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8.07 22:36
영화를 보러 들어가기 얼마전 우연히 영화를 이미 본 커플의 대화를 듣게 되었는데
남자분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난 머리가 나쁜가봐.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가 안가.."
할 수 없이 고백하건대 저도 머리가 나쁜가봐요...ㅋ
제가 영화를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재미' 때문이에요.
물론 감독이 한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읽어내는 것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즐거움일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재미'가 있은 다음의 이야기이고 재미는 없고 감독이 하고싶은 이야기들로만 가득찬 영화같은건 별로 보고싶지 않습니다.
저에게 '설국열차'는 바로 그런 영화인 것 같아요.
영화를 보고 돌아와 저보다 영화를 잘 읽으시는 분들의 글도 읽어보고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 기사도 읽어보았지만
이건 이렇고 저건 이렇고 같은 설명은 영화가 재미있은 다음 이야기지 않나요?
봉준호 감독이 오래전부터 하고싶었던 이야기를 풀어낸 것은 이해하겠는데
미안하지만 이 영화는 재미가 없었습니다.
스토리는 열차칸처럼 단절되어 있고 개성있어 보이는 캐릭터들은 너무나도 의미없이 소모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특히 송강호와 고아성의 캐릭터는 뭔가 특별한 이야기가 있어보이지만 설명은 대사 한두줄로 끝.
그래놓고 이야기의 물고를 다른 방향으로 틀어주는 조커였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좀 무책임하지 않나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봉준호 감독에 대한 일말의 기대감까지 더하여 5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