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30 17:25
[아뉴스 데이]
2차 세계 대전 직후 실화에 부분적으로 바탕을 둔 [아뉴스 데이]는 폴란드 어느 지방의 한 수녀원을 주 무대로 하고 있습니다. 수녀원 근방 도시에서 적십자 활동 중인 프랑스 의사 주인공 마틸드는 어느 날 그곳에서 온 한 젊은 수녀의 간청으로 그곳을 방문하게 되는데, 알고 보니 이 곳 수녀들은 러시아 군인들에게 몇 개월 전 집단 강간을 당했고 이 일로 인해 여러 명이 임신하게 되었습니다. 마틸드가 이들을 남몰래 도와주는 모습을 담담하게 묘사하면서 영화는 마틸드와 다른 중요 캐릭터들을 생각보다 입체적인 캐릭터들로 그려가는데, 결말은 좀 성급한 감이 있지만 이야기 자체로부터 나오는 감정적 호소력은 변함없습니다. (***)
P.S.
1. 본 영화에서 수녀원장을 연기한 아가타 쿠레샤를 보면 그녀의 전출연작인 폴란드 영화 [이다]가 절로 떠오르지 않을 수 없지요.
2. [Arrival]를 본 지 얼마 안 되어 막스 리히터의 “On the Nature of Daylight”를 사용한 또 다른 영화를 보게 되었군요.
[쇼콜라]
[쇼콜라]는 19세기 말-20세기 초 프랑스에서 상당히 인기를 끌었던 2인조 광대 푸티트와 쇼콜라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1898년, 거의 실직 상태에 놓인 광대 푸티트는 우연히 만나게 된 흑인 광대 쇼콜라와 함께 2인조 쇼를 시작하게 되는데, 여느 쇼 비즈니스 드라마 주인공들처럼 이들도 예상외의 성공을 거두면서 동시에 사이가 틀어지게 되지요. 영화엔 분명 인종차별 등의 좋은 이야기 소재들이 있긴 하지만, 영화는 이들을 꽤 식상하게 다루는 편인 가운데 이야기 자체도 작위적 면들 때문에 번번이 거슬립니다. 적어도 두 주연 배우들 오마 사이와 제임스 티에리는 죽이 잘 맞는 2인조이고, 이들 덕분에 영화 속 공연 장면들은 상당한 흥분과 긴장감이 있습니다. 영화가 이들 발목을 자주 붙잡지만 않았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결과물이 나왔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1/2)
[밤의 해변에서 혼자]
여느 홍상수 영화처럼 본 영화도 보는 사람 실실 쪼개게 하는 순간들이 있지만, 영화와 영화 밖 현실을 보는 동안 내내 같이 인식하게 되니 좀 찜찜합니다. 본 영화를 어떻게 여기든 간에 김민희의 연기가 정말 좋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고, 앞으로도 그녀는 계속 전진하겠지요. (***)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시리즈 최고점인 5편과 7편에 비해 한 두 단계 아래인 가운데 샬리즈 테론과 헬렌 미렌을 제대로 활용 못한 게 주요 단점이지만, 일단 시리즈 평균 수준까지는 도달하였습니다. 9편과 10편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재정비 및 재급유가 요구됩니다. (**1/2)
[댄서]
다큐멘터리 영화 [댄서]는 우크라이나 출신 발레 댄서 세르게이 폴루닌의 인생과 경력을 둘러다 봅니다. 어릴 때부터 출중한 재능을 보인 폴루닌은 그의 가족의 헌신적인 지원 아래 정상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그 결과 2010년에 영국 로열 발레 컴패니의 최연소 수석 무용수가 되었지만, 몇 년 안 되어 그는 그 자리를 박차고 떠났고 본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질 쯤에는 은퇴를 고려하기도 했습니다. 여러 다양한 영상 자료들을 통해 생생히 전달되는 폴루닌의 이야기는 익숙한 유형의 예술가 이야기이지만, 폴루닌은 정말 훌륭한 발레 댄서이고 다큐멘터리의 정점은 당연히 얼마 전 그를 인터넷 상에 유명하게 만든 뮤직 비디오입니다. 다큐멘터리가 인간 폴루닌에 대해 좀 더 깊숙이 들어가지 못한 게 아쉽지만, 재능에 집중하다보니 인생에 대해 그리 많이 생각해 보지 못한 본인의 이야기가 현재 진행형인 걸 고려하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지요. (***)
[콜로설]
