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일 처음 본 버스터 키튼의 영화는 The General(1926)이었어요. 


이 영화를 참 재밌게 봐서 버스터 키튼 전집(?) DVD 10개를 도서관에서 빌려 일주일 내내 봤죠. 


그 DVD들에는 Our Hospitality, Sherlock, Jr., Steamboat Bill, Jr. 같은 장편들도 있었지만 


단편들이 상당히 많았어요.  


그 중 제가 제일 재미있게 봤던 단편영화는 One Week(1920)였고요. 


이 영화엔 워낙 독창적이고 재밌는 장면들이 많아서 저에겐 압도적인 1위예요. 



(전체화면 보기가 안 될 경우 하단의 YouTube를 눌러 유튜브로 가신 후 전체화면 보기를 하시면 돼요.)



그 다음은 Cops(1922)인데 이 영화는 후반 6분 정도가 참 재밌었어요. 


사다리 장면을 참 좋아해요. 이런 장면을 보면 버스터 키튼은 물리학자 같아요. 





The Goat(1921)에서 엘리베이터 장면은 사람들이 논리적 추론에서 어떤 오류를 


범하는지 보여주는 것 같아요. 이런 걸 보면 버스터 키튼은 논리학자 같기도 해요. ^^ 





The Boat(1921)도 참 재밌어서 기억나고요. 주인공은 바다 위에 떠 있는 배 안에서도 


마치 집 안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다 위기에 처하죠. 이 영화를 보면 버스터 키튼은 심리학자 같기도 해요. ^^





Seven Chances(1925)도 재미있었어요. 이건 거의 한 시간이라 단편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요. 


버스터 키튼 영화 속 주인공의 최대 목표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죠. 


이 작고 소심한 남자는 언제나 어이없게 고난에 처하고, 엉뚱하고 어처구니없는 방식으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지만 


그런 방식이 실패하거나 더 큰 고난을 불러와도 뭐 대단히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고 그저 또 다른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해결해 보려고 끊임없이 분주해요. 그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으면 솜사탕처럼 흐물흐물 


달콤한 모습이 되고, 사랑하는 사람의 다정한 키스 한 번이면 이제까지 겪었던 온갖 고생들이 눈 녹듯이 사라지죠. 


제가 영화 속으로 들어가서 남자 캐릭터 딱 한 명을 선택해 거기 머물 수 있다면 아무 망설임 없이 버스터 키튼을 택하겠어요. 


이보다 더 사랑스러운 남자를 본 적이 없거든요. 이런 사람이 존재하는 세상은 참 아름다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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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웃기는 영화를 보고 싶을 때 별로 부담 없는 버스터 키튼 단편영화를 찾아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작권이 만료가 돼서 대부분 유튜브에 올라와 있어요.   


혹시 여러분이 좋아하시는 버스터 키튼 단편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도서관에 DVD 반납 늦게 하면 연체료가 엄청나서 거의 벼락치기하듯 보느라 나중엔 졸면서 보기도 했거든요. 


추천해 주시면 다시 한 번 찾아보려고요. 


얼마 남지 않은 주말 즐겁게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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