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0.23 15:14
어제 경복궁과 창덕궁에 다녀왔어요.
오전 10시 조금 넘어 경복궁에 도착해서 한글 해설 안내를 놓쳤는데 토요일이라 단체로 구경 오신 분들이 많고
그 분들을 위해 해설해 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슬며시 쫓아다니며 귀동냥으로 좀 들었어요. ^^
(오전 10시와 11시에 한글 해설 안내가 있는데 저는 11시에 경회루 관람이 예약돼 있어서 기다릴 수가 없었죠.)
경복궁에서는 근정전이 제일 재밌었어요. 근정전에 있는 동물 조각상들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즐거워져서 그 주변만 맴맴 돌았죠.
정치 토론하면서 마음이 사나워졌을 왕과 신하들이 이 동물들을 보면서 한 번 웃을 수 있도록 이렇게 유쾌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상상을 하면서... 국회의사당 같은 데 이런 동물 조각상이 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근정전에 있는 동물들을 몇 장 찍었는데 심심하시면 한번 맞혀보세요. 어떤 동물인지... ^^
(저는 1, 3, 5, 8번을 못 맞히겠더라고요. 1번은 둘 중 하난데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1번 2번 3번
4번 5번 6번
7번 8번
아래 사진에서 지붕 위에 있는 작은 동물들이 보이죠? 이 동물들의 개수에 따라 건물의 OO가 다르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듣고 보니 정말 그렇구나 싶어서 신기하더군요. OO에 뭐가 들어가는지 아시는 분? ^^
10시부터 1시까지 경복궁을 보고 1시 반부터 4시 반까지 창덕궁을 봤는데 경복궁 보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서
점심 먹을 시간도 없었어요. 창덕궁의 전각 해설 시간과 후원 관람 시간이 다 정해져 있어서 늦게 갈 수가 없었거든요.
창덕궁 다음에는 경인미술관에도 가야 했고... 점심 못 먹나 했는데 다행히 그 근처에 있는 효자동 초밥에서 도착 10분 전에
전화하면 포장해 준다더군요. 연어 초밥 하나 사가지고 길거리 벤치 으슥한 곳에 앉아 5분 만에 흡입했어요. ^^
(맛있었는데 워낙 급하게 먹어서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어쨌든 굶지 않아 다행이었죠.)
창덕궁에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했는데 경복궁보다는 좀 덜하더군요.
창덕궁 후원에서는 가을 기분이 나서 사진도 한 장 찍었어요. 아래는 창덕궁 후원의 부용지예요.
창덕궁 후원 입구에 단풍이 곱게 물들기 시작했네요. (이 아래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해서 윗부분만 찍었어요. ^^)
돈화문으로 나가는 길에 잘생긴 나무를 보고 마음이 동해서 한 장
저녁엔 경복궁 야간 관람을 하러 갔어요. 가기 전에 야간 관람표를 못 구해서 <궁중 야별참 - 궁중에서 즐기는 별식>
행사표를 인터넷으로 사서 갔었는데 (이건 소주방에서 야식을 먹는 행사라 야간 관람이 포함되어 있거든요.)
야간에도 한복 입으면 표 없어도 그냥 들어갈 수 있더라고요!!! (행사표 가진 사람은 줄 서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어서 좋았지만)
어제 고궁에서 예쁘게 한복을 갖춰 입은 분들을 많이 봤는데 우리 한복이 이렇게 근사한 옷이었나 하고 깜짝 놀랐어요.
다들 전통 한복이 아니라 반짝이는 천으로 아주 예쁘게 개량한 한복을 입었던데 무슨 드레스 못지 않게 아주 멋지더군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넘게 고궁을 돌아다니고 그 다음에 경인미술관에 들러 아는 분의 서예 전시를 보고 나니 다리가 아파서
야간 개장에는 사실 별로 돌아다닐 여력도 없었는데 소주방에 들어가 음식 먹고 국악 연주 들으니 이 행사표를 사서 오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서늘한 가을 저녁, 앞마당에서는 국악 연주를 하고 방 안에서는 별식을 먹고 다 먹은 후에는
방 앞의 작은 마루에 걸터 앉아 연주를 들으니 이렇게 탁 트인 한옥의 구조가 참 매력있구나 하는 생각도 절로 들고요.