지난 주 목요일 밤에 전주 시내 어느 상영관에서 혼자서 본 영화를 봤습니다. 감독 나초 비가론도의 전작들 [타임 크라임]과 [오픈 윈도우즈]처럼 규모가 작지만 쏠쏠한 장르적 재미를 안기는 수작이더군요. 단지 영화가 어떤 유형의 영화인지를 숙지하고 보셔야 겠지만요. (***)
[여자의 일생]
[아버지의 초상]의 감독인 스테판 브리제의 신작 [여자의 일생]은 모파상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입니다. 한마디로 남자 잘못만나 두고두고 고생하는 여주인공 이야기인데, 보다 보면 간간히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각색 결과물은 생각보다 생기 넘치는 가운데 주연 배우 주디스 쳄라의 좋은 연기도 여기에 한몫 합니다. 참고로, 개인적으로 상당히 감정 기복 심한 일을 최근 겪었기 때문에 영화 속 마지막 대사는 전보다 더 가깝게 다가옵니다. (***)
[더 파운더]
모 블로거 평
“As a story about the early business years of McDonald’s, “The Founder” is fascinating as observing how this famous fast food restaurant chain company was pushed up to a bigger success to come, but it is also cautionary at times as recognizing the bitter, ruthless side of what can be described as the aggressive takeover of an American dream. It is enjoyable to watch its ambitious hero going all the way to his enormous achievement, but we cannot help but feel uncomfortable about his cutthroat business tactics, and the ambivalent attitude of the movie to its hero and story further accentuates that impression.” (***)
2017.04.30 17:48
2017.04.30 19:54
2017.04.30 20:00
<여자의 일생> 마지막 대사가 뭔지 궁금해서 찾아볼까 말까 하다가 그냥 찾아봤는데 다행히 스포는 아니네요.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잘 해결되셨기를 바라며... 호기심 많은 독자는 괜히 그런 데 관심이... ^^)
2016년에 극영화 The Dancer도 만들어졌고 조성용 님이 리뷰하신 다큐멘터리 영화 Dancer도 만들어졌나 봐요.
유튜브에서 The Dancer 예고편을 찾아서 열심히 보는데 암만 봐도 주인공이 여자라 어떻게 남자가 됐지 하고
생각하다가 진실을 발견했어요. orz (한글 제목도 다큐멘터리 영화는 <더 댄서>가 아니라 <댄서>입니다!!!)
2017.04.30 23:28
오타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17.04.30 20:18
아뉴스 데이가 보고 싶네요. 리뷰 올려주셔서 고마워요. 원래 스릴러 좋아하지만 인간미가 느껴지는 작품이 보고 싶었거든요.
2017.04.30 20:33
파운더는 정말이지 쿼터파운더 치즈를 홍보하는 영화...는 아니고요ㅋㅋ
계속 레이가 강조하는 '끈기'와 '종교', '미국'의 민낯이 다 드러나서 정말 불편한 영화였어요. 특히 자꾸만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었던 마이클 키튼이 저런 당당한(?) 악당 역을 하는 것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더 그랬지요.
언제나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아뉴스 데이가 보고 싶네요2222
홍상수 영화를 본래도 그닥 챙겨보지는 않았지만,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특히 더 보기 망설여지더군요. 작품에 작가 본인이 투영되어도 방식이 위트가 있을땐 재밌었는데, 이 영화는 좀 어떨지..
'더 댄서'가 구미가 당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