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소식을 듣고 황당했습니다. 다른 나라도 아닌 한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PD가 경질되었다지만 그게 뭐 중요하겠습니까. 


기미가요가 가지는 의미에 대한 썰은 풀지 않겠습니다. 

다만 몇몇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느낀점은, 확실히 역사교육이 중요하다는 점 정도입니다. 

배운다해도 암기해서 번호찍는 교육을 받는 한국에서, 특별히 관심을 가져 따로 공부하지 않는 이상 인식자체에 문제가 생기는건 나쁜의미에서 자연스러운 일이겠지요.

(뭐 1900년대 이후와 관련된 근현대사교육 대부분이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겠지만)

반일감정을 말그대로 감정적인 문제에 불과하다 식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할겁니다.



* 지금도 가끔씩 회자되는 럭스-카우치 사건이 있습니다.

혹시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언급하자면 매우 평범한 음악순위프로그램 생방송에 출연한 어떤 출연자가 방송 중 성기를 노출한 사건입니다.

실수로 바지가 내려가서 사고가 일어난게 아니라 작정하고 알몸으로 방방 뛴 사건이죠. 케이블도 아닌 공중파에서요. 


'내 귀에 도청장치'로 대표되는 여러 방송사고가 있지만 이건 정말이지 초유의 방송사고입니다. 

시의 영상의 카메라 움직임을 보면 정말 제작진이 느꼈을 황당함과 이어지는 멘붕이 전해질 정도입니다.  

덕분에 프로그램은 폐지. 그냥 평범한 음악 순위프로그램이 출연자의 독단적인 돌발행동으로 폐지되었습니다. 



* 사건자체가 유사하다는건 아닙니다.

다만 방송도 아닌 녹화방송, 그것도 현장의 옥의 티를 편집때까지 발견하지 못한 수준이 아닌, 방송에 쓰일 노래나 음악의 선곡에 '사고'나 '실수'가 있을 수 있냐는겁니다.


카우치 사건을 언급한 것은 이같은 맥락때문입니다. 

생방송 중 출연진의 돌발행동으로 방송사고가 일어났다면, 내부징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둘째치고 일단 제작진을 동정했을겁니다. 

결론적으로 "어쨌든 제작진이 방송의 모든 상황을 통제해야하고 책임을 져야한다"라고 얘기할 사람도 있겠지만, 제작진도 결국 사람인걸요. 


허나 비정상회담은 생방송이 아닙니다. 

방송 중 일어난 돌발상황뿐만 아니라 여타의 요소들까지 모두 편집 할 수 있습니다. 이게 실수일까요. 글쎄요. 고의가 아니라고 그것이 실수가 되진 않습니다.


역사관련 다큐도 아닌 일개 예능에서 기미가요가 나갔다는건 제작진이 기미가요의 의미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여러 나라에 대한 썰을 푸는 포멧의 프로그램에서 이런 기본적인 것에 무신경했다면 그건 기획의도에서 벗어났다는 이야기죠. 

더군다나 여긴 한국입니다. 한-일관계는 두나라간의 특수한 역사를 고려한다면 오히려 더 신경쓰고 다듬어져야 할 소재죠. 그런데 그러지 않았죠.


조삼모사격으로 얼마 뒤 비슷한 포멧의 프로그램을 만들수도 있겠지만 "기미가요로 프로그램이 폐지되었다"라는 문장이 가지는 의미는 가볍지 않습니다. 


사람은 동기가 있어야 어떤 방향으로건 움직입니다. 

소란이 일어나고 아무일도 없으면 소란은 다시 일어납니다. 소란을 일으킨다해도 불이익을 받지 않으니까요.

방송 제작자들이 한일관계, 더 나아가 일본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 볼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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