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Why So Serious? 






6년 전, 암스테르담의 한 카페 앞에서 담배를 피고 있는 저에게 누군가가 묻습니다. "이봐, 왜 그렇게 심각해?" 

오래 전, 중학교 교실에 혼자 남아 책을 읽고 있는 저에게 담임 선생님도 묻던 질문입니다. "XX는 왜 항상 심각할까?"

7년 전, 라디오에서도 DJ는 저를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너무나 진지했던 사람" 

그리고 최근에도 처음 만난 지 얼마 안된 사람에게도 같은 말을 들었습니다. "참 진지하시네요. 매사에."


사실 사람들에게 제가 주는 첫 인상이 진지한 사람이라는 사실은 제법 오랫동안 한결같은 이미지였습니다. 

물론 그것은 제가 의도했던 결과는 아닙니다. 사실 저의 피 속에는 유머와 농담에 대한 욕심이 식욕만큼 흐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가까운 벗들은 제가 던지는 농담에 잘 웃지 않습니다. (불가피한 몸개그가 아닌 이상) 오랫동안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애초에 캐릭터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능청스럽게 농을 던지며 가벼운 무드를 유지하는 사람들이 한없이 부러웠습니다.


진지함이란 매사에 두는 무게감일지도 모릅니다. 말과 행동에 지나치게 의미와 무게를 두기 때문인지도 모르죠. 

사람에게는 누구나 진지한 순간이 있습니다. 단지 저는 그 순간이 남들보다 많거나 평소의 상태가 그런 MOOD를 유지하고 있는건지도 모르죠.

어쩌면 오랫동안 혼자 있는 일에 익숙한 저에게, 또는 책이나 음악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저에게, 가벼운 것은 몸무게 뿐인지도 모릅니다.


서두에 자의식 과잉 스럽게, '나는 진지한 사람입니다'를 언급하는 이유는 영화 <다크 나이트>를 통해 '진지함'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요즘 미시적인 문화가 추구하는 것으로 보이는 COOL 과 가벼움에 관해 생각하고 싶었죠. 아니, 그냥 자신에게 이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WHY SO SERIOUS?" 







(놀란의 베트맨 시리즈 스포가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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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항상 진지한 웨인 씨에게 그려주는 빨간 미소.




웨인은 참 진지한 인간입니다. 아무리 봐도 그가 진지할 수 밖에 없긴 하죠. 어린 시절에 부모를 잃고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려고 발버둥 치는 인물이

유쾌하고 가벼울 리 없습니다. 하지만 그는 아무리 봐도 참 진지한 사람입니다. 여기서 "웨인"을 떠올릴 때 (놀란의 베트맨 시리즈에 국한해서) 

그의 어떤 표정이 떠올리십니까? 가면을 벗고 있든지 그냥 쓰고 있든지 간에 진지한 얼굴로 뭔가를 생각하는 표정이 떠오르지 않습니까.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무언가에 '대결'하고 있는 그의 표정 말이죠. << 그는 무엇과 대결하고 있는 걸까요? >>


놀란의 베트맨 시리즈는 다른 히어로 무비와 다르지 않은 선험적인 기준으로 시작합니다.

그것은 "선과 악" "정오"이죠. 무엇이 옳다 라고 하는 신념. 그래야 자동차에 시동을 걸고 적을 무찌를 수 있지 않겠습니까?

<비긴즈>에서 적은 제법 분명합니다. 헝겊을 쓰고 다니면서 고담시에 독을 푸려는 미친놈, 더 올라가자면 웨인의 부모를 죽인 범인.





하지만 생각해봅시다. 당신이 FPS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1인칭으로 총을 들고 적을 쏘는 게임) 자, 전장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적을 쏘는 일만 남았습니다. 적의 이름도 배경도 모르고 그냥 적이니까 쏜다는 생각으로 하면 되는 게임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게임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나타난 적이 바로 '당신의 얼굴'을 하고 있다면? 적이 모두 아버지나 어머니나 연인으로

나타나 주인공과 대결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우리는 총을 쏠 수 있을까요? 그런 게임이 있을리가 없겠지만서도....이런 가정은 한가지 교훈을

가르쳐줍니다. 적을 무찌른다 라고 하는 단순한 액션이 가능하려면 적에 대한 무지를 기반으로 해야 합니다. 그냥 적이라고 인식만 되는 수준이요.

그래서 무참히 적을 해치우는 영화일 수록 적들은 단순한 법이고 똑같은 가면을 쓰고 등장합니다. 적을 죽이는 이유는 간단합니다.'존X 나쁘니까'





영화 <다크 나이트>에서는 이 선악의 딜레마를 건드립니다. 바로 조커. 내가 이기냐 너가 이기냐 라고 하는 선악이 분명한 게임판에 등장하는 이상한 카드.

