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가족에 대한 트라우마, 파괴적인 남녀 관계, 가정폭력, 살인, 정신병적인 징후

이 모든 어두운 비밀과 지옥같은 집착을 다룬 범죄 영화가 취향이 아니라면 과감히 안보는 것이 나은 영화.

 그러나 트라우마와 폭력, 병적인 집착의 경험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에 끌릴 이유가 없겠죠.



   

영화는 어둡고 차가운 겨울밤 얼음조각들이 떠다니는 강물 위로 살인의 증거품들을 다리 위에서 던지는 장면으로 시작해요.

칠흑같은 어둠, 차가운 강물에 떠다니는 얼음, 그리고 법정에서

데이비드 마크스에서 던지는 질문이 겹쳐지죠.

 

차갑게 떠다니는 얼음조각과 그 강물 속 깊이 잠기는 살해의 증거들, 그 첫장면만으로도 본능적으로 사로잡히기 시작했었어요.



 

첫장면을 지나면 평화롭고 아름다운 목장에서 가족들의 행복한 시절을 스냅샷으로 보여주는 가족필름, 그 안에서 행복한 엄마와 아들, 아름다운 음악.

 

그리고 시간을 건너뛰어서 아주 우연히 배관 고장을 고쳐주는 일로 시작되는 남녀의 자연스러운 로맨스 영화처럼 영화는 시작되죠.


데이비드 마크스는 뉴욕 타임스퀘어의 상당한 건물과 땅을 소유하고 있는 부유한 집안의 아들이고

캐서린은 화목한 중산층 집안에서 자란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아가씨로, 재력가인 시아버지의 염려와 못마땅한 기색 외에는

 그들이 차린 유기농 식품점만큼이나 그저 행복한 커플로만 보이는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는 그러나 매우 병적으로 뒤틀린 지옥으로 변해가죠.

 

실제로 Robert Durst와 그의 아내인 Kathleen McCormack의 영구 미제 실종사건(실질적으로 영화에서 강력하게 보여지듯 살인사건)을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는 작품이에요.

이 사건을 다룬 책도 수없이 많고 다큐멘터리도 있다고 알고 있어요.

https://en.wikipedia.org/wiki/Robert_Durst


Robert Durst는 아내의 살인사건을 덮기 위한 추가적인 살인 사건들로 인해 처벌을 받게 되지만 아내의 실종사건에 대해서는 끝내 살인범으로 확정되지 않았어요.

 

라이언 고슬링은 Robert Durst가 보여준 기이한 싸이코패쓰 범죄자의 외형보다는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아내에 대한 병적인 애정과 집착, 소유욕,,,,

그 모든 병적인 상태에 연민을 이끌어내는 섬세하고 복잡한 캐릭터를 오직 그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연기해서, 이 인물에 기묘하게 끌려들어가게 만들죠.

Robert Durst의 세 번의 살인 행각은 시간이 지날수록 기이하고 이해할 수 없는 정신병적이자 매우 고도로 계산된 냉혈한 범죄였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에게 그 기괴한 사건들 속에서도 상처받은 인간으로 느껴지게 합니다.

  

데미지에서 나왔듯이 상처받은 짐승은 가장 위험하다고 하죠.

 

그의 아내와의 비극은 그의 어린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와 비슷한 부류라고 여겨지는(부유하나 범죄와 연관되어있는 음침한 집안 배경, 불행한 과거와 정신적인 문제)를 지니고 있는

여자친구 Susan Bermen의 이야기처럼 그는 7살에 어머니가 집의 옥상에서 앞마당으로 투신자살하는 현장에서 어머니의 끔찍한 죽음을 목격한 충격으로

영구적인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고 정신분열증적인 징후들, 아내에 대한 병적인 집착, 폭력, 그리고 두 사람의 갈등이 되버린 아이의 유산, 이어지는 살인과 기이한 행각들,,,,,

마크스 오거니제이션, 그의 집안은 타임스퀘어에서 마사지샵, 포르노 극장, 스트립쇼 무대와 같은 유흥업소들을 가지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그들의 범죄행각을 지켜보고는 있으나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재력가 집안이에요. 시장은 그저 우리는 관리인일뿐 그 집안을 건드려서는 안된다고 하죠.

