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극히 소수에 불과한 일베충들이 이렇게까지 회자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치 못 했습니다.

지난 대선 직전부터 오유를 눈팅하기 시작했는데 오유인들의 일베에 대한 적개심을 처음엔 오버라고 여겼습니다.

그런데 대선 과정에서 일베충들은 벌레 특유의 조직력을 집중해 인터넷 전반에 걸쳐서 영향력을 강화하더군요.

특히 네이트의 베플 독점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유저들이 다수인 네이트는 다소 진보적인 댓글이
베플이었는데 순식간에 뒤집혔습니다.(나꼼수는 십알단 작품이라고 추정하였는데, 그들의 작품도 있긴 했겠지만
여러 정황상 벌레들의 작품이 훨씬 많다고 추정됩니다.)
결국 3대 포털 중 진즉에 저쪽으로 넘어간 네이버에 네이트까지 보태지자 '다음'은 고립무원이 되어버렸고, 변모씨는
심지어 종북포털이라는 낙인까지 찍어버리게 됩니다.

 

대선 결과가 이따위로 나오자 벌레들은 더욱 기고만장해집니다. 이젠 진짜 눈에 뵈는 게 없어진 거죠.
급기야 '베츙이' 같은 흉물을 뒤집어쓰고 온라인 밖으로 스물스물 기어나오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5.18 패드립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일베의 원수'라는 오유 내부에서도 일베는 걍 관심 끄는 게 최선의 대책이라고
하는 유저들도 상당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류의 댓글이 전혀 없습니다. 이제는 모두가 알게 된 거죠.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큰일난다는 걸.

 

저는 벌레들이 경쟁적으로 타락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일베 내부의 경쟁 시스템에 있다고 봅니다.
일베는 '산업화'를 많이 받아서 '일간 베스트'에 많이 올리면 레벨이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아래 다른 분이 링크를 건 오마이의 기사에도 나오지만 '일간 베스트'에 가기 위해 좀 더 자극적이고, 말초적이고,
사이트 입맛에 맞는 소재와 주장을 들고 나올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이 놈들은 윤리나 최소한의 인성을 고민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일간 베스트에 갈 수 있나'를 고민할 뿐입니다.
예전에 새부(일베 운영자)가 일베를 매각했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 한 벌레는 '일베가 없어지는 줄 알고 세상이
무너지는 알았다. 전역 후에 학점까지 포기하면서 올린 15렙이 하루 아침에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눈물만 나더라'고
고백하더군요.

 

일베의 폐쇄에 대해 많은 분들이 표현의 자유의 위축이나 진보에 대한 소위 '역관광'을 우려하고 계십니다.
일정 부분 동의합니다. 특히 '역관광'은 너무나도 뻔한 전개로 예상됩니다.
(표현의 자유의 위축에 대해서는 논쟁의 소지가 너무 크고 제 글의 논지의 촛점을 일베의 약화에 두고 있으므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일베를 폐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가뜩이나 제정신 아닌 놈들인데 국정원이 초대했다는 글(진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이 올라올 정도로
대놓고 현정권의 비호를 받고 있습니다. 방치했다가는 앞으로 어떤 더러운 짓을 할 지 상상조차 안 됩니다.
(정상인이라면 5.18 패드립을 상상조차 할 수 있겠습니까?)

 

일베를 폐쇄하면 벌레들이 또 다른 곳에 모일 텐데 부작용을 무릎쓰면서 뭣하러 하냐고 하시는데, 이 놈들은
진정 벌레입니다. 한 마리로는 사람의 발꿈치밖에 못 물지만 수백, 수천 마리가 군집하면 사람을 뼈째 씹어먹는
벌레입니다. 그래서 그 서식지를 파괴하면 벌레들은 다시 미미한 벌레가 될 것이며 곧 지리멸렬할 것입니다.
물론 새부가 그랬던 것처럼 곧 새로운 서식지를 만들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가 어디 하루 아침에
자리잡을 수 있는 것이던가요. 설령 힘을 가진 누군가의 의지로 새로운 서식지가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한국 최대의 인터넷 커뮤니티'라는 현재의 위상(?)을 온전히 복구하기는 불가능하지 싶습니다.

 

 

전 학점 포기하고 15렙까지 올렸다는 벌레의 눈물을 보고 진심으로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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