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2.13 23:22
굴 파티The Oyster Lunch (Le Dejeuner d'Huitres), 장 프랑수아 드 트루아 Jean-François de Troy (1679-1752), 1735년, 캔버스에 오일oil on canvas. 부분도Detail.
'굴 파티'라는 제목의 이 그림은 루이 15세가 베르사이유 궁에 있는 작은 별궁의 연회장에 걸기 위해 주문한 것인데, 이 연회장은 특히 사냥에서 돌아오는 귀족들이 애용한 곳이었다. ( 방금 든 생각인데, 윗 부분도에서 노란색 옷을 입은 젊은 귀족이 바로 국왕 루이 15세 아닌가 싶군요^^;;...곁에 앉으신 신하분 폐하께 정말 정겹게 한 잔 따라 드리고 계신듯...)
나무로 만든 얼음통에 시원하게 담가둔 포도주 병도 있지만, 그림의 핵심은 거의 보이지도 않는, 방금 천장으로 솟아오른 조그만 병마개이다. (기둥 앞쪽에 간신히 보인다) - 포도주 병을 든 귀족 하나가 칼로 뚜껑을 따자 마개가 공중으로 솟아올랐네요.
당시 샴페인은 귀족들의 식탁에 등장한 새로운 음료로 당시 사람들에게 인기가 대단했다.
그림의 귀족들이 껍질을 마룻바닥에 버려가며 굴을 마음껏 먹고 있다. 궁인 하나는 무릎을 꿇고 앉아 의자에 앉은 젊은 귀족을 위해 능란한 솜씨로 굴을 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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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하는 여자들의 그림책> 중에서, 베아트리스 퐁타넬, 심영아 옮김
프랑스 루이 15세 시절의 궁정화가이자 대표적 풍속화가인 장 프랑소아 드 트루아의 '굴 파티'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이렇게까지 귀족들이 편하게 모여서 식사하는 광경의 모습은 처음 보았습니다. (사저도 아니고 궁정에서 말이죠) 허긴 지배계층도 사람들인데 뭐 언제나 힘주고 살 것까지는 없겠죠. 그래도 이 그림은 뭐랄까...진짜 격없이 서로 어울려서 즐겁게 놀고 있다는 흥겨움이 절로 느껴집니다. (사실 해물 중에서 굴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 그림의 먹방을 보니까 진짜 굴이 먹고 싶더군요ㅋㅋㅋ)
옆에서 시중드는 궁정의 궁인들도 아랫 사람들이라기 보다는 어디 레스토랑에서 손님들 접대하는 종업원 같은 편안한 분위기네요. 주변의 높으신 어른들 어려워 하지 않고 부담없이 구는 느낌? 여튼 보면 볼수록 재밌고 흥겨운 그림입니다.
2016.02.13 23:26
2016.02.14 00:24
2016.02.13 23:31
굴이 바위에 붙어있는데 알맹이 큰거는 못먹어봤어요.
2016.02.14 00:26
2016.02.14 00:29
2016.02.14 01:44
2016.02.14 01:48
정말 야식을 부르는 그림이죠ㅋ
2016.02.14 10:11
2016.02.14 10:49
2016.02.14 15:20
재밌는 그림이네요.
한 사람 한 사람 표정하며 눈빛, 포즈까지ᆢ원래의 큰 그림으로 보고 싶은 욕망(?)이 확!!ㅎㅎ 이렇게 자유분망한 느낌의 풍속화는 첨 보는 것 같습니다.
그릇과 쟁반ᆢ등장하는 여러가지 소품들도 눈길을 붙잡네요. 한 장의 그림에 담긴 박물과 풍속ᆢ그리고 문화인류사 차원에서도 예사롭지 않은 기록화 역할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예술은 심미성뿐 아니라 실용성, 기록(역사)성을 고루 갖추었을 때 가치가 높아진다'는 에른스트 피셔의 말을 떠오르게 합니다.
ps: 스파클링 와인(삼페인)을 저런 고색 우아한 도자기에도 담아서 마셨군요. 저렇게 마개가 발랄하게 튀어오르려면 탄산의 농도가 상당했을텐데ᆢ어떻게 마개를 봉합했을까도 궁금(품격을 차렸을테니 철사로 땡겨 조이지는 않았을 거 같고 ㅎㅎ)ᆢ공중에 뜬 병마개 말씀 안해주셨으면 뭐 땜에 시선들이 허공을 붙잡고 있지?ᆢ하릴로 무심결 화면 더듬으며 헤맸을 것 같아요.
ㅡ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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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게시판에도 이 그림 올렸는데, 좋은 댓글 달아주신 분이 계셔서 가져와 봤습니다:-)
굴따기가 그렇게 힘들다면서요. 제가 아는 생물학과 교수님이, 신입 박사 과정들이 들어오면 항상 어느 곳에 가서 굴을 따고 파티를 햇다고, 그런데 굴따는 건 박사과정 사람들 몫이 였엇다고 하신게 기억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