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생각하는 일베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곳을 통해 정보 조작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민주화라는 표현을 부정적으로 쓰게 만드는 인위적인 조작.
역사적인 사건들이나 인물들을 조롱하고 희화화하거나 저급하게 풍자하는 수준을 넘어 역사적인 사실 그 자체를 명백하게 조작하고 있다는 겁니다.
괴벨스가 말했잖아요.
거짓말도 천번을 하면 진실이 된다고.

 

대체 이걸 누가 시작했을까요?
그리고 어떤 목적으로 이것을 시작했을까요?
짧지 않은 시간동안 그러한 정보 조작의 동력을 대체 누가. 어떤 이들이 끊임없이 부여하고 있을까요?
설마 어찌어찌 하다보니 일베에서 자연스레 그런 주장들이 모이게 되었다?
단언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20세기 초 홍보 분야를 개척한 인물로 유명한 Edward Bernays는 자신의 고객이 원하는 메시지를 홍보하기 위해 위장 단체를 만들어 활용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대중을 파악하는 비교적 소수의 집단이 여론을 조작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베가 누군가의 위장 단체? 라는 주장까지는 제가 감히 할 수가 없습니다만 그곳에서 벌어지는 정보 조작 행위들은 절대 자연발생적이지 않다고 봅니다.

 

어떤 진영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라 칭하는 시간동안 이뤄낸 긍정적인 것들 중 매우 큰 부분은 과거 독재정권. 그리고 군사정권 등에서 행해진

비민주적인 행위들과 은폐되었던 사건들에 대한 진실을 밝혀낸 것들입니다.
물론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모두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최소한 근현대사를 바로 세우는 기초를 분명하게 마련했다고 봅니다.
또한 민주화를 위해 자신의 행복. 목숨까지 내던졌던 분들의 명예가 늦었지만 회복되었다는 겁니다.
이렇게 마련된 기초가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건 야권이었다면 접할 수 없었던 정보들.
쉽게 말해 권력기관들 내부에 있는 정보들에 정권을 획득했기 때문에 접근할 수 있었고 그것들을 바탕으로 사실을 바로잡았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여튼 이렇게 바로잡은 역사적 사실들을 못마땅해하는 이들이 있죠.
못마땅해하는 건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봐요.  그거야 뭐 그 사람들 자유니까.
문제는 그런 이들이 쳇쳇. 거리며 못마땅해하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다시 한번 조작하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라 봅니다.
역대 최악의 대통령 넘버원인 이승만에게 국부 타령을 하는 것부터 시작으로 말입니다.
음모론적 시각으로 보면 일베는 제가 궁금해하는 배후라는 이들이 원하는 조작과 선전. 선동을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그곳에서 낄낄거리며 각종 혐오스런 표현을 쓰는 유저들?
그중 대체 몇명이나 진심으로 역사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숭고한 정신으로 5.18을 폭동이라 칭하고 있을까요?
도구일 뿐이니 그들에게 면죄부를 주자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들이 하는 행위가 사회를 얼마나 파괴할 수 있는 행위인 지에 대한 자각조차 없는 이들에겐 자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죠.
반드시 처벌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들을 하나하나 찾아내 처벌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느냐. 
절대 그럴 것 같지 않다는 겁니다.
도구는 얼마든 지 새롭게 마련할 수 있죠.
배후가 대체 누구인 지 밝혀내고 그들을 엄단하지 않는 이상 일베를 설령 폐쇄를 한다 해도 제2. 제3의 일베는 얼마든 지 등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올바른 역사. 인권 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이뤄지지 않는다면 일베를 통해 근현대사를 배웠다는 이들은 아무런 변화없이 자신들의 주장을 어딘선가 또다시 반복하겠죠.
어쩌면 처벌받지 않는 수준으로 한층 더 교묘하게 말입니다.

 

폐쇄 얘기가 나왔으니 이 얘기를 잠깐 해보면.
민주당은 어쩜 그렇게 변함없는 헛발질의 대가인 지.  -_-;;;
새롭게 구성된 지도부가 소위 호남색이 거의 없다는 것에 대한 심리 때문인 지 여튼 5.18과 전라도에 대한 비하에 강경 대응을 함으로써

우린 호남을 절대 홀대하지 않아요! 라는 정치적 액션을 보여주려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폐쇄라뇨.
이건 정말 아니죠.
이건 엄청난 부메랑이 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제가 평소 표현의 자유 운운하며 인터넷에서 권력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비판하는 이들을 못마땅해하는 권력자라면 민주당의 일베 폐쇄!
얘기에 아싸 오케이 콜!을 외치며 적극적으로 폐쇄 방안 알아보고 법적으로 어렵다면 일단 유해 사이트로 지정이라도 합니다.  -_-;;

 

일베가 이렇게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은 표현의 자유. 그리고 권력에 대한 비판을 하는 일종의 보루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일베 폐쇄라는 사안으로 그것에 대한 제한을 향후 얼마든 지 이용해 먹을 수  있는데 무슨 폐쇄를 운운하는 지.

지금은 폐쇄를 운운할 타이밍이 아니라 얼마 전 개신교의 반대 때문에 폐기한 차별금지법을 입법화할 수 있는 타이밍이죠.

