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에 군대내의 구타를 비롯한 폭력이나 억압적 권위주의가 일제시대 일본군에서 출발한다는 이야기를 본 것 같은데, 관련 연구나 책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 군대에 갈 일이 거의 없는 여성으로 이뤄진 집단에서 군대놀이를 하는 이유는....추정컨데 아마 그 친구들이 대한민국 국민이어서겠죠.

 

군대 가지 않은 여자가 더 심하냐 덜 심하냐는 사실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강도는 집단마다 다르고, 같은 집단이라해도 구성원마다 다르니까요. 중요한건 군대문화가 널리퍼져있다는 것이겠죠.

파트타임 뛰는 나이어린 친구가 잘못하면 꼭 이런말이 나오죠. "걔가 군대를 안가서 그래".

여자가 뭘 잘못하면 이런 말이 나오죠. "여자들이 군대를 안가서 그래"

 

지금이야 많이...아주 많이 개선되었겠지만(사실 이것도 추정입니다만..뭐 개선되었다고 믿고싶네요), 돌이켜보면 제가 학교를 다니던 초중고까지만해도 학교는 그냥 작은 군대였어요.

그게 무슨 백년전, 반세기전도 아니고 그냥 십수년전입니다.

교련이 과목으로 있고 뭐 이런 맥락이 아닙니다(배우기도 했고요). 그저 구조 자체가 말이죠.

구타가 있고 갈굼이 있고 연대책임이 있고..다 있잖아요. 교사-학생의 관계 말이죠.

뭐 거기서 시작이죠. 애들이 배우면 어디서 배우겠어요. 집아니면 학교인데. 날때 부터 유전자에 군대문화가 박혀있는게 아니잖아요.

거꾸로 얘기하자면, 사회경험이 전무하다시피한 아이들에게 조차 그런 문화가 박혀있다는건 그만큼 그 뿌리가 깊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사실 당연해요.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군대를 경험했고 거기서 습득한 조직문화를 사회로 전파합니다.

더군다나 우리 사회는 아직 남자가 주류잖아요.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학부모-교사라고 예외겠어요. 학교뿐만 아니라 어디든 군대가 보일 수밖에 없죠.

이런 조직문화를 가로막거나 금지하는게 아니라 권장하기까지 하는걸요. 심지어 TV 예능 프로그램을 봐도 개그맨들이 군기잡는걸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하잖아요.

우리가 인식조차 못하는 영역에도 군대식 인간관계나 조직문화가 박혀있다고 생각해요. 심지어 이런 글을 쓰는 저조차도 말입니다.

 

 

* 군대얘기와 연관이 있을지 모르지만 좀 더 썰을 풀자면.

 

전 우리사회가 어떤 엄격한 규율이나 명문화된 규칙보다, 공식적이지 않은 인간관계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생각해요.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건 비인간적이고 삭막한 것이라며 기피되고요. 설혹 문장만으론 엄격한 규칙이 있다해도 실행이 잘 이뤄지지 않거나 고무줄 적용이면 소용없죠.

개인적이고 비공식적인 사적인 제재나 억압이 더 선호되고, 구성원간에 분명한 합의로 이뤄지는 규칙, 규정은 너무 느슨하다는게 메피스토의 생각이에요.

 

만일 학교선배에게 '예의바르게 구는 것'이 정말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일이라면 그건 신입생이 반드시 가져야할 태도이자 공식적인 규칙이 되어야겠죠.

하지만 그런 규칙은 없죠. 그딴게 합리적인 사회에서 필요할리가 없으니까요.

그럼 그런 짓들이 정말 잘못된 일처럼 여겨지느냐면, 그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매해마다 뉴스에 뜨지만 학교에서 그런 일들이 주기적, 반복적으로 벌어지는건 주동자들의 처벌이 매우 약하거나 학교측의 관리 감독이 허술하다는 이야기에요.

그저 쉬쉬하면서, '적당히 하는 수준'에서 서로가 타협을 보는거죠. 신입생들은 죽어나가는거고.

 

적당히 하며 유도리 있게. 너무 까칠하게 규정 따지지 말고. 어딜가든 많이 들을 수 있는 얘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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