 수 있는 것 :

평소 버스 차고지 방향과 들리는 노선을 알면 그 노선이 늦게 다니는지 아닌지 대충 때려맞출 수 있단 겁니다.

(물론 막차 배차가 일찍 나오는 놈들은 그런 거 없습니다만...)

예컨대 471은 삼송동 차고지에서 강남 찍고 내곡동에서 돌아가니까, 아 종로에서 불광동 쪽으로는

비교적 늦게까지 있겠구나 하고 짐작할 수 있죠. 요즘은 어플로 버스 위치 실시간으로 확인하면 되구요.


그 외에는 일단 수유역까지 어떻게든 오면, 수유역에서 2시쯤 회차하는 경기도 심야버스 노선이 몇 개 더 있습니다.


서울 버스 201 :

구리시 수택동에서 출발해서 한 바퀴 돌고(...) 구리, 면목, 망우를 지나 경희대 홍릉쪽으로 한 번 꺾고(...)

다시 청량리로 와서 신설동 찍고 동대문 - 종로 - 명동입구 - 서울역까지 온 후 환승센터에서 회차합니다.

상기하다시피 구리, 중랑구 쪽 사는 분들의 젖줄과도 같은 노선인지라 이거 놓치면 사실상 답이 없죠(....)

게다가 중앙선은 코레일이 굴리는 부분이라 차가 서울시내 구간보다 일찍 끊깁니다.

구리 방면으로 종로에서는 1시 20분~30분 사이에 노릴 수 있는 노선입니다.



[서북권역]


서울 버스 706 :

파주시 다율리(...)에서 출발해서 운정신도시를 구석구석 들려준 후(...) 일산 여기저기 다 쑤시고 지나가다가

일산신도시 중앙간선을 좀 탄다 싶으면 중간에 또 새서 화정(...)을 거쳐 구파발(...)로 가서 연신내 불광동

통일로 따라 내려오다가 무악재 독립문 지나 서울역 YTN 앞에서 회차, 경복궁으로 나오는 놈입니다.

일산 사는 입장에서는 뭔가 상당히 비생산적인(...) 노선구조를 가진 노선인데,

이 노선의 진가 또한 막차 끊기면 그 때부터 빛이 납니다. 일단 YTN 앞에 2시~2시 20분 까지 존재합니다.

두 시 넘어서 시청 앞에서 탈 수 있는 유일한 서북권역 노선이란 얘기가 되겠습니다.

(참고로 1000번이 광화문 앞 기준으로 1시 20분, M7106이 1시 40분 막차입니다.)


"어차피 연신내로 돌아서 가니까 화정 가는 사람 말고는 별로 아닌가?" 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706이 일산에 일단 들어오면, 다시 이 노선의 진가가 드러나게 됩니다. 새벽 2시 영등포 앞에서 9707 막차 탄 사람들은

2시 40~50분경 일산동구청 앞에서 706으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일산을 들쑤시고 다니는 706 선형이 역으로 강점이 됨)

후곡마을, 밤가시마을, 성저마을, 그리고 운정 사는 사람들은 잘하면 택시비 하나도 안 쓰고 집에 들어갈 수 있단 얘기죠.

(물론 집에는 늦게 들어가겠습니다만. 쿨럭)


주의 : 타는 방향이 일반적인 일산행 버스 타는 곳과 반대입니다. 즉 YTN 맞은편에서 탑니다.(...) (시청도 마찬가지)


서울 버스 760 :

일부는 홍대쪽에서 몇 번 보셨겠지만 그다지 평소엔 존재감 없는 노선입니다. 일단 배차시간부터 30분을 찍는지라(....)

평소에는 오면 타고 아니면 말고 그렇게 기다리지는 않는 노선에 가깝습니다. 운행거리도 (여기 적는 노선들이 다 그렇지만)

어마무시해서, 금촌 - 봉일천 - 구파발 - 연신내로 잘 오다가 갑자기 응암으로 새서(...) 새절 - 가재울 - 모래내 - 홍대 찍고

영등포로 갔다오는 본격 서울 소속 농어촌 버스 되겠습니다.(...)

