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여름 개봉이었군요. 런닝타임은 95분. 장르는 제목대로 스릴러. 스포일러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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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로는 자주 멈추고 종종 끊습니다.)



 - 우리 조우진씨는 잘 나가는 은행원입니다. 큰 손들 대상으로 투자 받아서 재산 불려주는 일을 하고 있네요. 이런 걸 부르는 명칭이 뭔지도 모를 정도로 금융에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 대충 넘어가구요. 암튼 오늘도 바쁘게 핸즈프리 통화를 하며 출근을 하는데, 어쩌다 보니 평소와 다르게 고등학생 딸래미와 초딩 아들을 태우고 등교 셔틀까지 하게 됩니다.

 그런데 출발과 함께 수상한 전화가 계속 걸려오고... 피싱이나 광고인 줄 알고 짜증내며 끊어버리는 우진씨에게 전화 속 남자는 결국 버럭 화를 냅니다. 니 차에 폭탄 설치돼 있다고! 전화 또 끊으면 죽여 버린다!!! 그러고 당연히 돈을 요구하겠죠. 일단은. 그리하여 본인과 자식들의 생명을 건 우진씨의 투자 유치 통화 액션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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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수단 감금 스릴러... 라는 측면에서 '스피드' 생각이 좀 나더군요. 고3이 보면 대학 떨어진다던 전설의 영화! 전 봤습니다만.)



 - 얘기할 게 많지 않은 영화입니다. 영화가 나빠서가 아니라, 그냥 영화 성격이 그래요.

 서두만 봐도 앞으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너무 뻔하지 않습니까? 일단 주인공은 이게 뻥인지 아닌지 의심할 것이고. 그 의심을 확신으로 돌려줄 이벤트가 한 번 있을 것이고. 조만간 경찰도 주인공을 쫓지만 사정을 모르고 살벌하게 쫓아올 거구요. 이러저러하다가 국면 전환이 한 번 있을 거고. 결국 주인공은 범인과 대면하게 될 것이고. 범인에겐 정확하게 주인공을 노려야할 사연들이 있겠죠. 뭐 그렇습니다. 정말로 그냥 공식 그대로 정직하게 흘러가는 영화인데, 보다보면 어쩐지 수입산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확인해보니 맞더군요. 2015년에 나온 스페인 영화 '레트리뷰션: 응징의 날'을 리메이크 한 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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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인씨 연기를 보고 싶은데 '라켓 소년단'을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 먼저 배우들이 좋습니다. 사실 제가 한국 컨텐츠를 잘 안 보다 보니 조우진이 뭐하는 사람인지도 몰랐었는데(...) 영화 보고 나서 검색해보니 '리얼'은 봤네요. ㅋㅋㅋㅋㅋ '최종병기 활'도 보고 'VIP'도 봤습니다. 근데 아마 셋 다 별로 기억할만한 역은 아니었을 것 같구요. 어쨌든 연기 좋았습니다. 설정상 시종일관 거의 혼자서 드라마를 이끌어가야 하는 역할인데 잘 하시더라구요. 정 떨어지는 역할, 짜증나는 역할, 그래도 좀 공감은 가는 역할, 불쌍한 역할 등등 극중에서 요동치는 캐릭터들을 잘 표현해줬구요.


 그 외의 나머지 배우들은 결국 다 서포트 역할입니다만. 그래도 딸래미 이재인씨부터 시작해서 그나마 할 일 하는 경찰 진경, 아내 역할 김지호까지 모두 맡은 역할은 충분히 잘 해줬어요. 전 이 영화를 이재인 보려고 봤기 때문에 비중에 아쉬움은 좀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막판에 제대로 감정 잡아야할 씬에서 확실히 실력 발휘해줘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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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대에 비해 카체이스씬들이 은근 고퀄입니다. 라고 적고 생각해보니 당연하네요. 시종일관 차 타고 달리는 스릴러인데 신경을 써야지. ㅋㅋ)