조커는 이 영화의 악당이라기 보다는 브루스 웨인의 진지한 신념(비긴즈)과 방향성(적을 향해 돌진하는 주먹)을 건드는 존재입니다.

베트맨이 아무리 조커를 두둘겨 패도 화가 안 풀리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조커를 때릴수록 자해하는 기분이 들거든요...(??)


조커는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닙니다. 물론 '악행'을 계속 자행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떤 악행이라기 보다는 배트맨의 관심을 끄는 유희에 가까워 보입니다.

고담시를 구한다는 정치적 신념과 트라우마를 극복하고자 하는 개인적 신념을 지닌 웨인. 그리고 고담시를 지키겠다는 검사 하비 덴트 모두에게

계속 딜레마를 선사하는 역할일 뿐이죠. 그러니까 바이러스 같은 겁니다. 공격하는 대상 내부에 기생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더 강하게 드러내는.

결국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공격하게 만드는 바이러스. 그리고 바이러스는 항상 숙주의 약점에서 시작합니다.


결국 영화가 진행될수록 이 영화는 조커 무찌르기 라기 보다는 웨인의 거울보기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마치 FPS 게임을 열심히 하다가 적이 가면을 벗자 자기 자신의 모습이 등장하는 것처럼 말이죠. 



(저는 다음편 라이즈에서 선택한 베트맨의 결론이, '자폭'의 방식으로 진행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싸움을 끝내는 법은 자신을 무찌르는 거에요. 마치 영화 <인셉션> 코브의 갈등이 꿈 안에서 악당이 아니라 자신의 트라우마를 대면하는 것이었고, 등장하는 적은 결국 자신과 동일시하는"연인"이며 바로 자신을 죽여야 꿈에서 깨어나는 것과 베트맨의 진행이 닮아있다고 생각합니다. 웨인은 베트맨이라는 꿈 안에서 악당과 대치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자신과 대결하고 있을 뿐이었던거죠)



 

흥미로운 점은 조커 또한 (이것 도 농담일 수 있지만) 분명한 트라우마를 지닌 인간이고 웨인처럼 상처받은 존재 라는 겁니다. 

웨인이 베트맨 옷을 입을 때 드러나는 유일한 신체인 "입"에 조커는 깊은 상처가 있습니다. 항상 진지하게 오무리고 있는 입과

반대로 조커는 아주 큰 미소가 상처로 그려져 있죠. 영화 후반부 가서는 그냥 영화 스스로가 외칩니다. "넌 나와 너무 닮았어!" 


영화의 포스터는 대놓고 "베트맨의 얼굴"에 "빨간 미소"를  그리고 있습니다. 




베트맨의 유일한 속살. 입술. 한없이 무거운 말만 나오는 진지한 입.

빨간 립스틱으로 분장한 조커의 찢어진 입. 자신의 과거조차 장난처럼 계속 지어내고 미소짓는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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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제가 바로 <다크 나이트>입니다. 



사실 위와 같은 <다크 나이트>에 대한 저의 편협한 이해는 진부한 분석일지 모릅니다. 너무나 유명한 영화(벌써 오래된)에 유명한 주석과 평들이 쏟아졌기에, 읽으시면서 하품이 나오지 않았나요.? 게다가 그냥 할리우드 블럭버스터에 무슨 거창한 의미가 있는것도 아닌데 이렇게 대단한 해석을 하시냐고 할지 모릅니다. 재밋으려고 만든 영화에 억지스러운 분석을 하고 있다면서, 빨간 미소를 찍- 그으실지도  모르죠. "왤케 진지해? 그냥 재밋으려고 보는 건데." 


예. 그게 바로 제가 지지부진하게 <다크 나이트>에 대해 서술한 이유입니다. 사실 영화 자체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어요. "나는 이렇게 진지하다!!" 라고 보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냥 다크 나이트라는 영화를 대상으로 삼아서 진지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바로 다음과 같은 지점이 발생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웨인은 진지합니다. 조커는 유쾌합니다.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놀듯이 가볍고 쿨하게 살인을 하고 건물을 폭파시키죠. 그런데 웨인은 검은 망토를 휘날리며 온갖 개폼을 잡고 적과 싸우고 잔뜩 목소리를 깔면서 이야기를 합니다.(마치 제가 <다크 나이트>를 분석하는 모습과 닮아있습니다. 제가 듀게에 쓴 모든 글도 그렇습니다.) 웨인은 진지하게 대결하고 있지만, 조커는 그냥 유쾌하게 즐기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대면하던 취조실의 장면을 떠올려보시죠. 한쪽은 진지한데 조커는 비웃고 있습니다. 


