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8.31 10:42
타인이 내게 '자기 맘대로 가공해서 주는 사랑'은 그를 이해해서 고맙게 받으려하고
내가 타인에게 주는 사랑은 '그가 원하는 방식'을 고민해서 주려하고
그러다보니 너무 힘듭니다.
'남에게 상처를 주느니 내가 상처를 받는게 훨씬 낫다' 라고 생각한다면 제가 자존감이 낮은건가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건가요
다행히 저에게 그런 상처를 주는 사람은 아직 못만났어요. 풀타임으로 상사밑에서 일하지 않아서일까요
자꾸 상처를 주고 받다보면 굳은살이 발뒤꿈치처럼 두껍게 내려앉아서 남의 상처나 내 상처도 잘 못 느끼게 되어서 심적으로 평온해질까요
주치의는 제가 너무 예민하다고 약을 처방해줘서 먹는 중입니다. 별로 맘에 들진 않지만 종교를 갖는 심정으로 먹는 중입니다.
제 집안에 판사니 의사니 교수니 많은데 다들 제대로된 인간 존중을 못받고 혹은 못보고 자랐습니다.
혹은 자신의 상황이 남의 상처 들여다보고 반창고 붙여줄 여유가 안되겠지요.
사촌 조카가 중학교를 중퇴하고 몇년동안 집에 틀어박혀서 엄마랑 싸우다가 이제 눈꼽만큼씩 집밖에 나온다는 얘기듣고
그 애의 모습이 과거의 저랑 너무나 닮아서 울었습니다.
그 아이 엄마는 제게 '너는 그래도 대학교때 그랬고 학교를 그만두지도 않았잖니 그러니 네가 훨씬 낫다' 그러길래
'아니요. 우리는 너무나 똑같아요. 제가 더 나은게 아니라고요'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하는데 그걸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중이예요. 정신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죠.
동거인 출장으로 친정엄마가 와계시는데 술을 보면 경기를 일으키시는지라 애들 엄마 다 재우고 혼자 술 한잔 했어요.
아침에 일어나니 속이 쓰립니다.
2015.08.31 10:48
2015.08.31 10:53
됀통 당하리
2015.08.31 11:06
아, 이것도 무슨 농담이나.. 유행어 일것 같은데.. 둘다 아니라면 맥락이 이해가 안되는 댓글이군요. 제가 뭔가 잘못이라도??
2015.08.31 11:13
소가 소통이면 돼지면 돼통인가 하다가 말장난으로 됀통 당해봐라....농담이었습니다. 원글쓴 분이 좀 웃으시라고
2015.08.31 20:59
^^;;;;;;
이거 웃을 수도 안웃을 수도 없는 상황이네요. 어떻게 처신해야할지... 저에 대한 배려는 고맙게 받겠습니다. 같이 쓴웃음이든 단웃음이든 지어봐요
2015.08.31 20:58
초대 감사합니다. ^^ 장소만 가깝다면 정말 참석하고 싶네요. 술은 좋은겁니다. 동적평형이라니.. 화학과를 나온 제 취향에 딱입니다. ㅎㅎ
제 부친이 모친을 때리는 대신 저를 때렸다면 어땠을까 상상해보게 되네요. 저도 일탈을 감행할 만한 배짱이 없으니 방학때만 숨어있던 거지요. ^^;
맛있는 쇠고기 좋습니다.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 궁금해지네요. ^^
2015.08.31 15:44
한참이 지난 거 같은데 별 댓글이 달리지 않아서 뜬금없는 이야기 좀 할까합니다. 행여 도움이 되시려나 싶어서요. 제가 불자라서 이렇게 밖에 말씀 못드리는 거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법계(이치의 세상이 아닌 실제 세상을 불교에서 이르는 말)에서 최고의 행위는 소위 "응무소주 이생기심"입니다. 이건 금강경의 2기둥 중 하나인데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 혹은 "원하는 바 없이 마음을 내라"로도 이해됩니다. 머물지도 않고 원하는 것도 없이 어떻게 마음을 내지? 이건 제가 알기론 모든 종교의 궁극적 실천적 윤리입니다. 대개의 인간은 마음을 내는 바탕에 어떤 원함이 있고 또 마음을 내어 움직이는 과정 중에는 흔히 머물거나 집착하기 때문에 좋던 일들도 고로 귀결되기 십상입니다.
저는 작은 개인의 개별적 고통도 그 뿌리를 찾아가면 결국은 거대한 삶의 이치와 세상의 실상에 맞닥뜨리게 된다고 믿습니다. 지금 현재론 소통이 곧 고통이지만 정진한다면 그 고통 자체가 소통이 됩니다. 한 사람의 울음이 온세상을 울게 하기도 했던 것이 제가 본 바 이기도 합니다.
쓰잘데기 없는 글이 도움이 안된다는 걸 알지만 제가 드릴 수 있는 말은 이게 최선일 겁니다. 건승하십시오.
2015.08.31 21:12
감사합니다. 공부를 안해봐서 완전 이해는 못하겠지만 대략 느낌은 알겠습니다. 건승하겠습니다.
술 한잔 하실때는 좋은 안주와 말상대가 필요합니다. 안그러면 속이 쓰려요. 독서를 빙자한 음주모임 동적평형으로 초대... 아.. 아닙니다. -_-;;
덕분에 저의 어린시절을 돌이켜보니.. 딱히 떠오르는 일탈의 기억이 없네요. 조금이라도 삐뚤어지려는 기미가 보이면 무지막지한 몽둥이질을 해주신 고마운 부친 덕분인것 같기도 하고 일탈을 감행할만한 배짱이 없는 소인배라 그런것 같기도 하고.
소통이라는 제목을 보고.. 최근에 알게된 어떤 회사 이름이랑 같네..하면서 클릭을 했어요. (맛있는)소로 통한다고 소통이라고 지었다더군요. 천재인지.. 천하의 단순한 인간인지 파악이 안되는 사람이 대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