 - 이야기가 군더더기가 적고 (없진 않습니다! ㅋㅋ) 전개 속도가 빠르며 몰입이 잘 되도록 짜여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금쪽 같은 자식들을 뒷자석에 태운 채 인정사정 없는 테러범의 지시대로 시내를 이리저리 질주해야 하는 아저씨 이야깁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배우들도 좋으니 몰입은 잘 되구요. 주인공들이 차에서 내릴 수가 없기 때문에 액션이 제한되는 대신 그만큼 심플하게, 속도감을 살려서 전개가 되고 그게 괜찮아요. 참신한 아이디어 같은 건 정말 1도 없는 대신 속도감에 올인을 한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별 얘기도 아닌데 보다보니 어느새' 라는 느낌으로 시간이 샥샥 사라진다는 게 장점.


 다만 마지막엔 아무래도 범인의 사연과 주인공의 깨달음 파트가 등장하며 속도가 떨어지는데요. 여기서 살짝 반칙이 들어갑니다. ㅋㅋ 그러니까 사건의 진상이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사회적으로 떠들썩 했던 어떤 사건을 모델로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게 참 여러모로 거시기한 사건이기 때문에 신파가 그냥 신파로 안 느껴지면서 설득력이 좀 생깁니다. 적어도 억지라든가 지루하다든가 하는 생각은 안 들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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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컨텐츠를 잘 안 보는 데다가 특히 티비 드라마를 아예 안 보다 보니 정말 오랜만에 본 김지호씨. 비중은 작지만 맡은 역할은 잘 해내시더군요.)



 - 단점으로 말할 것 같으면... 네. 뭐 이런 영화 얘기할 때 전형적으로 들어가는 지적이죠. 빠르고 쾌적한 이야기 전개를 위해 무리수가 많이 들어갑니다. 경찰의 이해 불가 수준 무능함은 당연히 베이스로 깔리구요. 딸래미가 중간에 보이는 행동 하나도 완전 억지 연출이었고. 중반부의 가장 임팩트 있는 장면 역시 현실적으로 그냥 불가능 수준... 그러니까 빠른 전개와의 등가 교환으로 개연성을 좀 포기한 건데. 살짝 눈을 감아주셔야 재밌게 볼 수 있을 겁니다. ㅋㅋ


 그리고 앞서 얘기했듯이 중반 이후로 속도감이 떨어진다는 거. 나름 설득력 있는 신파에 배우들도 잘 해줘서 거기가 재미가 없진 않습니다만. 초중반까지의 스피디한 전개가 끝까지 이어지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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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안 멍청한 경찰 역을 맡으신 진경씨. 



 - 그래서 결론은 뭐. 이미 다 얘기한 거나 다름 없는데요.

 덜컹거리지만 속도감 있고 나름 준수하게 짜여진 이야기에 좋은 배우를 얹고, 거기에 또 사회적으로 생각해볼만한 메시지를 담아 만들어낸 소품 스릴러입니다.

 이 부품들이 모두 완벽하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들지만. 그래도 조합을 잘 해냈고 연출의 기본기도 괜찮아서 지루하지 않게 90분 잘 보낼 수 있는 영화가 되었네요.

 큰 기대 없이 조우진 내지는 이재인 쇼 구경한다... 고 생각하면 괜찮으실 겁니다. 더군다나 돈도 안 들였는데요 뭐. ㅋㅋ '티빙'에서 무료에요.




 + 이런 류의 영화를 볼 때마다 언제나 전 같은 걱정을 합니다. 도대체 이 사람들 화장실은 어떡하나요... ㅠㅜ

 영화를 보면서 과민성 대장염 환자가 이런 스릴러 주인공으로 나온다면 정말 끔찍하겠다. 뭐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 혹시나... 해서 찾아봤더니 마지막 주인공들 사연 같은 부분을 제외하면 원작을 거의 그대로 옮겨 놓은 이야기라고 하더군요. 중간의 무리수 전개나 개연성 떨어지는 부분들도 모두 원작 그대로라고. 특별히 원작을 찾아 볼 필욘 없겠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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