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메라 대괴수 공중결전 ガメラ大怪獣空中決戦


일본, 1995.   ☆☆☆★★


A Daiei Company Ltd/Nippon Television Network Co./Hakuhodo Inc. Co-Production, distributed by Toho Co. 화면비 1.85:1, 1시간 43분. 


Director: Kaneko Shusuke 金子修介 

Screenwriter: Ito Kazunori 伊藤和典 

Cinematography: Tozawa Jun'ichi戸沢潤一, Kidokoro Kan 木所寛 

Special Effects Direction: Higuchi Shinji 樋口真嗣 

Executive Producer: Tokuma Yasuyoshi 徳間康快 

Music: Otani Ko 大谷幸 


CAST: Ihara Tsuyoshi 伊原剛志 (요네모리 항해사), Nakayama Shinobu中山忍 (나가미네 아유미 박사), Fujitani Ayako藤谷文子 (쿠사나기 아사기), Onodera Akira小野寺昭 (쿠사나기, 아사기의 아버지), Hasegawa Hatsunori 長谷川初範 (사타케 자위대 대령), Honda Hirotaro 本田博太郎(사이토오 심의관), Hotaru Yukijiro蛍雪次郎 (오오사코 형사). 


예고했듯이 2019년도 부천영화제의 괴수특촬영화 회고전을 빌미삼아서, 십 몇 년 가까이 올린다 올린다 하고 말만 하면서 결국은 못 올렸던 "헤이세이 가메라" 시리즈를 리뷰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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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이 헤이세이 가메라 시리즈가 처음 등장한 지도 25년이라는 결코 적지 않은 세월이 흘렀고, 2010년대의 레젠더리판 리부트 [고지라] 시리즈가 무지막지한 확장판 세계인 "몬스터버스" 로 돌입하는 상황에서 (최신작 [킹 오브 몬스터즈] 의 흥행적 부진을 고려하면 반드시 그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 같지만), 1990년대 중반 당시에 5-6억엔이라는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비슷한 시기에 제작된 토오호오의 "헤이세이/밀레니엄 고지라" 시리즈의 제작비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얻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지만, 1991년에 공개된 그 당시로서는 시리즈 중 최고 히트작이었던 [고지라 대 킹 기도라] 가 15억엔, 2004년에 [신 고지라] 전에 마지막으로 일본 국내에서 제작된 흥행 실패작 [고지라 Final Wars] 가 대충 20억엔이라는 제작비를 들였다고 알려졌다. 이미 상당한 기간 동안 일본의 팬덤 안에서는 특수효과가 많이 쓰이는 실사영화가 극장 공개시 올릴 수 있는 수익만 신경 쓰는 제작회사들과 토오호오 등 메이저 스튜디오들의 태도 때문에, 헐리웃에 비교해서 규모와 기획에 걸맞지 않게 너무 낮은 제작비를 책정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되어 왔다는 사실도 확인해둔다) 몬스터 수트를 입은 연기자들이 괴수들을 연기하는 "구식" 특수효과를 고수하여 제작된, "날아다니는 거북이 괴수" 가 주인공인 괴물영화들이 현대 (2019년) 의 시점에서 더 이상 혁신적으로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상상을 누구나 능히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가메라는 명실상부한 "괴수왕" 의 지위를 한 번도 내놓은 적이 없는 고지라에 대한 대항마로 다이에이 영화사에서 창조해낸 괴수였지만 애초부터 당대 최고의 특수효과 감독이었던 쯔부라야 에이지 (1901-70) 와 그의 회사라는 절대적인 기술자들과, 쿠로사와 아키라 감독 작품의 조감독 및 특촬 감독 등으로도 강렬한 공헌을 했던 혼다 이시로오 (1911-1993) 등의 명 장인들을 부리면서 [고지라] 시리즈를 제작했던 토오호오와는 상대가 될 수 없었던 처지였다. 가메라는 그 (솔직히 말하자면 조잡한) 장난감을 무척 의식한 듯한 디자인과 "어린이들을 해치지 않는 괴수" 라는 설정 등을 보더라도 유아층을 제외한 관객들로부터 공포나 외경스러움을 자아낼 것을 처음부터 포기한 존재였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보자면 사실 쇼오와판 (60-70년대) 의 가메라는-- 불을 뿜거나 그런 괴수적인 행동을 할 때 특히-- 무척 초라해 보이고 안쓰럽다. 아무리 너절해보이는 후기 아동용 작품에 출연한 고지라라 하더라도 최소한 전성기가 지난 채 늙어버린 유명 레슬링 선수 정도의 카리스마와 위엄은 유지하고 있거늘. 이 친구의 유일하게 간지나는 행동이라면 다리와 머리를 껍질 속에 수납하고 빙글빙글 돌면서 하늘을 나르는 비행 방식 정도일까? 이러한 어떤 때는 영화 만든 사람들이 다 포기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의 허접함에도 불구하고, 쇼오와 가메라 시리즈는 적대자 괴수들의 상궤를 초월하는 괴상한 설정과 디자인 (아마도 누군가가 말했듯이 "주방에서 쓰는 식칼을 그대로 괴수로 만든 것 같은" 모습의 기론이 그 처절한 싸구려 디자인의 정점을 찍지 않을까 싶다만), 나름대로 70년대적 키치적 모던함을 상기시켜주는 만듦새 등 매니악한 매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photo GAMERA GUARDIAN OF THE UNIVERSE- THE ICHTHYOLOGIST AND THE CAPTAIN_zpswe5o73cp.jpg 


