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트 페이지즈: 늑대의 저주 Late Phases: The Night of the Lone Wolf


미국, 2014.     

 

A Site B-Glass Eye Pix Co-Production, distributed by Dark Sky Films. 화면비 2.39:1, 1시간 36분. 


Director: Adrian Garcia Boglinano 

Screenplay: Eric J. Stolze 

Producers: Brent Kunkle, Larry Fessenden, Greg Newman 

Cinematography: Ernesto Herrera 

Creature Effects Producer: Robert Kurtzman 

Special Makeup Effects: Brian Spears, Peter Gerner Production Designer: Lisa Myers Music: Wojciech Golczewski CAST: Nick Damici (앰브로스 맥킨리), Ethan Embry (윌), Rutanya Alda (글로리아 베이커), Tom Noonan (로저 스미스 신부), Tina Louise (클라리사), Lance Guest (제임스), Erin Cummings (앤), Karen Lynn Gorney (돌로레스), Al Sapienza (베네트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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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호러 전문 디븨디-블루레이 레벨인 다크 스카이는 몇 년 전부터 직접 콘텐츠 제작에도 손을 대고 있는데, 타이 웨스트의 [악마가 사는 집] 이라던가 디븨디 도큐계의 고수 데이빗 그레고리가 감독한 [플레이그 타운] 등의 꽤 명성을 얻은 작품들도 있다. 그 중에서 컬트적인 명성을 얻은 서부극-뱀파이어-성장영화 하이브리드인 [스테이크랜드] 에 주연했던 닉 다미치를 기용해서 제작한 저예산 호러인데, 에릭 스톨저의 각본이 먼저 괜찮고, 스페인 출신의 아드리안 가르시아 볼리아노의 감독도 좋다. 이 한편의 계보를 굳이 따지자면 조 단테 감독의 명작 [하울링] 의 조카뻘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늑대인간 영화의 계보에는 크게 보아서 고전작품 론 채니의 [울프맨]에서부터 최근의 유명작으로는 존 랜디스의 [런던의 미국의 늑대인간]까지 내려오는 "변신 중심" 계열-- 주인공이 "난 착한 사람인데 늑대인간에 물려서 보름달이 뜨면 늑대인간으로 변신해서 사람을 잡아먹어. 덕택에 연애도 못하고 내 인생은 엉망이야 으허헝" 라는 식으로 고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있고, 아미커스의 괴작 [야수는 죽어야 한다], [하울링]등의 혈통을 있는 "미스터리 중심" 계열의 작품군-- "여러분들 중에 늑대인간이 숨어있습니다. 나는 그게 누군지 반드시 밝혀내고야 말 것이요!" 더하기 "자기 있잖아 우리 회사의 팀장님이 사실은 늑대인간인가 봐. 그 팀이 사실 다 늑대인간들이더라구. 요번 MT갔을때 나도 물렸어. 자기야 어떡하지? 나 요즘에 고기집에 가면 육회만 땡겨." 식으로 단수나 복수의 늑대인간들의 정체를 주인공이 밝혀내는 스토리를 주로 다룬다-- 이 또한 존재한다.


이 한편의 오리지널한 점은 주인공과 늑대인간이 출몰하는 지역의 배경의 설정이다. 먼저 닉 다미치가 노인 메이크업을 짙게 하고 연기하는 주인공 앰브로스 맥킨리는 베트남전 참전용사이고 총기를 손에서 놓은 적이 없는 꼬장꼬장한 퇴역군인인데, 거기에 더해서 앞이 보이지 않는 맹인이다. 그는 상처(喪妻) 한 후 "섀도우" 라는 멋진 이름의 맹인견을 데리고 뉴욕주의 시골에 있는 노인들 전용의 실버타운 (한국식인 실버타운 감각에 맞추어 보자면 추레해 보이는 마을인데, 이러한 추레함은 촬영의 색감이나 벽지의 질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감독과 프로덕션 디자이너 리사 마이어스의 의도적인 작전이라는 생각도 든다) 에 이주하는데, 이 실버타운에는 몇 년 전부터 한달에 한 번씩 의문의 짐승에 습격되어 개들이 실종되는 불상사가 발생하고 있다. 맥킨리가 이사한 바로 다음날이 보름달인데, 옆집의 미인 할머니 돌로레스가 사는 집에 무시무시한 괴물이 침입하여 그녀의 배를 갈라 살해하고 맥킨리를 지키려고 달려든 용감한 섀도우도 무참히 죽인다. 맥킨리는 복수를 맹세하는데, 단서를 조금씩 끌어 모아 자신이 상대하는 존재가 인간이나 야생동물이 아닌 제 3의존재라는 심증을 굳히고, 더군다나 만월 (滿月) 의 출몰과 관계가 있다는 데까지 생각이 도달하게 되자, 뭐 이런 영화의 주인공이 아니더라도 결론은 하나밖에 없다-- 늑대인간이 실버타운에 숨어있다! 그는 당장 비석 판매인에게 부탁해서 은으로 만든 총알을 오만방에 떠들지 않고 만들어줄 총기 전문가를 물색한다. 맥킨리가 이런 준비를 하려는 동안 그를 자폐적인 옹고집 노인으로 여길 수 밖에 없는 아들 부부와의 관계는 내리막길을 걷게 되지만… 


