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 3시즌

2020.11.30 01:05

daviddain 조회 수:11822

두 번째 보고 잠들기 전에 쓰려고요.


저번에 이미 썼죠 http://www.djuna.kr/xe/index.php?mid=board&page=2&document_srl=13864653

<에일리니스트>작가 케일럽 카는 whodunit이 아닌 whydunit을 쓰고 싶었다고 했는데 이 드라마가 그에 맞는 편이예요.

남자배우들은 한 번은 연쇄살인범을 연기하죠. 베일이 <아메리칸 사이코>를 했고 잭 애프론도 테드 번디를 연기했죠. 맷 보머에게는 이 드라마가 그 기회를 제공했습니다.그리고 신은 맷 보어를 창조했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네요. 잘 생겼으면서도 사기꾼, 살인범,거짓말쟁이 역할이 잘 어울려 얼굴만 훌륭하고 허우대만 좋은 아미 해머와는 대조됨. 해머는 진정  얼굴과 몸뚱이가 아까워요.

보머가 연기하는 제이미는 공허함을 느낍니다. 넓은 집에 이사하고 아이를 갖는 것도 아마존에 채소를 주문해 먹는 것도 본인의 의지에 의한 것입니다. 그러나, 공허함때문에 대학 시절 니체 사상에 심취해 살인으로 자신을 인도했던 친구에게 연락해 결국 연쇄살인 행각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보머를 쫓는 풀먼 사이에 화가인 소냐가 끼어들게 됩니다. 남성의 연약함을 탐구하는 소냐는 보머를 두려워하기 보다는 그리려 하고 보머가 공허함을 느끼면서도 보여지기를, 연결되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아냅니다.

극 중 역사 교사인 보머가 1930년 대 파시즘에 관해 가르치는 것도 니체 사상과 관련이 있어서일 겁니다.

저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 하지만 신이 떠난 세상에서 예술의 중요성을 니체는 강조했죠.

캐나다 작가 루이즈 페니가 쓴 소설을 떠올리게 했던 건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을 가나슈 경감이 해결하는 과정에서 화가가 진실을 통찰해 낸 것과 비슷해서 그런 듯.



각본이 좀 중2병스러운 면이 있기는 한데 보머의 매력과 연기가 이를 잘 상쇄하더군요. 가장 실속을 챙겨간 거 같아요. 빌 풀먼이 연기하는 해리 앰브로스는 이번 시즌에 별 한 일이 없다 싶었어요.


그러고 보면 경력 초기에  그런 연쇄살인범 역을 안 했던 게 톰 크루즈였죠. 오히려 나이들고 스타가 된 후에야 악역을 했죠.


T.s.엘리엇의 hollow man이 인용되었는데 이 시는 <해변의 카프카>에도 나오죠.


이런 연쇄살인범을 가장 연기 잘 할 배우는 드 니로라고 생각함. 텅 빈 인간을 잘 연기함.<언터처블>에서 베이브 루스 이야기하며 방망이 휘두르는 역 잘 어울렸죠. 잭 에프론이, 라이언 고슬링이 암만 용써도 못 따라잡을 걸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388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226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0650
125845 생산성, 걸스로봇, 모스리님 댓글을 읽고 느낀 감상 [20] 겨자 2018.10.24 470886
125844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 - 장정일 [8] DJUNA 2015.03.12 269801
125843 코난 오브라이언이 좋을 때 읽으면 더 좋아지는 포스팅. [21] lonegunman 2014.07.20 189477
125842 서울대 경제학과 이준구 교수의 글 ㅡ '무상급식은 부자급식이 결코 아니다' [5] smiles 2011.08.22 158041
125841 남자 브라질리언 왁싱 제모 후기 [19] 감자쥬스 2012.07.31 147331
125840 [듀나인] 남성 마사지사에게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9] 익명7 2011.02.03 106052
125839 이것은 공무원이었던 어느 남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1] 책들의풍경 2015.03.12 89298
125838 2018 Producers Guild Awards Winners [1] 조성용 2018.01.21 76079
125837 골든타임 작가의 이성민 디스. [38] 자본주의의돼지 2012.11.13 72965
125836 [공지] 개편관련 설문조사(1) 에 참여 바랍니다. (종료) [20] 룽게 2014.08.03 71716
125835 [공지] 게시판 문제 신고 게시물 [58] DJUNA 2013.06.05 69106
125834 [듀9] 이 여성분의 가방은 뭐죠? ;; [9] 그러므로 2011.03.21 67776
125833 [공지] 벌점 누적 제도의 문제점과 대안 [45] DJUNA 2014.08.01 62744
125832 고현정씨 시집살이 사진... [13] 재생불가 2010.10.20 62401
125831 [19금] 정사신 예쁜 영화 추천부탁드려요.. [34] 닉네임고민중 2011.06.21 53577
125830 스펠링으로 치는 장난, 말장난 등을 영어로 뭐라고 하면 되나요? [6] nishi 2010.06.25 50730
125829 요즘 들은 노래(에스파, 스펙터, 개인적 추천) [1] 예상수 2021.10.06 49725
125828 염정아가 노출을 안 하는 이유 [15] 감자쥬스 2011.05.29 49693
125827 [공지] 자코 반 도마엘 연출 [키스 앤 크라이] 듀나 게시판 회원 20% 할인 (3/6-9, LG아트센터) 동영상 추가. [1] DJUNA 2014.02.12 4944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