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31 14:27
* 이 소식을 듣고 황당했습니다. 다른 나라도 아닌 한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PD가 경질되었다지만 그게 뭐 중요하겠습니까.
기미가요가 가지는 의미에 대한 썰은 풀지 않겠습니다.
다만 몇몇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느낀점은, 확실히 역사교육이 중요하다는 점 정도입니다.
배운다해도 암기해서 번호찍는 교육을 받는 한국에서, 특별히 관심을 가져 따로 공부하지 않는 이상 인식자체에 문제가 생기는건 나쁜의미에서 자연스러운 일이겠지요.
(뭐 1900년대 이후와 관련된 근현대사교육 대부분이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겠지만)
반일감정을 말그대로 감정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식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할겁니다.
* 지금도 가끔씩 회자되는 럭스-카우치 사건이 있습니다.
혹시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언급하자면 매우 평범한 음악순위프로그램 생방송에 출연한 어떤 출연자가 방송 중 성기를 노출한 사건입니다.
실수로 바지가 내려가서 사고가 일어난게 아니라 작정하고 알몸으로 방방 뛴 사건이죠. 케이블도 아닌 공중파에서요.
'내 귀에 도청장치'로 대표되는 여러 방송사고가 있지만 이건 정말이지 초유의 방송사고입니다.
당시의 영상의 카메라 움직임을 보면 정말 제작진이 느꼈을 황당함과 이어지는 멘붕이 전해질 정도입니다.
덕분에 프로그램은 폐지. 그냥 평범한 음악 순위프로그램이 출연자의 독단적인 돌발행동으로 폐지되었습니다.
* 사건자체가 유사하다는건 아닙니다.
다만 방송도 아닌 녹화방송, 그것도 현장의 옥의 티를 편집때까지 발견하지 못한 수준이 아닌, 방송에 쓰일 노래나 음악의 선곡에 '사고'나 '실수'가 있을 수 있냐는겁니다.
카우치 사건을 언급한 것은 이같은 맥락때문입니다.
생방송 중 출연진의 돌발행동으로 방송사고가 일어났다면, 내부징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둘째치고 일단 제작진을 동정했을겁니다.
결론적으로 "어쨌든 제작진이 방송의 모든 상황을 통제해야하고 책임을 져야한다"라고 얘기할 사람도 있겠지만, 제작진도 결국 사람인걸요.
허나 비정상회담은 생방송이 아닙니다.
방송 중 일어난 돌발상황뿐만 아니라 여타의 요소들까지 모두 편집 할 수 있습니다. 이게 실수일까요. 글쎄요. 고의가 아니라고 그것이 실수가 되진 않습니다.
역사관련 다큐도 아닌 일개 예능에서 기미가요가 나갔다는건 제작진이 기미가요의 의미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여러 나라에 대한 썰을 푸는 포멧의 프로그램에서 이런 기본적인 것에 무신경했다면 그건 기획의도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죠.
더군다나 여긴 한국입니다. 한-일관계는 두나라간의 특수한 역사를 고려한다면 오히려 더 신경쓰고 다듬어져야 할 소재죠. 그런데 그러지 않았죠.
조삼모사격으로 얼마 뒤 비슷한 포멧의 프로그램을 만들수도 있겠지만 "기미가요로 프로그램이 폐지되었다"라는 문장이 가지는 의미는 가볍지 않습니다.
사람은 동기가 있어야 어떤 방향으로건 움직입니다.
소란이 일어나고 아무일도 없으면 소란은 다시 일어납니다. 소란을 일으킨다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으니까요.
방송 제작자들이 한일관계, 더 나아가 일본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볼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4.10.31 14:37
2014.10.31 14:41
이미 1회에 기미가요를 내보냈고 그때 그걸 지적한 시청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또 이런 짓을 한건
분명 실수로 퉁칠 수 없는 부분이죠. 게다가 이 프로그램의 피디가 일전에 조혜련이 기미가요일을 해명할 수 있도록
판을 벌여줬던 사람이란걸 생각해 볼때 더욱요. 페북에 성의없는 사과 한마디 올리고 버티다 분위기가 심상찮고
무엇보다 돈줄인 광고가 떨어져 나가니 어쩔 수 없이 피디와 음악감독을 경질시켰지만 저 사람들이야 다른 프로그램
들어가면 끝 아닌가요. 동료들한테 쪽은 좀 팔리겠지만요. 시청률에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오른다면 비정상회담은
앞으로도 쭉 승승장구하겠죠. 패널들과 진행자들까지 다 정이 들었지만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2014.10.31 14:58
저도 처음에는 단순실수이겠거니 했었는데 알고보니 확신범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전에 기미가요로 논란이 되었던 연예인이 출연하여 그와 관련된 사과를 한 예능프로가 잇었는데 그 때 담당 피디가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피디였다고.... 그게 문제가 된다는걸 알고 저지른거 같아요.
마치 일베가 사회적 금기?를 범하여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같은 그런 병적인 집착이었는지 만용이었는지 뭐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아니면 그냥 흔해빠진 코스모폴리탄 강박일 수도 있구요.
2014.10.31 17:02
이게 처음이 아니라는데 멘붕. 피디가 전력이 있었다는데 또 멘붕. 이 피디 무슨생각으로 그런 짓을?
2014.10.31 18:53
전적으로 동의 합니다.
2014.10.31 23:08
폐지하는 게 맞다고 봐요. 한동안 안보다가 기미가요 소릴듣고 그 백치스러움이 경이롭기까지 해요.
게다가 아둔하고 뻔뻔하기까지.
친일파가 득세하는 세상이라 그런가 별꼴을 다봅니다.
2014.11.01 21:15
옳으신 말씀이요. 1회부터 기미가요 틀고 다시 17회에 기미가요를 틀었고 그에 대한 사과문의 내용까지도 무개념스러운거 보고 충격이었어요. 근데 여기서 또 하나 더 알게되는군요. 조혜련씨 관련 피디의 전적을요;;;
역사 의식과 정체성이 참으로 괴상한 사람입니다. "임정아"피디죠. 그 이름 잊지말고 두고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