데이비드는 맏아들로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아 한다고는 하지만 그가 하는 일은 포르노 극장에서 수금을 하는 따위의 일일 뿐,

그조차 약물과 술에 중독되어 문제를 일으키자 금치산자처럼 취급당하고 한직으로 밀려나게 됩니다.


데이비드와 캐서린, 두 사람의 관계는 co-dependent의 전형이라 할만한 병적인 의존관계, 서로의 상황을 악화시키는 중독적이며 파괴적인 의존관계를 보여줍니다.

캐서린은 아이를 가지고 소아과 의사로 행복하게 살 수도 있는 여자였지만, 아이를 유산한 충격에서 온 마약중독, 가정폭력,,,,물질적으로는 완전히 남편에게 예속된 상태 속에서,

자신의 삶을 위해서는 그를 떠나야 한다고 믿으면서도 가정폭력에 마비가 된 무기력한 상태에서 병적인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가 살해(실종)됩니다.

얼굴에 온통 피멍이 든 채로 이웃집에 한밤중에 피신하지만 남편인 데이비드가 오자마자 그에게 끌리듯이 돌아가는 모습에서 볼 수 있듯이 그녀는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채 데이비드와 함께 파멸해가죠.


그녀가 원치 않는 유산을 하게 되고, 그들의 갈등의 핵심적인 사건이 되죠. 마크스는 아버지가 그가 아내를 살해한 후 아버지에게 가서 저도 아버지와 같은 처지가 되었어요. 그 사람은 저를 떠났어요.”

처음에는 그저 피도 눈물도 없는 돈밖에 모르는 부패한 사업가 정도로만 여겼던 그 아버지는 그녀를 본 순간부터 자신의 아내와 같은 비극을 겪게될 것을 예감하고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었죠.

그녀는 우리 집안과 어울리지 않는단다. 순수한 여자야. 그녀에게 어울리는 삶을 살게 해주렴그리고 그들의 갈등이 심화된 이후에도 그녀가 원하는대로 자유롭게 해줄 것을 권하지만

 데이비드는 아버지에게 복수하듯이, 자신이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하게 한 잔인함에 대해, 행복했던 어머니를 우울증 환자로 만들었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듯이,

자신도 아버지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되풀이하고 이제 혼자가 되었다고 말하죠.

그 냉혈한같은 아버지에게도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아내를 병든 상태로 자살하게 했다는 평생의 죄책감과 고통이 마음깊이 느껴지더군요.

 


왜 저를 유모에게 시켜서 들어가도록 하지 않았나요? 왜 어머니의 죽음을 목격하게 했나요?” “니가 거기서 보고 있으면 니 엄마가 너를 보고 떨어지지 않을거라고 믿었단다

 

아버지는 그에게 너는 나약한 인간이라고 낙인을 찍듯 버리지만 영원히 아들과 같은 고통을 공유하고 있는 듯한 살해 이후의 두 사람의 만남의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순간이었어요.


그녀의 살해와 알리바이에 대한 조작, 그 이후의 범죄행각들은 엽기적이지만 사실상 그녀의 죽음과 아버지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 영화는 실제적으로 끝난다고 여겼어요.

 

라이언 고슬링을 처음으로 봤고 그의 연기력에 매혹되었던 이 영화가 평단의 대단한 평가도 대중적인 흥행도 이루지 못하고 관심밖의 영화라는걸 알지만

 나만의 서랍 속에 간직하고 있는 비밀스러운 귀중품처럼 아꼈다가 다시 꺼내보게되죠.

 

키얼스트 던스트는 이 영화를 찍을 때 심각한 우울증 상태였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녀가 인공유산을 한 병원에서부터 영화 후반부의 한없이 어둡고 황폐한 눈빛은 가슴 깊이 울려나오는 절망감이었어요.

 

아무 이유없이 그저 살인의 흥분만으로 끝없이 수많은 사람을 죽이는 연쇄살인범들의 범죄에는 이제 아무 것도 느낄 수가 없네요. 병적이든 아니든 심층적인 동기를 가지고 있는 범죄 스릴러가 아니면 끌리지 않아요.


