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랄까요

 

방금 전까지 약사회관에서 한방강의 촬영을 마치고 온 입장에서 보다보니

 

암담하긴하네요 '한의학' 이 아닌 '한방'의 미래가요 ㅋ

 

 

뭐 우리나라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한의학'에 대해서는 저도 별로 신뢰하지 못합니다.

 

애초에 음양을 기본으로 하는 고방. 오행을 기본으로 하는 후세방 등으로 나눠가면서,

 

누구는 맞네 누구는 틀리네 하면서 서로 인정하지 않으며 각자의 길만을 고집하는게 우리나라 '한의학'의 현실이니까요. 거기에 '사상의학'에 체질론에... 제가봐도 고개가 절래절래 흔들어지네요

 

 

제가 촬영하는 한방강의에서는 이런 말을 합니다.

 

거북선과 동의보감이 있습니다. 거북선과 동의보감이 만들어진 시기가 비슷하죠.

 

그리고 둘 모두 우리나라에서 자랑스러워하는 문화유산이고요.

 

그럼 거북선을 가지고 현대에서 해전을 치룬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지스함은 고사하고, k-9 자주포 한방이면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워하는 철갑선은 박살이 나버리겠지요.

 

동의보감은 어떻습니까? 동의보감에 나온 내용이 다 헛소리라는 말이 아닙니다.

 

더러는 취할 부분이 있지만, 당연히 버려야 될 부분도 상당부분 존재합니다.

 

거북선에서 이지스함으로 업그레이드 된 것과 같이,

 

동의보감 역시 21세기의 시각으로 바라봐야한다는 말입니다.

 

 

 

분명 자연과학의 귀납적 논리 방식의 잣대로 한방을 재단해버린다면

 

당연히 한방은 사기고, 말도 안되는 헛소리겠지요

 

저희가 배우고 자란 패러다임은 자연과학에 기반한 귀납적 사고에 적합한 방식이지요.

 

한방에서 음양과 오행을 기본으로하여 각각의 장부에 그것을 배속하고,

 

인체의 구성을 서양의학과는 전혀 다른방식으로 바라보며,

 

인체를 움직이는 힘 또한 영양을 통해 얻어지는 에너지와 각 장부가 그들의 작용을 하도록 만드는 원동력, 이 두가지로 나눠서 보지요.

 

 

혈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요?

 

여기서 혈은 피를 말하는게 맞습니다만, 그 구성이 어떻게 이뤄지는가를 보는 방식 또 전혀 다르죠

 

서양의학에서는 백혈구, 적혈구, 혈장 뭐 이런식으로 나눈다면

 

한방에서는 정과 영과 액으로 나눕니다. 

 

 

그런데 이렇게 보는 방식이 다르다고해서 사람의 몸이 달라집니까?

 

피를 혈이라고 한다고해서 두 용어가 본질적으로 의미하는 것이 다른 것입니까?

 

맥 짚는거 다들 저걸로 뭘보는건가 하고 의아해 하시죠?

 

그 맥 짚는거 그냥 맥박계로도 볼 수 있다는건 아시나요?

 

 

제가 하고자하는 말은 이겁니다.

 

어떤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한방의 이론을 양방의 수치로써 근거를 대라는게 어불성설이란 말입니다.

 

한방과 양방의 가장 큰 차이는 수치화에 있다고 봅니다.

 

어떤 사람은 130/80이 정상혈압이겠지요.

 

또 어떤 사람은 180/120의 혈압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이 사람은 고혈압 환자겠지요? 양방의 수치에 근거한다면요.

 

그런데 양방에 근거하여 고혈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도 '정상혈압'을 가진 사람들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경우에 양방에서는 '고혈압' 환자 로 진단하겠지만, 한방에서는 '정상' 입니다.

 

 

아직도 차이가 이해가 안되시나요?

 

양방에서는 피부질환이 참 여러가지지요, 아토피, 음식알러지, 다한증 등등 말하려하면 끝도없이 나오죠

 

한방에서는 어떻게 볼까요? 모두 습열濕熱의 열월熱越 로 인해 발생한 현상들입니다.

 

재밌는건 한방에서는 이러한 피부질환은 피부의 문제가 아니라 위장의 문제로 봅니다.

 

위장에 존재하는 숙식이 오래되어 열로 변한 것이 위장에 속한 부위로 나타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어때요? 이해도 안되고 뭔 민간요법같은 미신 나부랭이로 보이시고, 웃기신가요?

 

이해합니다. 당연히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생각하실테고, 근거를 대보라고 하시겠지요

 

그런데 어쩔 수 없네요? 위장에 배속된 오행의 요소가 존재하고, 위장에 배속된 인체의 부위가 존재하며,

 

그것을 기반으로 인체를 바라보고 있는게 한방인데요.

 

대명제가 달라요. 전제하고 시작하는게 다르다 이말입니다.

 

 

 

데카르트가 점과 선과 면을 정의하죠. 이러한 기본적인 대명제가 맞다고 전제하고 들어가는게 자연과학이며 양방인거죠?

 

그럼 제가 되물어 볼께요.

 

점이 크기를 갖지 않는 한 지점인 건 무슨 근거랍니까?

 

그 점들이 늘어선 넓이를 갖지 않는 선이란건 무슨 개소리 랍니까?

 

이렇게 말하는 제가 되도 않는 비유를 하고 있는 것 같이 보이신다면,

 

한방의 기본 대전제에 근거를 대라고 소리치시는 분들도 저에겐 똑같이 보인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방이 무협지니 뭐니 하면서 폄하하시는 분들은

 

분명 물리도 공부하셨고, 화학도 공부하셨고, 지구과학도 하셨고, 수학도 하셨고, 생물도 공부하셨지요?

 

그리고 당연히 그렇게 공부하고 체화하신 사고방식으로 한방을 폄하하시는 것이구요.

 

 

상한론을 공부해보셨나요? 금궤요락은요? 본초는요? 제중신편은요? 황제내경은요?

 

진지하게 한방을 공부하시는 분들은 한방을 폄하하시는 분들만큼

 

자연과학에 대해서 공부를 안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래서 할일없고 시간남아돌고, 사기쳐서 돈벌기 쉬워서 한방을 하신다고 생각하시나요?

 

 

졸려서 한마디만 더하고 글 줄일께요

 

깔려면 좀 공부하고 와서 까세요.

 

분명 욕먹어 마땅하고, 제대로 알지 못하고,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 모르는 '한의사' '한약사' '약사'들이 많지요.

 

그런데 그런 곳이 잘되고 잘 운영될거라고 생각하세요?

 

요즘은 침 놓는 한의원에 정형외과의 물리치료시설을 설치하고,

 

한약 취급하는 약국에서는 다이어트 한방이니 뭐니하면서 운영하죠.

 

100이면 80~90은 망합니다.

 

당연하죠. 생각보다 우리나라 사람들 돈 허투로 잘 안쓰거든요.

 

그런 사람들을 상대로 진지하게 치료제로서 한방을 공부하시고 발전시키고 있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후우 자려다가 괜히 이글 저글 읽어보고 혈압올라서 썼네요

 

물론 댓글에 말 안통하시던 몇몇 분들 보시라고 쓴글이에요.

 

안타깝고 속상하기도 하네요.

 

한편으론 의욕도 생기고요.

 

좋은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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