이 한편이 만일 한국이나 일본에서 만든 저예산 영화라면, 대인관계에 (의도적으로) 서투른 퇴역군인에다가 시각장애까지 있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상, 멜로드라마적인 굴곡과 맹인견이나 다른 할머니 보조 캐릭터들을 이용한 코믹 릴리프를 부단하게 집어넣으려고 노력할 것이지만, [레이트 페이지즈] 에서는 막판까지 드라이한 감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칭찬해 줄 만 하다. 맥킨리라는 캐릭터는 본인도 인정하다시피, 특별히 남들에게 없는 예지나 괴로운 경험에 바탕을 둔 성찰을 지닌 인물도 아니고, 그가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설정은 단지 상황극으로서의 서스펜스를 부각시키는데 주로 원용되고 있을 따름이지만, 디미치의 강성 연기와 맹인이자 노인인 주인공 신체적 조건에서 어쩔 수 없이 파생되는 페이소스의 대비가 상당히 효과적이다. 그와 동시에, 맥킨리를 둘러싼 실버타운의 면면들에 고전 헐리웃 영화나 컬트적 장르 영화에 출연했던 옛 배우들— [다크 해프]의 루타니아 알다라던가, 오리지널 한니발 렉터 영화 [맨헌터] 에서 괴인 살인마 돌라하이드 역을 맡았었고 늑대괴수 영화 [울펀] 에서도 출연했던 장신의 이색 연기자 톰 누넌 등— 포진시킴으로써 [하울링] 과 비슷하게 장르적인 덕후성 재미를 더하려는 노력도 돋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늑대인간이 참극의 장본인이라는 것을 거의 작품이 시작하자 마자 밝혀버린 선택은 별 문제가 없었지만, 누가 늑대인간이냐 하는 미스테리 장르적 시각을 조금 더 발전시킬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여겨지고, 괴물로의 변신이라는 끔직한 상황을 질병과 같은 불가항력적이고, 육체적인 조건으로 볼것이냐, 아니면 마약 중독과 같이 정신적인 요소가 가미된 조건으로 볼 것이냐, 등의 설정의 “사상적 배경” 에 관련된 이슈를 조금 더 천착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전반적으로 불만스러웠던 CGI 의 남용과 얄팍했던 캐릭터들에도 불구하고 베네시오 델 토로 주연의 [울프맨] 에는 이러한 이슈에 접근하려는 기본적인 태도가 존재했었다. 그러나 이것은 물론 “변신의 고뇌” 를 다루는 것이 늑대인간 장르의 주류적 접근 방식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늑대인간의 디자인은 중에서 약간 하 정도로 평가할 수 있겠다. 귀가 기다랗고 안면이 약간 원숭이처럼 생긴 것이, 조 단테의 오리지널 보다도 [하울링] 의 저질 속편들에 나오는 폼 안나는 털북숭이 괴물들을 약간 연상시킨다. 이왕 [하울링] 이나 [런던의 미국인 늑대인간] 을 연상시키는 “뜸들여가면서 천천히 변신하기” 장면까지 삼입한 깐에는, 좀 더 오리지널한 모습을 보여주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Late Phases 라는 원제가 마음에 안들었던지 다크 스카이 비데오에서 내놓은 블루 레이에는 [외로운 늑대의 밤] 이라는 부제를 첨가했는데, 여기서 “외로운 늑대” 라는 것은 주인공인 맥킨리를 아이러니칼하게 지칭하고 있는 듯 하다. 원제는 내가 추측컨데, 달이 차오르고 또 이지러지는 사이클을 영어로 phase 라고 부르기도 하는 걸로 봐서, 만월이 떠오르는 “후기 월상 (月相)” 을 뜻하는 것이라고 본다. 물론 노년의 주인공이 후회스러운 인생의 총결산을 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보통 이런 영미권 영화의 타이틀은 복수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마련이니까. 다크 스카이 비데오에서 출시한 블루레이는 2.39: 1이라는, 어떤 샷에서는 양 어귀가 휘어지는 왜곡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와이드 앵글 렌즈를 다용한 익스트림 와이드스크린 촬영기법을 사용한 이 한편을 시각적으로 충실하게 재현해주고 있으며, 닉 다미치 이하 연기자들과 스탭이 참여한 메이킹 오브 피처레트와 볼리야노 감독의 코멘터리를 수록하는 등, 괜찮은 패키지를 피로하고 있다. 영화를 좋게 본 분들께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출시작인 만큼, 블루 레이의 압도적인 고화질로 소장하실 것을 추천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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