항상 진지했던 제가 처했던 상황은 바로 영화 <다크 나이트>의 웨인이 처했던 상황과 닮아있습니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듣고 사람을 만나며 끊임없이 진지하게 의미를 묻고 자신과 닮아있는 사람을 찾으며 (하비덴트) 자신의 숨겨놓은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대결하고 있는 것이 저의 글 이고, 저의 베트맨 가면은 'HOPPER'일수도 있고 밖에서 갖는 직업일 수 있고 , 그냥 글쓰기에서 취하는 '저자'일수도  있습니다. 저는 남들이 만들어놓았거나(타인의 글) 아니면 스스로 만들어놓은 꿈 속으로(자신의 글) 들어가 그곳에서 수많은 '대상'-영화,사람,인물,사건,타인-과 아옹다옹하면서 전투를 벌이고 있지만, 끝내 발견하고 마는 것은 바로 그렇게 겨룬 모든 대상이 실은 '자기자신'의 모습입니다. 나와 맞서는 상대방은 악당이 아니라 그냥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드러내는 거울일 뿐이거죠. 


항상 '악'이라고 '적'이라고 간주했던 대상에게서 자기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자신이 만들어놓았던 가상의 '고담시'에서 벗어나 스스로가 곧 적이 되는 그 순간. 자신이 만들어놓은 가상공간의 꿈 안에서 깨어난 순간에 찾아오는 자기혐오감. <다크 나이트>의 마지막에서 바로 웨인이 달아나고자 했던 것은 바로 이 지점이었을 것이고 저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결국 글을 쓰면서(글의 소재와 갈등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발견하는 것일까요? 게다가 상대방은 조커처럼 웃고 있습니다.


제가 항상 진지한 이유는 결국 무엇을 하든 어디에 있든 바로 자기 내부에서 끊임없이 갈등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다크나이트>가 흥미로웠던 이유는 결국 앞뒤로 회전하는 동전이 끝내 떨어지지 않고 계속 회전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그 동전이야말로 다크나이트의 주제이고 베트맨의 얼굴이자 영화의 결론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3. "HEAT ENERGY SOURCE' 열 에너지원의 종류. 



소방관은 아니지만, 화재현상론에 대해 읽은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열에너지원.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불이 발생하는 여러 이유와 에너지를 분류하고  있는데 열이 발생하는공통적인 이유는 '마찰과 압축'입니다. 화학적이든 전기적이든 자연적이든 물리적이든 간에 '열이 난다'라고 하는 것은 '마찰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고 한쪽의 저항에 의해 불이 붙기 시작하죠. 즉 뜨겁다 라고 하는 것은 분명 '대결'하고 '순환'하고 부딪치는 에너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글쓰기든, 영화이든 간에 모든 글에는 나름의 열 에너지가 있습니다. 불이 발생하는 소재가 있고 갈등이 있고 거기에 저항하는 다른 힘이 있어서 열이 발생하죠. 저항감이 강할수록. 소재 내부의 순환이 강할수록 열은 크게 발생하기 마련이고 뜨거워지기 마련입니다. 


저에게 진지하다고 하는 것은 결국 대결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진지한 것이 얼마나 많은 열을 발생시키는지, 저는 제 신체로 증명합니다. 평소에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생각하고 떠올리는 저는 계속 과거의 일과 사건을 생각하며 대결하고 있고 그 과정에서 열을 발생시킵니다. "열불난다" 얼마나 정확한 표현인지.  


그러나 고백하자면 그 진지한 대결과 고민과 갈등은 모두 나의 내면 안에서 발생한 갈등에 불과하고 , 그 갈등에 개입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모두  '불장난'으로 보일 뿐입니다. 남의 집의 불장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저에게 '조커'같은 존재입니다. 그들은 불을 지르고 웃습니다. 그들은 선악과 같은 갈등과 충돌에 개입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점은 '열'과 반대로 COOL하다는 것은 충분히 그 주제 와 소재와 대상에 개입하지 않고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경우에만 가능한 온도이고 우리는 살아가는 일에 버거운 까닭인지 인터넷에서마저 진지한 대결을 하고 싶지 않은 까닭인지 몰라도 대부분 그런 불장난에 개입하지 않고 빨간 미소를 칠할 지도 모릅니다. 애초에 조커 카드는 게임 안에 등장하는 정당한 카드가 아니라 애초에 게임 밖에서 던져진 룰 파괴 카드니까요. 당신이 조커처럼 "유쾌한" 이유는 애초부터 이 불쇼에 충분히 동의하지 않거나 개입하지 않은 까닭이고 거기에는 에너지가 발생할리가 없죠.


