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01 12:58
저야 뭐 경제 분야는 기초 상식도 미천하고, 사회 생활 커리어도 적고, 식견도 부족합니다만
그냥 하나의 국민, 하나의 소비자 입장에서 느껴지는 점입니다.
싸고 좋은 건 없다는 전제 하에, 예전에는 사회적으로 약간 비용을 더 주더라도 좋은 것을 추구하는 분위기가 그래도 좀 있었거든요.
사람들이 그것을 원하고 또 찾았으니까요.
요즘은 무조건적으로 싼 것만 추구하는 느낌이 들어요.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하니까 그래서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은 합니다.
한 오년 전쯤에는 그때도 어려웠지만 그래도 학생들 상대로 하는 건 좀 된다고들 했었죠.
그래도 대학가 경기는 살아 있다고들 했고요. 지금은 그것도 없어진 것 같습니다.
천원이면 노가리 안주를 준다고 하는 노가리집, 감자튀김 삼천원짜리에 맥주를 마시라고 하는 스몰비어의 범람은
서민들의 가벼워진 주머니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습이지요.
로드샵 화장품 브랜드의 급성장도 있습니다. 뭐 이제는 한류 바람을 탄 대외 수출도 한몫 하는 것은 압니다만
또 어떻게든 싸게 사라는 각종 소셜 인터넷 쇼핑몰의 최저가 경쟁
기왕이면 싸게 사면 좋지요. 저도 노가리집, 로드샵 화장품, 소셜 쇼핑 전부 다 애용합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거리를 다니다보면 새로 생기는 가게 열이면 아홉이 저렴함을 컨셉으로 내세우고 있더라고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보게 되는 각종 광고들은 더 심하고요.
중산층 소비의 상징이던 백화점조차도 더 좋은 서비스로 모시겠습니다가 아니라, 더욱 알뜰한 쇼핑을 하시라고 하는 세상이니 말 다 했죠 뭐
아, 이래서 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싼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싼 게 장땡이 아닐텐데.
보다 나은 것을 추구하는 건 이제 요원해진 걸까요.
단순히 소비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그만큼 사람들의 마음이 가난해지고 있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채워지지 못한 것들을 지탱하기 위해
소위 추억팔이에 바쁜 각종 문화 컨텐츠, CJ의 국뽕 광고 같은 것이 한 축이 되고 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뭐 이쪽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니 말을 아끼고 언급 정도로 그치겠습니다.
제가 성인 된 뒤로 총 네 분의 대통령을 경험했고, 세 번의 대선을 치렀죠.
두번째 분까지는 그래도 세상이 좀 더 나아지기를 바랄 수 있었는데
어느 순간 이렇게 되었네요. 예전으로만 돌아가도 소원이 없겠다는 것으로
이게 단순히 나이 들어 보수화 되어간다는 뜻이면 저 자신을 위해서나, 모두를 위해서도 참으로 좋겠지만
2015.12.01 13:08
2015.12.01 13:27
최저임금에 근접한 일터만 자꾸 늘어나서 그래요. 제대로 된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 숫자가 늘어나지를 안잖아요. 기업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신입을 받아서 1,2년 가르쳐서야 일이 가능한 직종 자체를 없애거나 대폭 줄이기 위해 엄청 노력하는 게 사람 구하기 까다로운 것 보다는 운영하기가 쉬우니까요. 백화점, 마트 판매원. 각종 프랜차이즈 근무원. 편의점 종사원. 제조업도 숙련된 기능이 필요한 부분은 전부 자동화, 더 좋아질 일이 없습니다.
얼마 안가서 판사 1인당 사건 처리 건수가 10배로 늘어난답니다. 자료 찾아 보는 건 말단 직원이 커뮤퓨터에 몇 글자 입력하면 끝나고, 판결 예시가 줄줄이 출력 되는 세상이 온다하잖아요.
2015.12.01 14:18
전 좀 다르게 느꼈는데, 한 쪽으론 엄청... 은 아니고 조금 싸고 양 많음을 내세우는 가게들이 늘어나는 상황에 다른 한 쪽으론 고급화 컨셉의 식당도 동시에 다양해지고 있구나... 라고 요즘 생각하는 중이었거든요. 확실히 경제는 어려워지고 다들 먹고 살기 힘든 가운데 부자들은 굳건하고. 간단히 말해 양극화가 정말로 심해지고 그게 이렇게 나타나는구나 싶었습니다.
2015.12.01 14:35
공감합니다. 양극화가 엄청나죠. 우리나라의 벤츠 S클래스 판매량이 무려 세계 3위랍니다. 마이바흐는 2위고요. 미국, 일본보다 인구도 적고 소득도 낮은데.
2015.12.01 14:28
초등교사 봉급이 수업시간당 1만원정도 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지금도 거기에서 별로 차이나지 않을 거라 보지만 당시 최저임금도 지금과 별반 차이가 없었죠. 하지만 그때는 교사 봉급이 좀 더 오르고 처우가 더욱 개선될 거라는 희망이 있었고, 그에 따라 최저임금도 교사 시급의 70%까지는 오를 거라는 희망이 있었고,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최저임금이지 그걸 한계선으로 주는 것을 당연시 하면 악덕 업주라는 생각이 있어서 업주는 최저임금만 준다는 소리를 못하던 분위기 이기도 했고요. 지금은 최저임금만 지켜줘도 괜찮은 업주 아니냐는 희한한 소리를 합니다.
2015.12.01 15:59
저도 이게 더 잘살게 된건지 더 못살게 된건지 아리송해요.
싸구려판도 못끼는 사람들이 그래도 더 많을테고 나라의 변질은 순식간이죠.