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으로 1월 24일 이집트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인근 번화가인 탈라아트 하르브 광장에서 평화 시위 중이던 여성 한명이 경찰이 쏜 총에 사망하였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올라왔습니다.

이집트 상황은 여러가지로 복잡 다단한 양상을 띄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른바 이슬람 근본주의와 세속주의의 충돌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느쪽 하나도 편하게 옹호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집트 정세를 연표로 간단하게 한번 보실까요?


1953년     : 나세르 정권 출범 (친소련 아랍민족주의)
1970년     : 사다트 정권 출범 (친미 정책 전환)
1989년     : 무바라크 정권 출범 (친미 정책, 세속주의)
2011년     : 헌정사상 첫 자유선거로 무르시 정부 탄생 (이슬람 근본주의)
2013년     : 군부 쿠데타로 압델 파타 엘시시 집권 (무바라크 시대로 회귀?)


1953년 나세르 정권과 함께 이집트 공화정이 출범을 하였습니다. 나세르 정권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제국의 팔레스타인 탄압에 분노하여 친소 아랍민족주의를 지향합니다. 하지만 1970년 사다트 정권 출범으로 이집트는 친미로 돌아섭니다. 무바라크 정권에 이어서는 이집트 사상 세속주의가 최고조에 달하게 되지만 30년 이상의 장기 독재라는 오명을 쓰고 몰락하게 됩니다. 2011년 헌정사상 첫 자유선거로 무르시 정부가 탄생하지만 무르시 정부는 이슬람 근본주의로 회귀하게 됩니다. 이에 반발한 군부의 쿠데타로 다시 정권이 바뀌게 되고 무르시 세력과 군부 지지세력의 치열한 충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랍니다.   한쪽은 이슬람 근본주의고 또 다른 한쪽은 헌정을 파괴한 독재 옹호 세력이니 정말 답이 없습니다.


저는 2000년대 초반 이집트 카이로를 열흘 정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가 생각해 보면 세속주의가 최고조에 달했던 시점이 아니었나합니다.

처음 카이로에 도착했을 때 놀란 것은 거리에 십자가를 세운 건물도 간간이 보이고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도 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만난 정부 중견 간부는 여성이었는데 히잡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당신은 무슬림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자신도 무슬림이지만 유연한(Flexible) 무슬림이라고 하더군요. 물론 간간이 거리에서 부르카나 니캅 차림의 여성을 봤지만 그리 많지 않고 대부분의 여성들은 화사한 색상의 히잡에 블라우스 같은 평상복 차림이었습니다. 술집도 , 영화관도 있었어요. (사우디 같은 강성 이슬람 국가에서는 일체의 오락을 죄악시 하기 때문에 음악도, 영화도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거리 곳곳에 , 심지어는 공항에서 부터 무바라크의 사진이 걸려 있었고 정부에 대한 일체의 비판은 처벌의 대상이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열흘 밖에 다녀오지 못한 이집트였지만 정이 들었던 현지인도 있고 , 작금의 이집트 상황을 보니까 만감이 교차합니다.


그리고 아래 링크된 주소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정치학자의 블로그인데 이집트의 정세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신자이지만 근본주의에 치우치지 않고 비교적 균형감 있게 글을 썼기 때문에 추천합니다.


http://blog.naver.com/inyeop2/220228323008


끝으로 경찰 총탄에 희생된 시위 여성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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