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1 23:36
정말 김운경 작가 내공에 입을 벌리고 봤네요.. 그 담담함, 쓸쓸함이라니ㅠㅠㅠ
이렇다 할, 입밖으로 낼 만한 이유는 없는 것 같은데 관계가 멀어지기 시작할 때, 그 사람에게 말 붙이기 어려워지는 순간들을 어쩌면 저렇게 그려낼까요..
100회가 아니라 전원일기처럼 몇십년 계속해도 될 것 같은데 말이지요. 아 정말 보내기 싫으네요 유나의 거리와 그 사람들...
2014.10.21 23:43
2014.10.22 00:36
8월쯤 윤성호 감독이 트위터에서
성호 yoon seongho @ysimock
김운경 작가님 전작을 볼 때 '유나의 거리'의 이희준은 김옥빈 아닌 신소율과 맺어질 확률이 높다.
라고 했을때 설마했는데.ㅠㅠㅠㅠ
지금같은 흐름으로 봐선 그냥 윤감독님이 박수무당.ㅠ
2014.10.22 00:00
예전에 게시판에 어떤 분께서 제목의 "거리"는 "street"이기도 하지만 "distance"이기도 하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 인상 깊게 남아있었는데, 그 점이 전면에 나서는 듯한 전개였습니다. 창만은 원래 소매치기인 유나와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가족을 찾아 손을 씻게 하려고 했던 건데, 그게 유나를 정반대 쪽으로, "유나의 거리"였던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세상으로 보내버리네요. 유나 엄마는 물론 의붓동생에 의붓아버지까지 아무런 거리낌 없이 유나를 한 가족으로 받아주는 전개 때문에 극의 긴장이랄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어느 정도 수긍은 하면서도 "하지만 이 드라마는 달라!"라고 항변하고 싶어지는 게 바로 이런 지점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2014.10.22 00:17
2014.10.22 00:24
저는 바로 그 지점, 유나 엄마-의붓동생-의붓아버지가 유나를 받아들이는 과정에 전혀 극적 긴장감을 부여 안 하는 게 작가의 결기처럼 느껴져요. 오늘은 특히 김수현 작가의 인생은 아름다워가 겹쳐지는 게...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태섭이와 경수의 관계가 큰 갈등없이 받아들여지는 것처럼(1횐가로 갈등을 끝내버렸었죠.. 쌓아올린 이야기 내에서 무리수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김운경 작가도 아예 작심한 느낌입니다. "우리는 달라", "인생도 달라" 이런 느낌이랄까.. ㅎㅎ
2014.10.22 00:28
아... 쎄~~ 하다는 느낌을 어떻게 저리 적나라하게 표현할 수가 있을까요?
오늘 갑자기 쌀쌀해진 아침공기처럼 전체적으로 쎄~~ 한 분위기.... 그래서 울적하고....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 전 창만이 보고 팡~ 터졌어요; 육성으로 1분은 개폭소~~
그 결정적 장면을 유나가 봤어요.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유나 앞에서 창만은 늘 당당하고 강하고 바른 모습만 보였지 틈이 없었네요.
아...본격 러브라인을 이렇게도 풀 수 있군요. 정말 엄청난 내공의 작가라는;;
2014.10.22 08:21
창만이가 돌아보는 장면을 목격하며 무의식적으로 손이 올라가서 화면을 가리고 입 밖으로 "창만아~~!" 소리가 나왔어요.
작가님. 창만이 좀 행복하게 해 주세요 ㅜㅜ
2014.10.22 09:44
요즘 저도 창만씨처럼 넋놓고 울고 싶은 심정입니다. 나의 황조롱이를 떠나 보낼 때가 이제 3주 남았네요. 헤어지기 전에 이렇게 보고 싶은 걸 보면 이건 분명 사랑!
44회가 지났는데 어제 회에서는 그동안 유나의 거리 사람들이 정말 많이 변했구나 생각했어요. 창만씨가 자발적으로 처음 주먹을 날리던 때가 민규 패던 때였는데, 그때 창만씨가 얼마나 울었는지, 속상해 했는지.. 지금은 위해를 가하는 누군가에게 스스럼없이 주먹을 날리던 창만씨를 보고 슬펐어요. ㅠㅠ
마지막 엔딩 창만씨의 퉁퉁 부은 얼굴을 보고는 아, 저런 남자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했지요. 역시 마성의 창만씨.
자꾸 끝나는 느낌이 들어서 요즘 유나의 거리 보고 나면 가슴이 싸하네요.
옥수수 까면서 귀로 흘려들으면서 낄낄 거릴 때가 좋았어요.
창만이...ㅜㅠ 창만이는 그런 자격지심 같은 거 없이 유나랑 행복하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 인생이란 게 그렇지 않은가봐요...
창만이는 아마도 다영이랑 결혼해서 그냥저냥 살 것 같아요...
어쩐지 서울의 달의 춘섭이랑 호순이 처럼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