헌데 이 놈은 서북권역 첫차 시간의 제왕입니다. 3시 30분에 첫차가 출고되기 때문에, 통일로를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려와

연신내에서 4시 좀 넘어 홍대 가는 버스를 탈 수 있습니다.(...) 영등포에 심지어 5시 전에 도착하는 놈이죠.


사실 그 외엔 별 거 없다는 게 함정이지만...(......)


경기도 광역 1000 :

인천광역시 1000번 ㅡ 그 악명높은 삼화고속 ㅡ 이랑은 다른 놈입니다. 가뜩이나 번호도 똑같아서 헷갈리는데 길도 비슷하게 갑니다.

경기도 1000번은 연대앞 지나 이대 뒤로 해서 YTN에서 회차하고, 인천 1000번은 홍대 신촌을 지나 서울역 환승센터에서 회차합니다.

서울 처음 온 사람이 일산신도시 가려다가 상동신도시로 타고 가버려서 여긴 어디고 나는 누구 하기 딱 좋습니다...... (......)

여튼 이 경기도 광역버스는 속된 표현으로 빗자루질의 제왕이라고 합니다. 대화동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뒤 차고지에서

새벽 4시에 첫차가 튀어나와 달리기 시작하며 일산의 수요를 10분에 한 번 꼴로 쓸어담고 지나가서(...) 그래서 붙은 별명이 빗자루.

여기저기 쑤시고 들어가지도 않고 중앙차로 따라 주욱 달리고 서울 들어와서도 연대앞 금화터널 경복궁을 뚫고 광화문을 가니까

교통체증 그거 먹는거임? 하는 놈이죠. 게다가 막차는 광화문 기준 1시 20분에 있습니다. 연대 앞에선 1시 40분쯤 탈 수 있단 얘기.


이거랑 쌍둥이같은 노선이 아래에 쓰는 두 개 - M7106과 2000번입니다.

최근 1100번도 추가되어 거의 똑같은 길을 달리지만 여긴 막차가 1시 남짓에 끊기니 1200번과 함께 팽 합니다.(....)


국토해양부 광역간선 M7106 :

1000번보다 늦게 다니는 놈이 M7106인데, 광역간선버스... 그러니까 무려 직행입니다.

1시 40분 광화문 막차 회차이고, 일산 대화역에서 12시 50분에 출발합니다.

단지 새벽 첫차는 좀 느린 편이라 출근때 타기엔 애로사항이 꽃핍니다.(.....)


경기도 광역 2000 :

일산 구간은 1000번이랑 거의 같은데, 일부 정차 구간이 더 많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 수색(DMC).

즉 상암동 부근에서 연대앞까지 안 가고 DMC에서 바로 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심야 광역버스가 되겠습니다.

또한 1000번이랑 거의 비슷한 시간에 막차가 있습니다만, 이 노선을 타면 탄현과 운정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본격 파주 셔틀.(...)



[동남권역]


서울 광역 9403 :

현재는 유일하게 성남지역에서 서울 구도심간 심야를 이어 주는 노선입니다.

원래 407, 408이라는 후덜덜한 노선들이 함께 있었습니다만...

이 글 쓰려고 찾아보니 어느 새(라고는 해도 2~3년 됐나...) 흑역사가 되어 버렸더군요;;;

심야노선이 없어지고 운행도 잘리고 편수도 감차되고... 성남시 금광동 이동식 가스충전소 문제 때문에

결국 해당 노선들이 죄다 송파공영차고지로 들어가면서 구 성남을 도는 노선이 뭉텅이로 잘려나갔네요.

이건 흑자노선이던 관악구 5412의 폐선과도 이유가 같은데... 결국 님비현상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가스충전소 못 짓게 뻗대다가 견디지 못한 버스회사측이 차고지를 송파공영차고지로 옮겨버리게 되었죠.

