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회사바낭] 흥미로운 작은 사건

2017.12.07 11:34

가라 조회 수:1479


어제 갑자기 상사님이 저녁 먹자고 해서 급하게 식당을 예약했습니다.

그리고 식당에 갔는데 문앞에서 상사님이 멈칫하시더니.. '다른데 갈까?' 라고 하시는 겁니다.

예약까지 하고 하고 메뉴도 시켜놨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식당에 들어갔는데..

제가 있던 이전 팀, '그분'이 '비공식적 파트장'으로 있는 파트원들이랑 '그분'이 계시더라고요.

인사하고 따로 합석하자는걸 상사님이 괜찮다고 하고 따로 앉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이상할 것이 없지요.


그런데, '그분'이 저희쪽으로 와서 저희 상사님에게 술을 따라주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상사님이 '저 술 끊었어요. 맥주 한잔만 마셔요' 라고 거절을 하는 겁니다.

에에에에에에???????

한때는 말술로 유명했었고, 지금도 줄이긴 했지만 끊지는 않았는데 대뜸 끊었어요.. 라고 거절을 하네요?


좋은 회사는 이래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저희 회사는 보수적이고 군대문화가 진하게 남아 있어서, 누가 술을 주는데 거절한다는건 "너랑 친하고 싶지 않다, 엮이고 싶지 않다, 난 너 싫다." 이런 쪽으로 해석이 됩니다.

(모님 왈 : 그거 상대 얼굴에 장갑 던지는거랑 동급 아니에요?)


그래서, 대체 지금 상사님은 저의 옛 상사인 '그분'의 술을 왜 거절했는가?

1. 지금 상사가 '그분'을 매우 싫어하는 것 같다.

2. 지금 상사님은 대졸 공채 입사자이고, '그분'은 경력직 입사자라서 상사님이 나이는 더 어리지만, 사내 경력은 '그분'보다 7년정도 더 많다. (당연히 직급도 더 높다.)


- 둘이 예전에 싸웠나?업무적으로 연관되어 둘이 싸웠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업무연관성이 매우 작음)

- '그분'이 승진도 못하고 올해 나가냐, 내년에 나가냐.. 할정도로 마지막이라 지금 상사가 무시하나? 지금 상사가 그정도로 막나가는 속물은 아닌 것 같다.

- 내가 저팀에서 이팀으로 온것 때문에 둘이 껄끄러운가? 이 팀으로 발령난날 '그분'이 미소를 숨기지 못하면서 '행여나 다시 올생각 하지 마..' 라고 할 정도로 기뻐했다. (협력사 이사에게 '가과장 갔으니 나도 몇년 더 버티겠어. 걱정 덜었어..' 라고 했다고 했을 정도로 좋아했다.) '그분'이 지금 상사에게 고마우면 고마왔지 껄끄럽거나 미안할 관계는 아닐 것 같다.

- 둘이 라인이 다른가? 아무래도 여러가지로 다른 배경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우리 회사가 대놓고 라인 타는 회사도 아니고 서로 그렇게 반목하거나 싸우는 '드라마' 수준은 아니다. 

- '그분' 인간성이 소문나서 싫어하나? 에이 설마 그래도 저렇게 대놓고 그럴 정도는... 


아.. 정말 궁금합니다.

이런 쓸데없는 걸로 상상하면서 월도짓 합니다. 

연말에 스트레스 받는데, 작은 흥미로운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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