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작품성에서 엄청난 수작이라고 감독이 천재일지도 모른다고 과장이 아니라

그 해에 봤던 가장 훌륭한 영화지만, 추천을 쉽게 못하겠어요.

 

장황하게 긴 글이라도 끝까지 읽어주시면 고맙겠어요. 사실은 너무 고통스러워서 마음에 담아두고 쓰거나 하는건 생각도 못했어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는 충격을 준 영화였어요.

이 영화에 대해서 어떤 말을 쓰는 것도 고통스러울만큼.

 

 

처음에는 알록달록 밝은 색채의 디즈니 근처의 건물, 윌리엄 데포와 아이들이 나오는 훈훈한 우정과 인간적인 드라마를 기대하고 이 영화를 봤어요. 그 당시에는 밝은 영화만 찾고 있었거든요.

 , ,,,, 영화가 내가 원하던게 아니라는걸 알았지만 마침내 엄마에게 아이를 복지국에서 빼앗아가는 생이별을 보면서 영화감독한테 화가 나고 이 영화를 본걸 죽도록 후회했었죠.

 

거의 다큐같은 이 영화는 감정적인 호소력을 아주 섬세하게 쌓아가서,,, 그래서 이별하는 두 사람의 현실을 몇 년이나 가슴 속에 담아두게 하는거에요.

 

무니와 해일리 모녀는, 남보기에는 한심한 밑바닥 인생의 미혼모와 딸이지만 진심으로 친구같은 애정이 깊은 사랑하는 모녀이기 때문에 가슴이 찢어질것처럼 아픈거에요.

 무니 일당이 하는 짓은 어린애들이 하는 장난치고 예쁘게 봐줄 수준이 아니고 엄마인 해일리는 아주 충동적이고 대책없는 여자죠.

 집세도 못내면서 그런 막다른 상황에서 관리인에게 생리대를 유리창에 붙이는 것같은 막장짓을 하는 누구에게나 손가락질 당하는 그런 여자.

 

아이에게 거짓으로 호텔 식당에서 밥을 먹게 해주지만, 거기서 무니가 좋아하는 음식을 사줄 때의 그녀의 표정, 남한테 훔친거나 마찮가지인 음식으로 자식에게 음식을 먹이는 엄마의 심정같은거.


그리고 몇 푼 되지 않는 돈으로 무니의 친구인 재시에게 선물을 사주고 생일 축하를 하면서 불꽃놀이를 보던 장면에서처럼 마음 따뜻하고 남들처럼 자식에게 잘해주고 싶은 그런 애틋한 마음을 한 장면 장면마다 느끼죠.

 

이제 아이를 빼앗길 것을 예감할 때 빗속에서 무니를 안고 돌리면서 놀던 모습,,,,

 밤에 자다 일어나서 방바닥을 발로 울리던 그 장면이 잊혀지지가 않아요. 한밤중에 방바닥을 발로 차던 그 여자의 심정이 마음에 끊임없이 울려요.


잊혀지지 않는 장면은 너무 많지만 무니가 복지국에서 사람들이 왔을 때 제시에게 찾아가서

 나 지금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아라고 하면서 숨막히던 그 표정이랑 둘이 디즈니랜드로 뛰어가던 그 마지막 무렵의 장면들.

 

 

무니와 그 아이들이 어울리면서 노는 모습에서 아이스크림 하나라도 먹고 싶어서 하는 행동들,,,,그리고 어른들의 감정까지 찾아내는 그 아이들 또래의 본능적인, 모든걸 흡수하는 감수성,

거기에 신혼여행이라고 찾아온 여자를 보면서 무니가 곧 울 것같은 표정이라고 했을 때나 그 아이 눈높이에서 본 세상이나 감정, 그 나이때의 상처가 모두 떠오르더군요.

 

제시에게 들판의 소를 보여주면서 사파리에 왔다고 말하던 장면은 귀엽기도 하면서 마음이 짠해져서 다시 보고 또 봤어요.

 

그나마 있던 친구조차도 해일리에게는 방화 사건과 그걸 찍으면서 딸과 놀고 있는 모습에 선을 넘어버렸다고 생각하고 차갑게 돌아서서 관계를 끊어버리죠.

 

나중에는 매춘 혐의로 고발까지 했던 것도 자기 아들을 지키고 싶었던 친구가 했던 것이구요. 안타까웠어요.

