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맛집 찾아 다니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지만 특별히 수첩에 기록을 하거나 블로그에 올리는 일은 하지 않는 편이라서 누군가 맛있고 데이트 하기 좋은 레스토랑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상호명이나 위치가 생각이 잘 안나 하지 못했는데 지난 주에 괜찮은 레스토랑 두 곳을 다녀왔기에 소개해 봅니다. 소셜 커머스로 다녀왔기에 다소 부담이 덜하였지만 일단은 정가대로 먹을 경우도 산정해서 소개해 볼께요. 음식 사진에 대해서는 맛집 블로그에 자주 포스팅이 된 곳들이니 네이버 검색을 활용하시길 ^_^


- 나오스노바 -

 홈페이지 : http://www.naosnova.net/
 메뉴 정보 : http://www.thebestplace.co.kr/?cateCode=07&viewCode=S0394523

 

나오스노바는 라틴어로 새로운 신전이라고 명명된 남산 후암동에 위치한 예전부터 인테리어로 유명한 프렌치 레스토랑입니다. Zagat 선정 2010년 가장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선정되기도 했던 이 레스토랑은 사실 가격이나 지리적 위치 때문에 그동안 갈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소셜커머스 할인이 나왔길래 냉큼 구매했다가 묵혀둔 쿠폰이었네요.

 

대중교통으로 가기에는 다소 불편한 편입니다. 가장 좋은 것이 서울역에서 힐튼 호텔 올라가는 길로 걸어가는 것인데 주변에 연속된 데이트 코스로 갈만한 카페라던가 술집이 있는 것은 아니라서 늦은 시간에 차로 움직이는 것이 더 나은 곳으로 보입니다. 보통 레스토랑이라고 한다면 쉐프의 경력이나 메인이 되는 음식에 대한 소개가 먼저 알려지는데 여기는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가 맨 처음 나올 만큼 독특한 외경과 실내경관이 인상적입니다. 노출된 콘크리트 외장에 나무원목으로 장식을 한 외장은 미술관을 연상케 할 만큼 독특하고 유리와 청색조명으로 도배를 한 실내는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얻은 듯 헬-어스-헤븐이라는 명칭으로 3개의 층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모던 & 시크가 본 레스토랑 디자인의 모토이고 이 단어만큼 이 레스토랑의 특징을 잘 정의해 주는 단어도 없을 듯 합니다.

 

다만 레스토랑이라기 보다는 와이닝 바에 적합한 인테리어라고 느껴지는데 모든 테이블을 양 사이드의 창가에 위치시켜 외부경관과의 어우러짐을 꾀하는 편이지만 건물의 높이가 낮은지라 스카이라운지 느낌의 환상적인 외경과의 조화를 꾀하는 것에는 부족함이 있습니다. 실내공간은 좌우 비대칭으로 독특한 느낌을 주지만 차가운 조명과 더불어 불균형으로 인해 편안한 공간의 느낌과는 거리감이 있습니다. 클래식 선율의 음악은 시끄럽지 않고 테이블간의 간격도 넓은 편이지만 공간이 오픈 되어 있어 다소 소리가 퍼지는 편이므로 조곤조곤한 대화를 하기에는 다소의 어려움이 있는 편입니다. 의자는 소파 형식으로 쿠션이 강하지만 테이블의 높이가 낮으므로 식사를 하기보다 역시 와인이나 주류를 마시는 것이 더 편한 형태이기도 하고요.

 

 식사는 간략한 구성의 스테이크 코스 요리를 먹어봤습니다. 식전빵과 샐러드 스테이크 메인 그리고 디저트의 3코스 구성이었는데 정식으로 구성된 코스는 아닌 듯 하고 소셜커머스를 위해 따로 간략하게 구성된 패키지인 것으로 보입니다. 메뉴를 보니까 일반적인 정식코스는 7코스에 8-9만원 정도로 중고급형 레스토랑 가격대에서는 살짝 높은 가격입니다. 런치코스는 3-4만원이지만 스테이크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런치는 다소 비싼 편이라고 할 수 있네요. 아뮤즈와 카페, 디저트는 가격대가 호텔 레스토랑 급으로 상당히 높으므로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전반적으로 비싼 가격이지만 가격 경쟁력으로 본다면 디너 스페셜 코스가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식전빵은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먹는 빵과는 달리 달달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내어주고 있습니다. 따뜻하게 덥혀 주는데 버터의 맛도 상당히 좋으므로 입맛을 살리는데 충분히 소임을 다하는 맛이네요. 오렌지 치킨 브레스트 샐러드는 상당히 빼어난 맛입니다. 닭가슴살의 따뜻함과 야채 샐러드의 차가움이 만들어내는 어우러짐도 좋고 오렌지의 상큼함이 닭가슴살 샐러드의 텁텁함을 지워내어서 그야말로 깔밋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소스가 과하지도 않아서 최근에 먹어본 샐러드 중 가장 괜찮은 맛으로 보이네요. 메인이 되는 꽃등심 스테이크는 소스의 풍취가 너무 강해 고기의 본맛을 상쇄시키는 단점이 있고 고기 자체에 붙어 있는 지방이 다소 많은 편으로 무게감이 느껴지는 편입니다. 150g인데도 하나를 먹으면 배부르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인데 안심스테이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약간의 부담을 받을 정도입니다. 굽기에 비해 육질은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편으로 단품으로 4-5만원대 스테이크 맛의 경쟁력을 따진다면 수많은 삼청동과 가로수길의 레스토랑이나 하물며 주인이 같다는 남산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 비노로쏘가 더 나은 선택입니다. 디저트는 검은깨를 갈아넣은 흑임자 아이스크림으로 아기자기한 장식이 인상적이고 달지 않는 부드러움이 다소 부담스러웠던 메인코스의 무게감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독특한 인테리어가 가장 인상적인 곳으로 오래된 연인이나 친구들의 이벤트 공간으로 보다 적합한 곳으로 보입니다. 차갑고 어두운 인테리어로 인해 소개팅이나 가족모임에는 부적합하다고 여겨지고요. 가격대 비 맛에 있어서는 정말 정말 이곳 보다 좋은 곳은 많지만 가격대 비 멋에 대해서는 유별한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 연인에게만 따뜻한 차도남녀들의 데이트 장소로 추천하는 곳이네요.

