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집을 나선지 채 얼마 안되서 길고양이와 마주쳤어요
오호라 왜 이렇게 요녀석이 느리지?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왼쪽 뒷다리가 다쳐서 제 기능을 못하고 절뚝 절뚝 걷는 거였어요
순간 쟤를 어떻게 해야하나 싶었지요 저대로라면 굶어죽거나 또 사고를 당할 것 같았거든요 따라가면서 30초 정도 고민했는데 역시 얼마 못가고 주저 앉더군요 저 상태로는 멀리 못가겠지하는 생각에 다시 집으로 뛰어가서 먹을 것과 물을 담아서 나왔어요 하지만 이미 자리를 뜨고 없었어요 좀 전까지만 해도 골목에 사람들이 없었는데 담배피는 아저씨,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왁자지껄하는 소리에 도망간 거 겠죠..
예전에도 도보에 코피를 흘리며 쓰러진 아기 고양이를 병원에 데려갔었는데 치료비가 꽤 나왔었어요 그땐 새끼였고 그나마 의사 선생님이 배려해주셨지만 오늘 아침의 다친 고양이를 운 좋게 포획해서 병원에 데려간다해도 제가 치료해줄 수 있었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 전 로드킬 당한 고양이의 사체가 생각나면서 조금 슬펐어요 그 도로는 정말 차들이 쌩쌩 달리더군요..
사람은 그래도 최소한의 의사표현을 할 수 있지만 동물들은 보통 그렇지 않으니 더 연민이 생겨요
거기다 다치기까지 한 녀석이라면 한 두달을 넘기기 힘들겁니다.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연민을 가져 주시는 것만도 고마운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