쿨하다는 것은 결국 '열의 반대'가 아닌 열의 상태이고 열이 그만큼 발생하지 않는다는 말이며 에너지를 그곳에 소비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당신이 쿨하게 냉소하거나 비웃거나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이유? 그건 그냥 당신이 멋있기 때문이 아니라 거기에 몰입하며 쓸 에너지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러고 싶지 않거나. 저와 웨인이 계속 진지하다는 것. 그것은 그냥 마찰과 저항과 갈등의 원인이 내부에서 계속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적과 대치한 순간에만 진지해도 되는데 말이죠.







4. Why So Serious? 



요즘 인터넷을 보고 있으면 점점 COOL해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러니까 별로 저같이 진지한 사람이 끼어들 구석이 없어보인다는 말입니다. (이런 멘트가 얼마나 위험한 발언인지 알면서도 합니다.) 영화에 대한 진지하고 오래된 고민이나 생각, 시사뉴스에 대한 분석이나 대치보다는 그냥 TV 프로그램에 대한 간단한 인상평이나 정보성 글, 지식인 과 같은 뉴스와 질문만이 남았고 심심찮은 일상에 대한 토로나 얘기가 주를 이루죠. 모든 커뮤니티의 게시판이 이제 트위터의 타임라인과 페이스북의 지면처럼 보인다고 말하면 오바일까요? 거기에는 마찰이나 저항없이 한 번의 터치만으로 슥 하고 지나가는 손짓을 닮았습니다. 쓸데없는 열이 발생할 여지는 없다는거죠. 


저는 이것을 지금 비판하거나 나쁘다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그런 인터넷 속 풍경들이 '조커'같다고 느끼는 겁니다. 저는 베트맨 코스프레를 하면서 거울을 보고 그런 진지하고 무거운 옷을 입은 제 스스로가 우스꽝스럽다고 느끼거든요. 한 사람도 웃기지 못하는 에너지 낭비를 하고 있는 사람 말이죠.


제가 이 글에서 '제가 진지한 인간이며 웃기지 못한다'라고 얘기하며 서두를 쓴 이유는 그냥 저의 이런 똥폼잡는 자세가 스스로 웃기기 때문입니다. 저는 솔직히 <다크나이트>의 웨인이 너무 웃기거든요. 다른 마블 영화들에서는 은근한 유머와 쿨한 감각이 넘치는데, 유난히 웨인은 진지한 똥폼과 허세와 코스튬이 무거워 보이고 사람들은 조커처럼 나에게 다가와 이렇게 묻고 있는 듯 합니다. Why So Serious? 억지로 빨간 립스틱으로 제 얼굴에 미소를 그려주면서.... 


예전에 저의 글에 어떤 분이 "가벼운 마음에 글은 쓰고 싶고, 누가 가볍게 댓글 달면 부들부들" 이라고 댓글을 쓰신 적이 있습니다. 근데 사실 저는 왠만한 것에 부들부들 합니다.그 글에서 무언가 가볍게 썼다고 말했지만 저는 한번도 가볍게 생각하고 글을 써 본적이 없었고 열이 발생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것에 몰입했다는 거죠. 상대방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지만. 제가 진지하고 대단한 사유가 라고 자뻑하거나 으시대는 게 아니라 이제는 그런 제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묻고 있다는 겁니다. "Why So Serious? " 허수아비를 세워놓고 대결하고 있거나, 샌드백을 껴안고 땀을 흘리며 헛수고 를 하고 있다고. 


더 나아가 요즘은 7,8년을 넘게 도서관과 학교를 누비며 공부하고 고민하고 써왔던 시간이 그냥 헛수고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애초부터 무언가를 위해서도 고담시를 구하는 거창한 이유없이 그냥 순수하게 좋아서 했던 일들. 홀로  뜨거웠던 그 모든 진지함이 실은 그냥 내 자신과의 싸움에 불과했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정받기 위한 일을 분명히 하고 있을 때 저는 그냥 책을 보며 자위행위를 했던 겁니다. 이런 자조 섞인 비아냥 까지는 하는 모습을 보면, 저는 <다크나이트 라이즈>에서 부시시한 루저처럼 살고 있는 웨인의 모습에 동조를 느꼈습니다. 물론 마지막에 가서는 다시 뜨거워지고 모두의 영웅 베트맨이 되지만....


 


5.


이 글을 140자로 요약하고 싶습니다. 별 5개로 요약하거나 왓챠의 코멘트 200자 정도로 쓰면 딱 적당할텐데 또 별것도 아닌 거에 열을 냈습니다.




Why was I So Seri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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