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죽음과 스포일러

2011.07.12 04:00

메피스토 조회 수:3002

* 전 이순신 장군 영화가 나왔을 경우 장군이 죽었다라고 얘기하는게 스포일러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게 역사적 사실이라서가 아니라, 한국에서 정규교육과정을 배웠다면 거의 '반드시'배우고 넘어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우린 무수히 많은 '내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걸 가지고 누군가가 이순신 스포 운운한다면, 아무리 사람마다 다르다지만 억지아닌가요.

하지만 이게 트로이 전쟁에도 적용될지 의문입니다.

물론 중학교 때던가, 사회or세계사 시간에 트로이전쟁이 포함된 기억이 있긴합니다만(정확하진 않습니다), 임진왜란과 엮인;동상까지 서울시내 한복판에 서있는 이순신장군의 임펙트와 비교는 안되죠.

그런데 그리스 신화;트로이전쟁에 대해 모르면 무식해터지는 사람이 되는건가요.

 

아. 메피스토 당신이나 그러지 다른 사람 모두 그걸 안다 따위같은 이야긴 하지 마세요. 트로이전쟁에서 누가 죽고 사는지 같은 쓸때없는건 꼬꼬마 시절부터 알았거든요.

집에 그때 당시 책을 뒤적거려보니 대충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쯤입니다. 올림픽쯤이었는데, 그게 88인지 바르셀로나인지 기억이 안나요. 

아무튼 뒤늦게 안건 아니죠. (많은 꼬꼬마들이 그렇듯)어릴적 여러가지 꿈 중 하나가 별보는 과학자였는데, 거기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게 그리스 로마신화-별자리 이야기였으니까요.

물론 이런 상식쯤이야 유딩때 떼야한다는 분이 계시다면 할 말이 없지만 :-p.  

 

요지는 단순합니다.

세상엔 그리스 로마신화를 모르는 사람이 상당히 많고, 그걸 모르는건 전혀 이상한게 아닙니다. 교양넘치는 분들의 주변엔 마찬가지로 교양넘치는 분들만 계시기에 그리스 로마신화를 이야기하며 헬레네의 몸매가 어떻길래 전쟁을 일으켰을가같은 품격있는 대화가 오고갈지도 모르지만, 그냥 그 바닥에 관심이 없으면 그뿐인 얘기입니다. 그게 교양인가요?

 

바꿔말해 그리스 로마신화나 북유럽 신화를 가지고 영화가 만들어졌고, 누군가가 거기서 누가 살고 죽으며 어떻게 진행된다를 얘기할 경우, 그건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식하다는건 유럽 어디에 붙어있는 나라의 신화를 모른다고 무식하다고 얘기하는걸 무식하고 교양이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 전 나가수의 스포일러 따위에 그닥 관심이 없습니다. 심지어 영화 스포일러에도 관심이 없어요. 이 게시판에서 스포일러 다 보고 가도 영화를 보는데 지장은 없거든요.

하지만 이 게시판(뿐만 아니라 많은 커뮤니티엔) 스포일러에 민감하신 분들이 계시고, 그 분들이 민감한 이유와 그를 고려하는 것이 딱히 내 이익을 침해하지 않기에 '스포'표시를 하는데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못합니다.

이글루에서도 나가수 관련하여 벨리에 글을 쓰는 몇몇 유저들은 글의 도입부가 보이는 특성을 고려, &스포주의&같은 문구를 삽입해서 내용을 가립니다. 그건 이 게시판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그건 그만큼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에서 '스포일러'라는 개념이 들어갈 구석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영화고 예능이고 듀나게시판에서 "나가수 스포주의"를 무슨 게시판 규칙으로 못박아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화제가 되고 이목이 집중되는 프로그램을 얘기함에 있어, 스포주의를 요구한 사람(들)이 지나치게 민감한 사람으로 몰아지거나 "호의를 권리라고 착각하는"뻔뻔한 사람, 정신병자로 매도되는건 괴상하더군요.

"축구 결과 스포"이야기로 비아냥거릴만큼 나가수관련 방송결과가 언제나 공유되는 이야기였나요? 거꾸로 생각해볼께요.  '축구결과스포'수준의 일이었다면 이런 논란이 되긴 했을가요.

평창 동계올림픽 얘길한다고 이 게시판 사람들이, 아니, 대부분의 커뮤니티에서 "스포주의해주세요"라는 이야기가 나올까요?

 

 

* 근데 나가수와는 별개로, 이런 논리라면 영화라고 특별취급받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말씀드렸다피 전 무감각하거든요). 반전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사실 그렇게 느끼는 사람에게나 그런거죠. 이 바닥의 대표인 식스센스만해도 그래요. 반전에 집중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 공포묘사에 더 집중하는 사람도 있죠. 하지만 이 영화의 스포일러 해프닝;관람객들 줄서있는데 버스 창문이 열리더니 "XXX YYYY!!!"라고 외치고 왱~!떠났다는 에피소드는 스포누설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전 이 유머섞인 에피소드가 실제했던 일이었나라는 의문을 품지만, 뭐 그게 중요하겠습니까. 이때 당시엔 그만큼 이 영화의 스포누설에 민감한 사람이 있었다는게 중요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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