연주는 아주 훌륭했다기보다는 가을 저녁에 듣는 피리 소리 자체가 그냥 심금을 울리더군요. (물어보니 소금과 대금이라네요.)
10월 말과 11월 초까지는 고궁에 단풍이 한창일 텐데 한복 곱게 빌려 입고 단풍 구경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아요. ^^
돌아오는 길에 천진포자에 들러 해물만두 포장해 왔어요. 저는 아무래도 고기만두를 잘못 포장해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아버지께서 맛있게 드시네요. ^^
처음엔 이번 나들이에서 맛있는 음식이나 실컷 먹고 올 계획이었는데 이런 저런 고궁 예약들이 계속 잡히면서 어디 앉아 뭘 먹을
시간이 없었어요. 저녁도 야별참으로 대신하게 되었고...
이번에 서울에 가 보니 봄 가을에는 한 번씩 고궁 나들이를 하는 것도 괜찮겠어요.
알려주신 좋은 음식점과 카페는 잘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 기회에 가 볼게요. 도와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
2016.10.23 18:45
2016.10.23 19:01
1. 소? (꼬리 모양이... 그리고 왠지 12간지 동물들일 것 같아서)
2. 말(발굽모양)
3. 개? 어쨌든 동글동글 귀엽군요 XD
4. 닭(이건 확실!)
5. 쥐(귀 모양)
6. 호랑이?
7. 원숭이
8. 저건 도대체 뭔지...=_=;; 해치? (12간지일 거라며!-ㅁ-!)
2016.10.23 19:24
1번은 소 아니면 양 같은데 저도 잘 모르겠어요. 2번은 말, 4번은 닭이 확실하죠.
6번은 고양이 같은데 호랑이래요. 7번은 원숭이가 확실하고 8번은 등쪽을 보면
또아리를 틀고 있어서 뱀이죠. (발 있는 뱀이라니 ^^)
3번이 쥐고 5번이 토끼라는데 3번이 쥐라는 데는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어도
5번이 토끼라는 데는 영... (토끼 귀가 이렇진 않잖아요. 저도 쥐 같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거라 확실하진 않아요.
동물들의 정확한 이름을 알고 계시는 분은 연락 바랍니다. ^^
조각상이 12지 동물들이고 개와 돼지 조각상은 없다는 얘기는 들었어요.
http://www.royalpalace.go.kr:8080/content/community/question/view.asp?seq=45&page=7&c1=&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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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 1번은 소가 맞는 것 같아요. (제가 소와 양을 헷갈려서 양 사진을 안 찍었나 봐요.)
제일 양처럼 나온 사진과 제일 토끼처럼 나온 사진을 인터넷에서 찾았어요.
(5번 토끼를 보고 조상님들 솜씨에 잠시 의심을 품었는데 옆모습을 보니 토끼 같아요. ^^)
9번
2016.10.23 20:54
2016.10.23 21:29
근정전 월대의 모서리에는 좀 이상하게 생긴 동물들도 있던데 얘(왼쪽 사진)가 해태(=해치)더군요.
입이 참 크고 이빨도 많네요. ^^ 해태는 옆모습은 알고 있었는데 앞모습으로 보니 못 알아봤어요.
해태제과 로고로 유명한 경복궁 해태상(오른쪽 사진)을 보고 나서 앞모습을 보니 눈, 코, 입이 닮았네요. ^^
2016.10.23 23:15
2016.10.24 00:31
밤이 깊었는데 과자 드시지 마시고 피리 연주 같이 들어요. ^^
고우석 - 염양춘
고우석 - 상령산
2016.10.23 21:03
아, 어제 배웠던 것 중에 하나가 또 생각이 나서 찾아보고 가져왔어요. ^^
http://royalpalaces.cha.go.kr/makeup/architecture.vm?mc=rp_03_03
궁궐에는 여러 건물이 있는데 크기와 격에 따라 ‘전, 당, 합, 각, 재, 헌, 루, 정’으로 구분한다.
