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세타니 토모오씨의 <한국인, 조센징, 조선족>을 읽고 쓰는 글입니다.

오사카 출신은 일본에서도 화끈한 스타일로 인식된다는 이야길 어디선가 들었는데(정확하진 않지만), 카세타니 토모오씨의 책을 읽다보면 왠지 수긍하게 됩니다.;

저자의 한국뿐 아니라 재일한국인, 조선족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는 깜짝 놀랐고, 책을 읽으면서 '민족적 동질성'이란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말이 민족적 동일성이지 은연중에 한국을 기준으로 재일한국인의 문화, 조선족의 문화 등을 바라보던 자신에게 좀 놀라기도 했고... 세뇌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따져보면 민족적 동일성이란 말뜻 자체가 참 애매한데... 동일하지 않으면 민족이 아닌 것도 아닌데, 왜 '동일성'을 그토록 강조하는지. 하기야 문화적 공동성이 민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긴 합니다만.

 

각론하고 저자가 한국사회를 여러 방면에서 비판하는데, 기분이 나쁘다기 보다는 오히려 시원하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특히 저자는 한국 언론을 맹렬히 비판했는데 그 이유가 1. 지나치게 감정적이다.(공정하고 냉정한 보도를 해야 하는 언론의 자세가 아니다) 2. 보도자세가 엉망이다. 라는 거였습니다.

 

특히 저자가 지적하는 것 중의 하나가 호칭문제였습니다.

일본에서는 외국인을 지칭할 때 칼같이 '상'을 붙이는데, 한국언론은 자기 멋대로 천차만별이란 겁니다.

 

예를 들어 같은 한국인을 지칭할 때는 김바보씨라고 하는데, 외국인을 지칭할 때는 유명 정치인을 제외하면 거의 톰 크루즈, 마돈나 하고 불러댄다는 겁니다.

 

책을 읽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과연 그렇더군뇨!!;

 

이후 뉴스나 신문들을 읽을 때 유심히 살펴봤는데, 톰 크루즈, 마돈나 같은 유명 연예인을 부를 때는 그냥 이름만 부르고 일반적인 사람을 부를 때 예를 들어 곰즈 씨 같은 사람은 '씨'를 붙여서 지칭하긴 하는데 이것도 잘 안 지키는 경우가 많더군요. 

 

이건 어디서 나온 기준일까요? 원래 한국언론 보도 지침이 이런 건지 궁금합니다.

 

내친 김에 NHK 위성방송 뉴스와 한국뉴스를 비교하면서 살펴봤는데, 일본인들의 눈에 한국언론이 감정적으로 보이는 이유를 이해했습니다.

 

다른 일본방송의 뉴스도 NHK 같은진 잘 모르겠는데요, NHK의 뉴스 아나운서들은 무슨 내용의 뉴스를 전달하든 항시 무표정을 유지하더군요.

그런데 한국 뉴스 아나운서들은 즐거운 소식을 전할 땐 '빙긋' 웃고, 나쁜 소식을 전할 땐 '화가 난' 표정을 짓습니다.-ㅁ-;

단어선정도 일본과 한국은 상당히 다릅니다. 예를 들어 중국산 식품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할 때 일본은 '중국산 식품이 문제를 일으켰다'고 표현하면 한국은 '중국산 식품 또 공포' 이런 식으로 표현합니다. 심할 때 한국뉴스는 콰과광! 하는 배경음도 이따금씩 넣더군요;;

한국뉴스마다 항상 서비스처럼 딸리는 주관적 훈계 코멘트는 말할 것도 없겠지요? 이건 한국사람들도 자주 지적하는 문제니까.

 

일본뉴스를 보며서 참고할 만하다 싶었던 것은 지도의 활용이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일어난 재해나 국내 사고를 보도할 때 반드시 지도로 구체적인 사건발생지역을 정확하게 전달해주더군요. 그에 반해서 한국은 지도를 거의 활용하지 않다시피 하더라구요.

 

한국은 쏘핫해지길 강권하는 사회일까요? 

생각해보면 어떤 이슈가 뜰 때 냉정한 반응을 보이면 비난조로 사용되는 표현이 '쏘쿨족 또 납셨네'이긴 하군요.

한국사회 전반적으로 남과 동일하지 않으면 뭔가 '나쁘다'(다르다,가 아니라 나쁘다)라는 인식이 팽배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런 것도 은연중에 세뇌받는 민족적 동일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지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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