들리는 말에 의하면 원래 카네코 슈우스케 감독은 원래 쇼오와판 가메라와 비슷한 컨셉으로 괴수영화의 "웃기는" 패러디판을 만들려고 기획했지만 (다른 전언에 따르면 제작비가 너무 적어서 제대로 된 괴수영화를 제작하는 것은 일찌감치 포기했던 것이라고도 하지만 진실인지는 모르겠다), 원래 안노 히데아키의 가이낙스에서의 파트너였고 ([신세기 에반겔리온] 의 "신지" 는 이 사람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라고 함) 디자인과 특수효과의 설계에 뛰어난 능력을 지닌 히구치 신지 (나중에 [진격의 거인] 실사판의 감독과 [신 고지라] 의 공동감독을 맡게 되었음은 주지하는 바다) 와 역시 아니메이션 필드에서 명성을 쌓은 각본가 이토오 카즈노리가 합류하게 되면서 "당시 제작 중이던 고지라 시리즈보다 더 정통적인 괴수영화"를 목표로 삼게 되었다고 한다. [가메라 대괴수공중결전] 은 기본적으로는 가레스 에드워즈판 [고질라] 가 추구했던 것 같은 압도적인 스펙타클이나 초월적인 숭고함보다는, 괴수 탈을 뒤집어쓴 스턴트 액터들이 씨름 한판을 벌이는 고전적인 괴수영화의 패턴에 충실하게 서사를 진전시키면서, 동시에 카네코 감독의 특기인 깔끔하고 합리적인 캐릭터 조성과 많은 정보를 헷갈리지 않게 전달하는 매끄러운 연출력에 힘입어, 좀 더 단순한 "영화적인 재미" 에 중심을 두고 있다. 그가 맡았던 고지라 시리즈의 최고작 중 하나인 [고지라-모스라-킹기도라 대괴수 총공격] (2001) 과 마찬가지로, 카네코 감독은 각 캐릭터들을 기본적으로 자기 맡은 일에 충실한 프로페셔널들로서의 존중심을 가지고 그려내고 있으며, 자위대의 경우도 무어가 무언지 알 수 없는 신병기를 개발해서 오히려 문제를 더 크게 만들고 있는 민폐 조직으로 그려대는 헤이세이/밀레니엄 고지라 시리즈와는 달리, 스스로의 힘으로 괴수들을 포획하기도 하고 일정 정도의 데미지를 입히기도 한다. 그리고 카네코 감독은 일부 일본 감독들이 거의 무감각하게 보일 정도로 관심이 없는-- 그리고 현대의 웬만한 중견 헐리웃 감독이라면 기본기로 장착하고 있는-- "드라마틱한 액션 연출" 에도 능하다 (헤이세이 고지라 시리즈의 감독들은 짜증스러울 정도로 이것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메라가 "플라스마 화구"를 극적으로 발사하여 갸오스와의 "결투" 의 매듭을 짓는 장면 등을 보면 그것을 실감할 수 있다. 