송파 차고는 성남 구시가보다 북쪽에 있기 때문에 결국 성남 시가지는 뭉텅이로 노선들이 잘려나갑니다.


(아니면 성남구간을 굳이 루프 형식으로 뱅뱅 돌아야 하는데 버스 노조 측에서 안 그래도 버거워하는

업무강도인데 거기에 더 업무강도가 늘어나는 걸 환영할 리 없고, 버스 인가 대수 추가도 되지 않으면

사실상 노선 연장은 불가합니다. 노선만 늘리면 되는 게 아니라 배차간격에 따른 증차를 해야 되니까요.)


부녀회들이 자기들 목을 자기 스스로 조른, 아니 자기들 발을 스스로 자른 꼴이니 (다들 자가용보다는

버스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동네면서... 완득이의 배경 된 무대...) 님비의 말로 같아서 쌤통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씁쓰름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조삼모사...

(뭐.. 해당 주민들은 버스의 소음과 매연 등 민원을 호소했겠지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당연히 있는 법.)


여튼 그래서 이제는 9403만이 성남의 심야 수요를 책임집니다.

분당 구미동 차고지 기준으로 새벽 1시에 막차가 튀어나오므로,

회차점인 동대문에서는 새벽 2시 45분에 탈 수 있는 노선이죠. 

그리고 더 후덜덜한 것은... 이 막차가 차고지 들어가기 전인 새벽 4시

9403번 첫 차가 차고지에서 튀어나옵니다. 사실상 24시간 노선인 셈입니다.

게다가 이 첫 차는 여느 노선처럼 한 대씩 나오는 게 아니라

동시에 세 대가 튀어나옵니다. 그러고도 첫 차를 꽉 채워 갑니다.(.....)

새벽 통근 수요가 얼마나 많은지 (덧붙여 이 지역의 사회적 계층 비율을) 짐작할 수 있죠.


서울 버스 462 :

송파공영차고지에서 0시 정각에 막차가 나옵니다만, 회차점인 영등포에서 1시 20분경에 지나가는 놈입니다.

2시 정도까지는 영등포 - 노량진 - 고속터미널 - 강남대로 - 양재 를 꿰어줍니다.

게다가 차고지는 송파지만, 단대오거리와 구 성남시가를 돌아주기 때문에 여러 모로

성남 시민의 발 노릇을 하고 있는 노선이라 하겠습니다.



[서남권역]


그딴 거 없습니다. 그냥 택시의 밥(....)

(여기에 수원행 24시간 노선 경기 직좌 7770을 끼워줄지 말지는 알아서 판단....)



여담.

사실 위에 쓴 무지막지한 심야 노선만큼은 아니지만

주말 한정으로 지하철 막차 끊겼을 때 한정으로 폭풍간지 뿜기는 노선들이 있습니다.


서울 버스 461 :

서울대입구역 기준 0시 25분쯤 막차가 지나가고, 가끔 배차간격 길어지면 15분쯤 지연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홍대에서 놀다가 강남 대치동쪽이 집인 학생들이나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아주 유용하게 씁니다.(...)

(단, 손에 버스 현재위치 알려주는 어플은 필수.)

실제로 계산해 보니 신림동 고시촌에서 삼성병원까지 가는데 택시비로는 할증붙어 16000원 쯤 나오는데

택시 + 461 + 택시 를 이용하니 6000원 안짝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본인 경험담.)


서울 버스 471 / 140 :

연신내 쪽 사시는 분들(471)이나 강북, 수유리 지역에서 사는 분들이

강남에서 모임을 갖다가 좀 늦었다 싶고 주말이라 지하철이 일찍 끊겼을 때

유용하게 탈 수 있는 노선들입니다. 막차시간은 대략 12시 반 정도.



그 외 제가 모르는 스킬(?) 있으면 댓글로 공유 같이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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