 

P. S: 사실 나오스노바 아래에 한복집과 바로 붙어 있는 3층의 라푼젤 탑같이 생긴 독특한 레스토랑이 더 궁금하기는 합니다. 커피만 마시러 갔는데 최근에 마셔본 아메리카노 중 가장 괜찮았거든요. 주인이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할 것 같았는데 메뉴판을 보고 가격대가 나오스노바 못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접어버렸습니다. 여기에 가 보신 분 계신가요?

 

한줄요약 : 난 차가운 도시남녀. 그래도 내 지갑은 두툼하겠지.

 

추천 : 연인이나 결혼 기념일 이벤트, 회비에 신경 쓰지 않는 연말 친구 모임
비추천 : 가족 모임, 소개팅, 식도락 모임.

1인 예산 : 9만원 이상

 

 

- 카도로 -

홈페이지 : http://www.cadoro.kr/
메뉴정보 : http://ticketmonster.co.kr/deal/?p_no=1918

 

 우리나라에 널린 것이 이탈리안 레스토랑이고 이래저래 지겹게 소셜커머스로 나오는 것이 파스타와 피자 셋트 메뉴이지만 대치동 포스코 4거리에 작년 12월부터 오픈하게 된 카도로는 그 와중에서도 3개월 사이에 꽤 많은 맛집 포스팅이 올라올 만큼 화제를 모은 곳입니다. 우연치 않게 인터넷 검색 도중 알게된 이 레스토랑은 얼마전에 파스타 & 피자 셋트가 소셜 커머스로 올라왔기에 파스타 쿠폰이 많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매할 수 밖에 없었는데 다녀온 소감은 블로그의 호평이 과장되지 않았다는 것을 실감하게 할 정도입니다.

 

 포스코 4거리의 이비스 빌딩 근방에 위치한 이 레스토랑은 1층이 횟집이고 2층이 레스토랑으로 외양상으로 별다른 특이점은 없지만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서게 되면 깔끔하게 개방된 공간에 한쪽 사이드에 베니치아 가면으로 장식을 해서 이국적인 느낌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우드 앤 화이트의 공간이면서도 모던함과 더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놓치지 않고 있어 편안함과 더불어 특별한 공간으로서의 느낌도 함께 주고 있고요. 조명은 테이블 위에서만 직사하기 때문에 마치 아트 갤러리의 안에 와 있는 듯한 감흥을 받기도 합니다. 테이블 위에 놓여진 촛불과 더불어 빛이 위아래와 좁은 공간으로 겹쳐서 들어오는데 전시회에서도 그렇듯 얼굴의 음영을 짙게 만들어주고 피부의 단점을 가려주므로 얼굴의 미형을 강조하는 효과를 자아내고 있습니다. 소개팅 장소로 노리타 가든이 유명하지만 너무 다닥다닥 붙은 테이블로 인해 민망하기도 한데 이곳은 테이블의 간격 또한 넓으므로 보다 대화하기 용이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소셜커머스에서 파스타와 피자가 매인이 된 7종 코스를 판매했었는데 일반적으로 여기서 진행되는 평일런치와 비슷한 구성으로 보입니다. 식전빵과 그린 샐러드, 에피타이저로 폴랜타 2종 셋트, 모짜렐라-루꼴라-샐러드로 구성된 카도로 피자, 크림파스타의 일종인 딸리아뗄레 파스타, 디저트로 아마레또 티라미스와 커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구성상으로는 보면 평범한 2인 셋트로 보이기는 하지만 양이 굉장히 많은 편이라 2인이 먹기에는 과하다는 느낌마저 받게 됩니다.