물론, [쥬라식 파크] (1993) 나 [터미네이터 2] (1991) 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헐리웃도 특수효과의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시대였기 때문에, 이러한 작품들에 비해 보면 확실히 예산 면에서나 특수효과의 정교함에 있어서나 많이 밀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메라] 는 아마도 제작비 대비 효과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불가능했을 "일본식" CGI 효과를 밀어붙이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고, 식인 괴조인 (이것은 쇼오와판 원본에도 설정으로 존재한다. 옷가지와 소지품만 배설하거나 뱉어낸다는 묘사는 토오호오판 [프랑켄슈타인의 괴수 산다 대 가이라] 등을 참조한 듯 하지만) 갸오스가 비행하는 모습을 그릴 때에도 될 수 있으면 물리적 특수효과에 기대는 모습을 보여준다. 단지 비행하면서 전투를 벌이는 갸오스와 가메라에게서 강렬한 공중전적인 스릴과 흥분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 것은 유감이다. 


캐스트도 일본의 호러-판타지-SF 영화의 일반적 수준에 비교하자면 괜찮은 편이다. 주연은 [유황도에서 온 편지] (2007) 에 니시 남작 역으로 출연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재일교포 연기자 이하라 타카시와 초유명 아이돌 가수 나카야마 미호의 여동생이고 지금도 TV 와 영화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나카야마 시노부인데, 후자는 이 작품으로 각종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을 정도의 열성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있고, 호타루 유키지로 ([제이람]) 등의 조역들도 과다하게 코미칼하게 굴거나 하지 않도록 제대로 통제가 되어있다. 캐스트에 관해서 이 시리즈를 잘 아는 관객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릴 수 있는 부분은 스티븐 시갈의 딸이고 이 한편이 당시 16세 때 데뷔작이 된 후지타니 아야코가 연기하는 소녀 아사기의 캐릭터일 듯 하다. 아사기는 고대문명의 유전공학으로 제작된 생물병기라는 설정의 가메라와 물방울형 보석을 통해 텔레파시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마법소녀"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무녀" 이겠지만) 로 나오는데, 후지타니가 특별히 연기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이런 신비주의적인 캐스트 설정이 항상 이런 특촬영화에서 "경파" 팬들에게 걸림돌이 되는 현상을 자주 목도하게 된다. 단지 후지타니 자신의 캐스팅은 여전히 우수하다. 무슨 AKB48 아이돌이나 그런 "소녀스러운 소녀" 캐스팅이었다면 이미 손발이 오그라드는 설정이 더욱 그렇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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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가메라 대괴수공중결전] 은 1954년 [고지라]를 기원으로 하는 일본산 특촬 괴수영화의 왕도를 꿋꿋이 걷는 작품으로, 당시의 수준으로 보면 팬들이 눈물을 흘리면서 반가워했던 것도 충분히 납득이 가는 진솔한 한 편이다. 단지 특수효과는 어쩔 수 없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되었으니, [쥬라식 파크] 를 다시 보고 CGI 수준을 일일이 따지면서 "옛날 영화다" 라고 폄하해야 되시는 그런 분들께서는 알아서 기대 수준을 낮추고 보시거나, 일찌감치 피해가시길 바란다. 나의 경우, 무작위로 비교하자면 [스타 워즈] 프리퀄들보다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열 몇 번을 감상했지만 여전히 몰입한 채 즐겁게 볼 수 있었다. 정석의 버튼을 알아서 눌러주는 익숙함이 새로운 발견보다 중요한 그런 한 편이긴 하지만、그런 영화도 좀 있어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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