‘전, 당, 합, 각, 재, 헌, 루, 정’은 품격이 높은 것에서 낮은 것으로 가는 순서이며
건물들의 신분과 위계 질서라고 할 수 있다.
1. 전(殿) -- 가장 격이 높고 규모도 큰, 여러 건물들 중 으뜸인 건물이다.
왕, 왕비 또는 상왕 대비, 왕대비등 궐 안의 웃어른이 사용하는 건물에 붙는다.
예) 근정전/강령전/교태전/자경전 등
2. 당(堂) -- 전(殿)에 비해 규모는 비슷하나 격은 한단계 낮은 건물이다.
전은 공식적 성격을 띈다면 당은 좀더 사적인 건물에 쓰이며 전에 딸린 부속건물이거나
부속공간의 중심건물을 부르는 말
예) 양화당/희정당/명륜당 등
3. 합(閤)/ 각(閣) -- 모두 그런 것은 아니나 전(殿)과 당(堂)의 부속건물 혹은 그것을 보위하는 건물이다.
예) 양정합/일신합/덕성합/규장각/동십자각/곤령합 등
4. 재(齋)/헌(軒) -- 왕실의 주요인물보다는 왕실가족이나 궁궐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건물
재(齋)는 주로 일상적 주거용으로, 헌(軒)은 공무적 기능을 가진 경우가 많다.
예)낙선재/집옥재/영춘헌/정관헌 등
5.누(樓) -- 원두막처럼 마루를 지면으로부터 높이 띄워 습기를 피하고 통풍이 원활하도록 만든 건물로
휴식과 유희를 주목적으로 하는 건물이다.
예)경회루, 광한루, 용무루 등
6. 정(亭) -- 흔히 정자이며, 휴식이나 연회공간으로 활용된다. 누(樓)와 사용의 목적은 비슷하나
정(亭)은 규모가 작고 개인적인데 비해 누(樓)는 건물이 크고 공공성을 가지며
사적인 행사보다는 공적인 행사를 위한 시설이다.
예)향원정/청의정/상양정 등
덤으로 건물의 주요 부분 명칭
2016.10.23 21:42
2016.10.23 21:59
한복을 입고 온 커플들이 많이 보였는데 참 다정해 보이고 분위기가 좋더군요.
(밤에 어슴푸레한 조명 아래서 나란히 다니는 걸 보면 더 정다워 보이고 그랬어요. ^^)
한복은 명절 때나 특별한 일이 있는 좋은 날에 입는 옷이라는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입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다같이 즐겁고 흥겹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쌀쌀한 가을 밤에 오랜만에 한복 입고 가시면 신혼 때 기분이 나실지도... ^^
2016.10.23 22:42
2016.10.23 23:57
닮았는지는 잘 모르겠고 밤도 깊었는데 피리 연주나 같이 듣죠. ^^
정재국 - 상령산
정재국 - 한
2016.10.25 00:58
요즘 피리 연주에 꽂혔어요. ^^
박범훈 - 시나위
박범훈 - 피리산조
국악 연주 들을 때 옆에 계시던 거기서 일하시는 분께 피리 이름을 물어보니 대금과 소금이라고 하셨는데
아무래도 하나는 잘못 알려주신 것 같아요. ^^ 찾아보니 대금과 소금은 둘 다 옆으로 부는 관악기더라고요.
제가 본 것 중 하나는 앞으로 부는 작고 가느다란 피리였거든요. 몇 개 찾아 들어보니 세피리 같아요.
퀴즈 문제가 너무 어려운가요?? ^^ 지붕 위의 동물들 개수는 그 건물의 규모를 나타낸대요.
지붕 안쪽의 돌 같은 큰 거를 빼고 세면 위 본문에 있는 지붕 위의 동물은 모두 7마리죠.
이건 상당히 큰 건물이고요. 3개나 5개가 있으면 좀 더 규모가 작은 거래요.
(듣고 나서 크기를 보니 정말 그렇더라고요. ^^) 동물들 이름은 밤에 알려드릴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