 

 식전 빵은 바게트와 포카치오로 독특한 편은 아닙니다. 다만 빵과 함께 식전주를 함께 곁들어 주는 것이 독특하네요. 그린샐러드는 야채의 선도는 괜찮았지만 너무 오일소스가 과하게 들어갔다는 느낌으로 이탈리안 사람이 쉐프로 있는 레스토랑은 항상 오일소스가 과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이런게 이탈리안 전통식인가 하는 생각이 얼핏 들게 됩니다. 에피타이저로 나온 폴랜타가 독특한데 부드러운 옥수수빵 위에 크림소스 대구 요리와 샤워소스의 새우 요리가 올려져 있습니다. 밋밋한 맛의 빵 위에 위에 간질간질 맛을 더해주는 소스 요리의 맛이 재미있는데 다만 크림소스의 경우 빵의 온기가 식을 경우 다소 느끼할 수도 있으므로 가능한 빨리 먹는 것이 풍미를 즐기는 것에 도움이 되는 듯 합니다.

 

 모짜렐라-루꼴라 화덕 피자는 양이나 맛에 있어서 감동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3-4인용 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30cm 크기의 피자는 쫄깃하면서도 담백한 도우 위에 잔뜩 놓여있는 모짜렐라 치즈가 쫄깃함을 더해주고  루꼴라가 신선한 맛을 선사해주는 와중에 배의 아삭하고 달콤한 맛이 피자의 맛을 감싸고 있습니다. 최근에 먹어 본 화덕피자는 가장 빼어난 맛이라고 해도 괜찮을 만큼 만족스러운 풍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메뉴상에 다른 피자들도 상당히 맛있어 보이고 맛집 블로그 포스팅 사이에서도 호평이므로 상당히 괜찮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버섯크림 파스타는 파스타면 뿐만 아니라 풍족하게 얹혀져 있는 고기와 버섯의 존재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양도 상당히 많은 편으로 일반적인 파스타의 1.2배 정도 되어 있는데 생면을 사용하여 쫄깃함과 담백한 면의 맛을 즐길 수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잘 불기도 해서 조금 빠른 내에 먹어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습니다. 크림소스 파스타 답게 치즈의 맛이 상당히 강한데 치즈의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기꺼워하겠지만 크림파스타에 익숙치 않는 사람의 경우 치즈의 느끼함이 상대적으로 강하므로 다소간의 주의가 필요할 듯 보입니다. 피클이 없고 올리브와 할라피뇨를 대신 제공하는데 이 것에 익숙치 않은 사람에게도 다소 호불호가 갈릴 듯 하고요.

 

 아마레또 티라미스는 단품으로는 1만원으로 상당히 비싼 가격이지만 아마레또라는 술을 활용한 티라미스는 달콤함과 부드러움 뿐만 아니라 알코올의 독특한 풍취가 곁들여져 정말 근사한 디저트 음식으로 모자름이 없습니다. 디저트 커피 또한 형식적으로 제공되는 것이 아닌 양적으로나 커피의 진함이라는 측면에서나 만족스러운 것으로 식사 이후에 카페를 가고 싶은 욕구를 잠재우기에 충분하기도 합니다. 다만 단품으로의 커피가격은 확인하지 못했는데 그렇게 낮은 가격은 아니겠죠. 전체 식사시간은 3시간 남짓으로 꽤 오랫동안 자리에 앉아서 만찬을 즐길 수 있습니다.

 

 디너 가격은 5-7만원 사이로 제 한달 점심값에 비견할 정도이지만 단품 가격은 아주 높은 편은 아니고 양적인 측면에서 꽤 만족스럽기 때문에 그렇게 비싸다는 느낌은 받지 않습니다. 워낙 피자가 좋았기에 먹어보지 못한 피자와 이곳에서 가장 잘한다는 양갈비 스테이크를 함께 맛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런치셋트가 평일에만 진행되어 주말에는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파스타 피자 코스를 즐길 수 없다는 점이네요. 테이블이 굳이 연인을 위한 2인석 뿐만 아니라 다인석 테이블도 많으므로 소규모 모임을 위한 장소로도 나쁘지 않다고 여겨집니다. 포스코 4거리라는 역사에서 다소 거리가 있다는 불편함만 제외하고는 소개팅 장소로 노리타 가든 보다 훨씬 나은 곳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시간 될 때 다시 찾아보고 싶지만 상반기까지 소진해야 할 이탈리안 레스토랑 소셜커머스 쿠폰이 너무 많은 것이 가장 큰 제약 사항이네요. -_-

 

한줄 요약 : 맛과 멋, 모던함과 이탈리안 풍미의 풍족한 조화, 단 느끼함조차 풍족.

 

추천 : 소개팅, 친목모임, 가족모임, 이탈리안 식도락 모임,
비추천 : 퓨전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도 오일과 치즈의 느끼함에 부담스러운 분, 소식가

1인 예산 : 3-7만원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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