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03 01:32
영화평론가 정성일 외에도 [씨받이]의 촬영감독이셨던 구중모 촬영감독,
그리고 영화평론가 허문영도 왔더라고요. 허문영은 객석에 앉아 있다가
나중에 정성일로부터 질문도 받았습니다.
영화에 관한 논의에서부터 분명히 누군가의 기분을 언짢게 만들 수 있는,
가십으로 소비될 수도 있는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인상깊었던 건, 프레시안 북스에 실린, 제가 다른 글에서 링크를 걸어놓기도 한
정성일의 인터뷰와 이번 GV가 조응하는 것 같다고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가령
정성일은 관객들에게 질문을 하더라고요. 어떤 장면에 대한 얘기를 한참 하다가
이 장면 뒤에 이어지는 장면이 어떤 장면이었는지 기억하느냐, 45일 전에 본 영화가 아니라
45분 전에 본 영화니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식으로.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00827203554
이 글에는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내가 비디오를 음 본건 20대 후반이었다.
그 전까지 영화는 오로지 극장에서 봐야만 했다. 한번 보면 끝이다. 이 영화를
내가 소장하기 위해선 기억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영화를 보게 된다."
저는 영화를 필사적으로 보는 것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지만 그건 우문이었던 것
같아요. 정성일은 영화를 보고, 자기가 무엇을 봤는지 본 것을 기억하고 그 안에서
의문을 갖는 태도, 그러한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그런 것을 관객들과 함께
나누기를 원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영화를 보는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니까
꼭 이것이 옳은 것이고 이것을 해야 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