실제 상황을 깊이 다룬 책과 다른 점-Without a Trace, Inside the Robert Durst Case

( Marion Collins)

Susan Bermen의 비중 자체가 거의 캐시만큼이나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고 영화에서는 껄렁껄렁한 속물에 쾌락주의자, 냉소적인 태도, 돈이나 뜯으려다가 살해당하는 인물로 그려지는 반면

라스베거스의 거물 마피아였던 아버지의 죽음, 아버지가 갱스터라는 점에 대한 혼란과 고통, 어머니의 죽음,,,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에 의해 트라우마를 가지게 된 어린시절,

어머니의 자살 그 모든 것이 로버트 더스트와 그녀를 묶어주고 마치 영혼의 쌍둥이처럼 느끼게 해주었다는 것과 그녀의 작가로서의 성공이나 기자로서의 행적이 훨씬 진지하고 의미있게 그려지고 있다.

그저 한량이나 유한마담처럼 보였지만 자신의 불행한 인생에서도 의미있는 활동을 위해 적극적으로 살았다는 것이 부각되어 있다.

헤로인 중독자와의 6개월간의 결혼도 있었고 여러 가지 노이로제와 편집증, 신경쇠약에 시달리긴 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는 범죄자 유형은 아니었다.,

어떤 면에서는 로버트 마크스 보다는 훨씬 인간적인 인물로써 인생이 묘사되어 있어 그녀의 죽음, 그리고 캐시보다 더 깊이 로버트 마크스에 대해 이해하고 애정을 가지고 있던

그녀 또한 이용당하고 살해되었다는 것이 더 비극으로 다가온다.

 

캐시는 결혼전 서약서(?)를 통해 이미 아기를 가질 수 없다는 것, 이혼시 위자료를 거의 받지 못한다는 것을 계약한 후에 결혼한 것이다.

우연히 가지게 된 아기를 인공유산하면서 심각한 고통에 시달린 것은 같다. 그녀와 로버트와의 결혼은 불행한 우연처럼 보일 뿐이다.

화목한 집안에서 자란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며 따뜻한 인간애를 가지고 누구에게나 호감형이었던 이 젊은 여인이 어쩌다 이런 정신적으로 뒤틀린 남자의 불행과 엮이게 되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숱한 비극적인 결혼들이 있다하더라도 그녀의 영원한 실종은 불가해한 비극이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회원 리뷰엔 사진이 필요합니다. [32] DJUNA 2010.06.28 79429
741 [영화]땡스 포 쉐어링(Thanks for Sharing)2012 스포주의! 산호초2010 2021.01.06 80
» [영화] 올 굿 에브리씽(all good things) (2010) 스포주의! 산호초2010 2020.12.20 139
739 [영화] 테넷 TENET (2020)- 4K 울트라 HD 블루레이 Q 2020.12.19 511
738 [영화] 러블리 본즈(2009) 스포 주의! 산호초2010 2020.12.17 102
737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2017) (스포 주의) [1] 산호초2010 2020.12.02 195
736 [영화] 뉴욕의 거상 The Colossus of New York (1958) Q 2020.10.19 343
735 [영화] 스푸트니크 Sputnik (2020) Q 2020.09.28 579
734 [만화] 에어리어 88 OVA (1985) eltee 2020.09.23 338
733 [드라마] 싸이코지만 괜찮아 감동 2020.08.10 418
732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2019) 크림롤 2020.08.06 403
731 [영화] 임페티고어 Impetigore (2019) <부천영화제> Q 2020.07.27 317
730 [영화] 부천영화제 따불리뷰- 냠냠 Yummy (2019), 아카시아 모텔 Motel Acacia (2019) Q 2020.07.16 592
729 [영화] 유물의 저주 Relic (2020) <부천영화제> Q 2020.07.14 614
728 [영화] 군달라 Gundala (2019), 흑마술: 보육원의 비밀 The Queen of Black Magic (2019) <부천영화제> Q 2020.07.12 509
727 [영화] 홈즈 앤 왓슨 Holmes and Watson (2018) [4] Q 2020.06.10 506
726 [영화] 오필리아 Ophelia (2018)- 데이지 리들리 주연 Q 2020.05.07 855
725 [영화] 인비저블맨 The Invisible Man (2020) Q 2020.04.09 8475
724 [영화] 컬러 아웃 오브 스페이스 Color Out of Space (2020) Q 2020.03.01 1287
723 [영화] 2019년 최고의 블루 레이 스무 편 Q 2020.01.23 1409
722 [영화] 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 (2019) Q 2019.12.24 1594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