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서 몇몇 남학생들이 씩씩대고 있더라구요. 가서 봤더니.. 음 씨네21 스크림4 별점 보고 난리더라구요.

참고로 영화학과 대학생들입니다. ㅋ

 

전 씨네21 잘 안 봅니다. 그런 예술쟁이들 글 별로에요. 요란하고 오글오글한 의미부여가 예전엔 참 멋져보였는데 어느 새부턴가 참 허세같고 우습고 느끼하더라구요. 물론 이건 그냥 제 개인 성향이 그렇게 변한겁니다. 

영화도 항상 뭐 홍상수 이창동 예술 감독들 영화만 맨날 베스트로 뽑히고 아핏차퐁 지아장커 이런 쪽으로 몰리고

물론 위 감독들 저도 좋아라 합니다만

문제는 씨네21에서 장르 상업 영화들은 정말 무시한단 말이죠.

예를 들어 포스 카인드나 라스트 엑소시즘에 대해 그들의 평가를 읽어보세요. 근거도 없습니다. 그냥 페이크 호러가 지겹다 내지는 그럴싸하지 않기 때문에 꽝!에서 평가가 멈추죠. 그럴싸한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건 이미 초반에 깔리는 데 그럼 그 이상을 볼 생각은 않고. 보다가 나오는 거랑 뭐가 다릅니까.

 

뭐 여튼.

스크림 4. 제가 시사회 다녀와서 재밌다고 막 난리쳤었는데 (그때 같이 시사회 갔던 친구들입니다 ㅋㅋ)

전 오늘 또 봤는데 뭐 처음만큼 재밌진 않더라구요. 흥분을 가라앉히고 좀 객관적으로 수학적으로 보니 음음. 혹평하는 평론가들의 지점도 좀 알겠고.. 피곤하다는 지점도 좀 알겠고..

그래도 창작자 입장에서 보는 저로선 여전히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네번째 스크림 영화를 쓴다고 해봐요 어떻게 저거보다 잘합니까 ㅋㅋㅋ)

 

근데요. 별 한 개는요.

저건 진짜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그냥 처음부터 왜 보러 간 건지 이해가 안됩니다. 제목을 듣자마자부터 까려고 작정을 하지 않은 이상.  

처음부터 영화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 이상 스크림4는 굉장히 재밌어지기 위해 베테랑 작가들이 고민을 많이 한 영화에요.

오늘 같이 본 스크림에 전혀 애정 없는 여자친구도 엄청 재밌다 하구요.

 

누워서 가래 뱉기, 가면마저 늙어보인다.

이렇게 써놨죠. 

별 한 개 준 평론가 두 명만 딱 평가가 올라와서 진짜 스크림4가 별 한개짜리 쓰레기 영화로 보입니다 ;;;

 

실제로 그 밑엔 일반 네티즌들이 두 평론가에게 'ㅗ'를 날리며 욕하는 평들이 올라와 있더라구요.

 

요새 평론가들 점점 설 자리 없죠? 잡지들도 폐간해가고.

 

이런 자세가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래서 씨네21을 버렸고.. 제 친구들도 이제 안 사야 겠다고들 말하더라구요.

 

예전에 어떤 글인지 기억은 안 나는데 듀나님 글 중에도 이런 장르팬들과 평론가들의 괴리에 대해 쓴 글이 있었습니다. 공포 영화에 대한 글이었어요.

장르팬과 평론가가 서로를 공격하고 비아냥거리는 그런 상황에 대한 글이었는데 아마 영화 낙서 에서 본 것 같습니다만. 여튼...

 

전 이번 씨네21  별 한 개 사태가 좀 많이 우습다고 생각합니다.

별 한개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엔 별 네개 줬던 사람이 스크림4엔 별 한 개 줬더라구요.

 

한국에서 공포 영화팬으로, 특히 슬래셔 영화팬으로 사는 건 참 힘듭니다.

영화학과에서도 공포 영화나 슬래셔 영화를 만드려고 하면 교수님들한테 무시 당하고 친구들한테 이해 못 받고 커리큘럼도 전혀 안 맞고.. 참 외로워요.

그래서 친구들은 분노했지만 전 그냥 또 좀 울적하더라구요. 정말 안 알아주는 군..

 

혹시나 여쭤봅니다. 지난 십년간 스크림4보다 훌륭한 슬래셔 영화가 있었냐고.

스크림4가 엄청난 걸작은 아니지만 별 한개짜리 찌라시 영화는 절대 아닙니다.

해외 평가도 좋은 편이었고 Imdb 점수는 1편 다음으로 높고 유튜브에서 스크림4 리뷰 검색해봐요 일반인들 반응은 다 엄청나게 좋습니다.

1편보다 10배 낫다고 난리 피우는 팬도 있고 별로 재밌게 안 봤다고 더 안 만들면 좋겠다는 시큰둥한 관객도 10점 만점에 7.5점 줬죠.

오늘 상영관에서도 반응 좋았던 거 같구요 비명과 웃음

 

여튼 궁시렁 궁시렁.

괜히 끄적여 봤어요 ㅋㅋ 씨네21 오늘 미워요 ㅠㅠ

 

참고로 교수님들도 그런 분들 있습니다.

어떤 장르 어떤 감독을 갖다 얘기해도 객관적으로 납득 가게 잘 분석해서 잘 연구해서 가르쳐주는 교수님이 있는가 하면...

맨날 지아장커 아핏차퐁 타령만 하는 교수님은 상업 영화는 그냥 똥으로 보는 게 은연중에 계속 드러나요. 앉아 있으면 모욕 당하는 느낌이 들 때가 한둘이 아닙니다.

한국 영화학과 커리큘럼은 예술 영화에 맞게끔 되어 있답니다. 실제로 그러려는 학생들이 대부분이기도 하구요.

대따 따분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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