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드 보통, 공정하지 않는 인터뷰

2015.01.25 20:24

Isolde 조회 수:3703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는 뛰어나군요.
하찮고 시시한 배설물이라는 점에서.

별시덥지 않는 잡지가 총기 사고로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선구자로 추앙받는 서구사회 분위기에 메슥거림을 참고 있었어요. 
그런데 유명 서구 작가가 국내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을 보고 인내심이 바닥이 났어요. 

"표현의 자유에 찬성하며 그 누구도 언론인에게 총을 겨누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정론적인 말을 듣고자 그의 인터뷰를 본 것이 아니군요. 
(사형 폐지국에서 온 게스트가 사형이 중단된 국가에서 인터뷰가 진행이 되었어요)

종교인의 입장에서 교황은 아래와 같이 말했죠. 
"만약 내 어머니를 욕했다면 그는 당연히 한 대 얻어맞을 것을 각오해야 한다."

알랭 드 보통의 위의 주장을 하위의 문장이 신선했어요. 
"풍자를 위해서 예의를 지키지 않고 무례해도 된다."

성기
성교

지겹도록 변주되는 클리셰의 향연들.
여기에 등장인물만 바뀌어서 나옵니다. 

페니스를 드러내고 성교하는 독재자.
항문 성교하는 성직자. 
배 후위 성교하는 정치가. 
그리고 모든 체위로 성교할 의지로 충만한 등장인물들. 

잡지의 작가군단은 풍자하는 것보다 성교하는 것에 더 흥미로워하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이 얼마나 성교에 관한 성적 강박관념이란 말이냐고 감탄할 수 없어요. 
성교와 성기는 혁명이라고 감동할 수 없어요. 

세계의 모든 정치적 위선에 맞서 싸우기 전에 선정적 자극이 목적이 아닌 것처럼 포장하는 잡지의 위선이 먼저인 것 같군요. 
솔직하게 포르노를 그리세요. 

알랭 드 보통은 "<샤를르 에브도>는 지혜롭지 않다"라고 돌려서 은유적으로 표현했어요. 

마지막으로 그가 말하지 않는 한 가지가 남았군요. 

해당 국가 프랑스에서 <샤를리 에브도>는 과거 유대인을 풍자했다는 이유로 작가를 해고했지요.
대통령을 풍자했다고 폐간되었어요. 

그들만의 톨레랑스. 
그들만의 표현의 자유.

프랑스는 산업화를 위해서 식민지 북아프리카 이민을 장려해서 노동력으로 이용하고 그 후 빈민가에 격리시켜 방치해놓고 이제는 경제 위기가 깊어지자 사회에서 완전히 배제해버리면 이슬람 이민자가 그들의 신을 찾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군요. 
미국이 흑인 노동인구를 강제로 데려와서 지금 인종 갈등으로 부메랑으로 고생하는 것처럼.
 
이번 작가의 인터뷰는 공정하지 않아요. 


P.S 부르카(히잡) 착용 논란은 이슬람 여성이 우파 민족주와 페미니즘의 양길에서 마주치는 갈등과 선택의 문제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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