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1.kr/articles/?2356605



갑작스레 별세하신 김수행 선생님께서 2008년초 서울대학교 교수직을 정년퇴임을 즈음해 사회경제평론에 기고한 회고록인 '나의 삶, 나의 학문' 맨마지막에 언급한 말다. 그분의 말처럼 '소금'으로 살다가 가셨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자타가 공인하는 고인의 가장 큰 업적은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 완역과 그 해설이다. 말 그대로 고인은 좌파 경제학 원론의 있는 그대로 보여준 분이다.

"1987년 1월 한신대학을 그만두게 되어 시간이 많았으므로 번역작업에 전념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1989년 2월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임명되자마자 3월에 자본론 I(상)(하) 를 발간하고 5월에 II권을 그리고 1990년 2월에 III(상)(하)를 발간한 것이다. 사실상 그 당시 아직도 자본론이 금서목록에서 해제되지 않았지만 서울대학교 교수가 “잡아가려면 잡아가라!”고 번역・출판해 버리니까 경찰과 검찰도 어찌할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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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미국에 계신 아들 만나러가셨다가 31일 심장마비로 별세하셨다고 하네요. 향년 73세.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학로 벙커에서 강의하시면서 왕성하게 활동하셨는데 안타깝습니다. 


우리나라 인문사회학도 중 상당수가 이분의 책을 들고 스스로와 치열하게 싸우다 장렬하게 전사했던 경험이 있으시겠지요. 


방학마다 나름 원대한 포부를 안고 책을 들고 앉았으나 제 1장 이상 진도를 넘어가본 적이... ㅠㅠ


학자의 양심을 지키기 어려운 시대에 꿋꿋이 소임을 다하며 후학들을 키워내어 사회의 재목이 될 수있도록 키워내신 스승이십니다. 


노태우때 국군보안사령부의 민간인사찰을 당하기도 하셨지요. 


요즘 돌아가는 꼬락서니보면 엄혹한 시대에 학자가 소신을 지킨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더욱 절감합니다.


서울대가 삼류쓰레기로 전락하지 않을 수 있고 그나마 대학다운 품격을 지킬 수 있었던 것도 김수행선생님 덕이 크지요. 


장례식이 미국에서 있나봅니다. 서울이면 가서 꽃이라도 한 송이 바치고 싶은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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