심지어 그 법안 대표발의한 사람이 지금 민주당 대표 김한길 의원이잖아요!

 

일베의 두번째 문제라면 문제가 바로 이 표현의 자유 영역인데요.
일반적으로 표현의 자유는 두 가지 주요 제한이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공공질서를 파괴하는 말이나 글을 금지하는 것.
둘째는 타인에 대한 명예 훼손을 금지하는 것.

 

유럽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이 영역을 점점 넓혀가고 있죠.
소위 혐오 범죄라는 것의 항목이 점점 늘어나면서 말입니다. 
어디까지가 과연 표현의 자유인가 라는 부분에 대해 우리 사회는 적극적인 토론이 벌어진 적이 없다고 봅니다.
그러니 매우 당연하게도 사회적 합의(는 솔직히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지만 대략적인 레이아웃은 존재할 수 있겠죠)도 없었다고 보고.
우리는 아직까지도 대중적 가치 중립과 개인의 표현의 자유 중 어떤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지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인데 일베의 긍정적이라면 긍정적인 면이(-_-) 바로 이것에 대한 토론을 가능하게 해주지 않을까. 라는 것인데 솔직히 회의적이긴 합니다.

회의적인 이유는 일베에서 쓰이는 표현들이나 주장들은 분명 표현의 자유 영역을 넘어선 것들이 많지만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우리 사회에서
그들은 표현의 자유를 넘어섰으니 폐쇄! 아웃! 등을 외치기만 하면 이 역시 야금야금 부메랑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아 정말 이누무 일베는 솔직히 골치아픈 아젠다라면 아젠다를 무지하게 던져놓은 집단이라고 보는데요.  -_-;;
애초에 이걸 누군가가 모두 설계해서 이끌고 온거라면 대단하슈~ 라고 엄지손가락이라도 잠깐 들어주고 싶은 지경입니다.
고 김대중 대통령. 고 노무현 대통령.
이 두분에 대한 희화화 말입니다.
저는 정치나 정치인에 대한 풍자는 매우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베에서 두분에 대해 행하고 있는 매우 저급하고 비열한 짓들에 대해 당연히 화가 많이 나는데요.
화는 나는데.
매우 비열한 짓이라는 것도 알겠는데 그렇다고 그런 행위들을 명예 훼손으로 형사 처벌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  라는 고민이 있습니다.
위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두번째로 타인에 대한 명예 훼손을 금지하는 것. 이라고 했는데 이것 자체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지만 그중 특히
정치인에 대한 영역은 고민이 더욱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정치인에 대한 비판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풍자는 정치적 입장에 상관없이 분명하게 보호되어야 한다고 보는데 솔직히 풍자와 명예 훼손의 경계를

칼처럼 재단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보거든요.

게다가 우리나라는 명예훼손죄나 모욕죄가 형사처벌 대상임을 감안하면 일베의 두분에 대한 희화화는 그 저열함과는 상관없이 정치인에 대한 풍자
그 자체를 위축시킬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거든요.

 

아 정말 배후 궁금합니다.  -_-;;;

민주당은 엄한 짓 하지 말고 배후나 좀 밝히고 차별금지법이나 통과시키길!

 

@ drlinu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479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335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1699
126020 [왓챠바낭] 괴이한 북유럽 갬성 다크 코미디, '맨 앤 치킨' 잡담입니다 new 로이배티 2024.04.18 37
126019 오늘 엘꼴도 심상치 않네요 [7] new daviddain 2024.04.18 52
126018 프레임드 #769 [2] new Lunagazer 2024.04.18 28
126017 [근조] 작가,언론인,사회활동가 홍세화 씨 [9] new 영화처럼 2024.04.18 305
126016 80년대 국민학생이 봤던 책 삽화 [6] new 김전일 2024.04.18 186
126015 나도 놀란이라는 조너선 놀란 파일럿 연출 아마존 시리즈 - 폴아웃 예고편 [1] 상수 2024.04.18 131
126014 체인소맨 작가의 룩백 극장 애니메이션 예고편 [1] update 상수 2024.04.18 86
126013 [웨이브바낭] 소더버그 아저씨의 끝 없는 솜씨 자랑, '노 서든 무브' 잡담입니다 [2] update 로이배티 2024.04.18 188
126012 이제야 엘꼴스럽네요 [3] daviddain 2024.04.17 169
126011 프레임드 #768 [4] update Lunagazer 2024.04.17 51
126010 킹콩과 고지라의 인연? 돌도끼 2024.04.17 124
126009 파리 생제르맹 선수들이 찍은 파리 바게트 광고 [1] update daviddain 2024.04.17 178
126008 농알못도 몇 명 이름 들어봤을 파리 올림픽 미국 농구 대표팀 daviddain 2024.04.17 125
126007 아카페라 커피 [1] catgotmy 2024.04.17 122
126006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3] 조성용 2024.04.17 336
126005 [핵바낭] 또 그냥 일상 잡담 [4] 로이배티 2024.04.17 255
126004 마리끌레르 영화제 예매 결과 -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상수 2024.04.16 135
126003 프레임드 #767 [4] Lunagazer 2024.04.16 45
126002 넷플릭스 찜한 리스트 catgotmy 2024.04.16 202
126001 조지아 고티카 커피 [5] catgotmy 2024.04.16 22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