말한다고 알아들을 여자가 아니라고 생각했겠지만 적어도 왜 외면하게 되었는지 해일리한테 말이라도 해주었더라면.

    

그 친구를 두들겨 패고 욕실에서 토하던 장면같은 것도 감정을 폭발하게 하죠.

 

복지 정책으로 매우 싸게 임대해주는 그 임대주택 세도 못내는 해일리는

길거리에서 무니와 소소한 물품을 파는 것으로 연명하면서 음식점이나 카페의 서빙같은 흔히 구할 수 있을 듯한 일자리도 전혀 구하지 못해요.

온 동네를 다 뒤져도 일자리를 못구한다고 복지센터에 가서 신경질을 부릴 때 사실은 잘 이해를 못했는데 지금은 그 여자가 느꼈을 절망감이나 분노가 이해가 되요.

결국은 아이도 있는 방에서 성매매를 하고 그 남자에게 디즈니 이용권을 훔치기도 해서 아이의 양육권을 빼앗기게 되죠.

 

이 임대주택에서 사는 사람들도 역시 이런저런 사연의 밑바닥에 사는 사람들이지만 그 사람들이 아이들을 돌보고 서로와의 관계 속에서 인간적인 애정을 느낄 수가 있어요. 거칠게 보이더라도.

 

나중에 사실 모든게 끝난게 분명한데도 세탁실에서 마리화나를 주면서 해일리를 끌어안아주며 모든게 괜찮아질거라고 말하는 별거 아닌거 같은 장면에도 울컥했어요.

 

누구도 이 여자에게 이런 위로를 해주지 못하잖아요. 서로에게 그런 위로를 해줄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도 아니고.

 

관리인(윌리엄 데포)의 역할은,, 실제로 저런 일을 하는 사람은 보통 험하고 스트레스받는 일이 아닐 듯, 저 거친 문제 투성이 사람들에게 세를 받고 건물 관리를 하면서 이 사람은 자신 나름의 최선을 다해서 관리인 역할을 합니다. 무니 일당들에게 자상하게 굴지는 않지만 이 아이들 곁에서 어슬렁거리는 소아성애자로 여겨지는 사람을 속시원하게 쫓아주는 것을 봐도 그렇고 내심으로는 이 사람들과 아이들에게 애정과 책임감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해일리같은 여자가 있다면, 사실 주위에서 이런 여자를 만날 일도 우리는 거의 없지만요,

 

듀게에 다양한 경제적 사회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해도 우리는 해일리처럼 성매매로 밥벌이를 할 지경에 이르는 막다른 상황이나 어린 나이에 딸을 가진 미혼모가 되는 사람을 만나기도 어렵잖아요. 내가 영화로 두 사람의 일상을 섬세하게 볼 수 있어서 떼어놓아서 안될 모녀라고 하지만 해일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게 될까요? 그 여자가 성매매를 계속하면서 아이를 키우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하겠죠.

 

물론, 왜 그 여자에게 직업 교육이라도 시켜주거나 할 일거리를 주거나, 어떤 기회라도 주지 않고서 단한 번의 신고로, 상습적인 성매매도 아닌데 아이를 빼앗는지 묻고 싶은건 많았어요. 하지만 결국 그 여자는 제대로된 일이나 양육을 해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기가 더 쉬운 일이겠죠. 본인이 처세라도 잘해서 말이라도 고분고분하는 것도 아니고 복지국 사람들에게도 성질만 터뜨리는 여자니까.


팟캐스트에서 들은 것처럼 무니도 결국 어머니의 인생을 반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아예 이런 소재를 다룬 가디언같은 미드에서 보듯 여러 위탁가정을 전전하면서 그 안에서 학대나 방치를 당할 확률도 높고, 하지만 그 무엇보다 평생 잊을 수 없을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엄마와 강제로 이별하게 된 상황의 상처와 고통은 헤아릴 수 없겠죠.

 

부모가 있어도 사는 것이 이렇게 서러운데 아주 어린 아이도 아니고 엄마와의 많은 추억이 있는 6~7살 무렵의 여자아이가 엄마와 헤어져서 낯선 사람들에게 맡겨진다는걸 견딜 수가 없어요. 그 무렵의 나와 내 어린 여동생을 떠올리게 하니까요. 그 무렵의 많은 상처들을 마음 밑바닥에서부터 퍼올리듯이 떠오르게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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