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제공

[브리저튼]은 안 봐서 (키울 여력이 없어요) 잘 모르겠는데, 흑인 배우들이 나오는 건 그냥 오페라처럼 컬러 블라인드 캐스팅이겠지요? 하지만 전 이게 신경 쓰이는 게, 리젠시 시대 젠트리 중 상당수는 서인도의 노예 노동으로 재산을 모았을 거란 말이죠.



페미니즘 한 스푼 끼얹은 할리퀸 로맨스 ‘브리저튼’···8200만 사로잡은 이유


.....<브리저튼>에서 가장 눈에 띠는 혁신성은 인종적 다양성이다. 원작 소설에서는 ‘파란 눈’의 백인이었던 공작 역할에 흑인 배우 레제 장 페이지를 캐스팅해 화제가 됐다.

가장 큰 논란을 불러온 캐스팅은 조지 3세의 부인 샬럿 왕비 역의 영국 배우 골다 로슈벨이다. ‘흑인 배우’가 왕비로 출연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실제 샬럿 왕비는 영국 왕실 조상 중에 흑인 혼혈이 있을 것이란 주장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샬럿 왕비의 ‘흑인 혼혈설’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

이 밖에도 흑인, 히스패닉, 동양인 등 다양한 인종의 배우가 자연스럽게 사교계와 무도회장을 누비면서 ‘블랙 워싱’ 논란이 일기도 했다. 블랙 워싱은 할리우드 등 서양 주류 영화계에서 무조건 백인 배우를 기용하는 관행인 ‘화이트 워싱’에 견줘 나온 말이다.

<브리저튼>에서는 흑인 왕비와 흑인 귀족이 가능한 이유를 ‘사랑’으로 설명한다. 조지 3세가 흑인 왕비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면서 유색인종에게도 귀족 지위를 부여했고, 이 때문에 헤이스팅스 공작 가문도 탄생했다.

<브리저튼> 캐스팅의 파격은 오히려 흥행 요인이 됐다. 공작 역할의 레제 장 페이지는 여성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스타로 떠올라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다. 원작 소설을 쓴 줄리아 퀸도 다인종 캐스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줄리아 퀸은 “역사적 사실에 상상을 더해 <브리저튼>이 현실 세계와 비슷해졌으며 ‘세상이 이렇게 돼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해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페미니즘 한 스푼 끼얹은 할리퀸 로맨스 ‘브리저튼’···8200만 사로잡은 이유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102111200001#csidxb45759a7a6e2701a4ae7ac9930e7a7f onebyone.gif?action_id=b45759a7a6e2701a4




다프네의 대척점에 있는 둘째 딸 엘로이즈(왼쪽)는 결혼과 출산으로 제한된 여성의 역할을 비판하며 자신만의 길을 찾길 원한다. 넷플릭스 제공


일단 저도 이 드라마 <브리저튼>을 아직 안 본 상태라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사극에서 다인종 캐스팅이 이 같은 '역사적 현실' 과 부딪힐 때는 정말 난감할 것 같습니다. 듀나님 언급대로 섭정시대의 저 젠트리들(지주계급과 상공업 자본가들) 상당수가 신대륙에 흑인노예를 부리는 (커피나 사탕수수)대농장의 농장주들이었을텐데...(그리고 그 노예노동의 참혹함과 비참함은 거론하기조차 마음이 무겁네요)게다가 또 한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노예노동의 폭압성을 알리고 이 끔찍한 제도의 폐지를 위해 유럽 사회의 양심있는 사람들이 한참 움직이기 시작할 때라 말입니다.(커피와 설탕 안먹기 운동 같은 것도 시작했죠. 저 시절이 오늘날 공정소비의 시작쯤 될 겁니다) 


 제일 요란한 건 뭐니뭐니 해도 혁명 프랑스였죠. 대혁명기에 기세좋게 (유럽에서 최초로)노예제를 폐지하고 공포정치 시기에는 무려 흑인 국회의원들까지 여럿 배출했건만...이후 나폴레옹 제정기부터 노예제 부활...최초의 흑인(해방노예) 공화국 아이티 침공에...굵직굵직한 거 몇 개만 생각해 봐도 머리가 지끈 아파오네요. 뭐, 퓨전 사극이라 괜찮을라나요?


사실 인종문제가 부각되지 않는 고대나 중세를 배경으로(17세기까지는 '신분'이 문제였지 '피부색'은 문제가 아니었죠)하면 다인종 캐스팅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텐데, 서양사회에서 '인종'이라는 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되는 근세(브리저튼의 배경은 19세기 초반)이후부터는 이런 문제들이 마음에 걸리는군요.



전에 [오버마인드]의 흑인 캐스팅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인종차별을 없었던 것처럼 그려서 신경쓰였어요.

서인도 제도 노예 노동 운운은 로제마가 파격적으로 해석한 [맨스필드 파크]에서 처음 접했는데, 다시 보니 제가 처음 읽었던 80년대 금성출판사 세계문학전집 해설에서도 언급하고 있더라고요. 이미 오스틴 전문가들에겐 상식이었어요.

토머스 버트람 경은 거의 확실하게 노예주였어요. 리젠시 시대는 예쁜 로맨스의 탈색된 배경이 아니었죠. 유럽대륙은 거의 세계대전 수준의 전쟁터였고 식민지는 확장 중이었어요. 그리고 정확한 동시대 관찰자였던 오스틴은 이를 반영했지요.

N. K. 제미신이 언급한 적 있는데, 요새 모던 판타지에 나오는 백인들만 존재하는 가짜 중세 유럽은 설득력이 없지요. 심지어 중세 유럽 사람들도 다양한 인종과 문화의 사람들과 교류하고 있었고 시대는 그 영향을 받았어요.

실제로 존재했던 다양하고 입체적인 역사를 다루는 게 먼저가 아닌가 생각해요.


https://twitter.com/djuna01/status/136404558934895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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